그림없는 미술관이 들려주는 이야기
제목 : 그림없는 미술관이 들려주는 이야기
부제 : 프라도미술관 여행
저자 : Namu(서영석)
책을 쓰게 된 동기
아내와 스페인 마드리드에 거주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프라도미술관과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을 방문한 일이었다. 물론 나는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일이었고, 아이들 역시 엄마와 함께 그림에 대한 관심이 있던터라 따라나서기 시작했고, 어느날 아내가 문득 던진 말이 내가 그림을 나누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림을 볼 때, 무슨 생각이 제일 먼저 들어?”라고 물었을 때, “글쎄!! 화가가 왜 이 그림을 이렇게 그렸을까?”하고 답을 했다.
그 뒤에 미술관에 들려 3시간 이상을 한 작품 앞에 멍하니 서서 ‘화가는 왜 이 그림을 그렸을까? 많은 사람이 이 그림을 볼 때 분명 뭔가를 느끼라고 한 것은 같은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 두 딸에게 이 그림을 미술전공자인 엄마가 설명하기보다는 아빠가 느끼면서 체득되어진 것을 나누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아내의 제안에 하나 둘 책을 보기 시작하고 오후에 비어 있는 시간을 통해 미술관에서의 휴식을 누리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그림은 서서히 말을 하기 시작하고, 화가가 숨겨놓은 구석 구석의 돌들과 모양 그리고 풀들과 꽃 등 다양한 형태의 등장 소품에 관심도 가지게 되고 그 의미들은 무엇을까? 찾아가는 중에 아무래도 중세의 그림은 종교학적인 접근이었기에 나에게는 조금 친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의미들을 느끼고 보이는 부분을 고민해보고 아내와 함께 토론을 하는 중에 어느덧 프라도미술관과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작품들의 의미들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원화의 감동, 거장의 붓터치]를 통해 뛰는 감동을 나누고 싶어서 작품해설 가이드로 활동을 하다가 투어라이브라는 오디오플랫폼 여행사에 프라도미술관과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오디오 설명을 녹음해서 활동중이고, 한국으로 귀국 후 많은 분들에게 좀 더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스페인에서 하던 유튜브의 미술관 작품 해설을 현장에서 들려주는 일에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어느덧 아이들도 그림을 볼 때 스스로 보는 법을 얻게 되었고, 아내가 ‘기다리면 스스로 그 의미를 깨달을거야! 색채미학이나 미술사를 가르치고 구도와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지만 기다리면 스스로 알게 될 것이고 질문을 하면 그때 가르쳐주면 자기의 것이 되니 느려도 조금만 기다리자!’라는 그 말이 결국 현실이 되었고 어느날 큰 아이가 학교 갔다가 와서 하는 말이 “아빠! 오늘 제가 프라도 미술관 작품을 선생님과 반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었어요. 선생님께 ‘우리 아빠가 여기 작품 해설사에요’하니까 저보고 해보라고 해서 아빠가 알려준 것을 그리고 느낀 것을 그대로 이야기했는데, 선생님께서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주셨고 친구들도 너무 좋아했어요. 다음에 또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에 가면 하기로 했어요”하며 환하게 미소 짓는 딸의 모습이 지금도 그려진다. 그 옆에서 또 웃으며 함께 언니를 닮아가는 작은 아이의 그림에 대한 바라보는 시선은 정말 귀하고 너무 고맙기까지 하다.
언니랑 둘이 꼭 프라도미술관에 가면 멈춰 서는 곳이 있다. 코레지오가 그린 ‘놀리 메 땅헤레(나를 만지지 마라)’는 제목의 새벽 미명에 부활하신 예수가 마리아에게 아직 나를 만지지 마라는 장면인데... 큰 딸이 이 그림을 동생에게 설명하면서 ‘나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울렁거림이 있어. 그리고 제일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멈춰 선다.’라고 할 때 동생은 언니를 한없이 바라보며 자신도 그런 언니의 그림 세계 속에 동화되려 한없이 바라보는 두 아이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너무나 마음 깊은 곳에서 행복함이 밀려나온다.
그래서 나뿐 아니라, 기다림으로 온 가족이 미술의 세계에 빠지도록 이끈 아내의 힘처럼 나도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그림을 지식으로 이해하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그 순수한 모습 그대로를, 화가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기다리면 반드시 그림은 말을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