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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iro Jun 07. 2022

루벤스 손에서 태어나는 섬세한 곡선의 감각

비너스와 큐피드

26.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Venus y Cupido. 비너스와 큐피드. 1606~1611]

 

    이 그림의 전형적인 패턴은 티치아노에게서 보이는 모습과 동일하다. 사실 루벤스의 그림들은 스페인에 외교관으로 와 있을 때 만났던 티치아노의 작품을 모작하며 그 스타일과 채색의 방식을 경험했다. 프라도 미술관 1층에 나란히 걸려 있는 “아담과 이브”는 르네상스와 바로크를 구분하며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프라도에서 웃어요”에 이 구분점을 명확하게 미술사적이 아닌 생활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 놓았다.


    지금 바라보는 이 그림 외에도 반대의 각도에서 거울을 바라보는 비너스의 뒤모습을 그린 루벤스의 그림도 있다. 물론 지금 보는 그림과 다른 루벤스의 그림에서 조금 다른 각도의 누워서 거울을 보는 비너스가 벨라스케스에 의해 그려지는데, 루벤스는 둥글고 이상적인 모양으로 비너스가 그려진 반면 벨라스케스는 날씬한 모습으로 그림을 그려 상반된 화풍을 보여주었다.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1914년 메리 리처드슨에 의해 영국에 있던 벨라스케스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가 칼에 의해 엄청난 손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복원은 되었지만 여전히 어깨와 왼쪽 상단에는 칼의 흔적이 남아 있다.


    영국의 시인 스윈번은 비너스에 대해 “차갑고 은밀한 눈꺼풀은 보석과도 같고, 붉은 입술은 독을 머금은 꽃과도 같다.”라고 했다. 하지만 루벤스의 이 그림에서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물의 섬세함과 달리 뒤 배경은 투박하다는 점이다. 카라바조의 모든 화풍을 사모하던 루벤스의 마음이 담긴 화풍이다. 이러한 구도적 시도는 비너스가 깔고 앉아 있는 붉은 천을 통해 비너스의 몸을 더욱 두드러지게 해 주는 역할에는 성공했지만, 그림 전체적으로는 구도감과 균형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부분으로 남아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인체를 감각적이고 관능적으로 표현을 하고 밝게 타오르는 듯한 색채와 웅장한 구도가 어울려 균형을 이루는 모습보다는 비너스의 마음 그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오른쪽의 어린 아기 모습으로 남아 있는 큐피드의 몸매는 성인의 몸 골격이다. 어색함 그 자체로 남지만, 가장 중요한 루벤스 작품의 특징은 다른 것이 아니다. 바로 인체의 살아있는 역동미 그 자체가 루벤스 작품이 인기를 얻는 이유이다.


    루벤스의 많은 작품 속 등장 인물은 “사랑의 정원”에서 표현되어 있듯이 53살에 결혼한 두번째 부인 16살 헬레나 푸르망의 몸매와 얼굴이 그의 작품의 흐름 속에 항상 등장을 한다.


    재미난 것은 루벤스는 그림을 그릴 때 완성도 높은 그림을 어떻게 하면 그릴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그림을 주문하는 이들에게 만족감을 주면서 쉽게 그리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그들의 자랑거리가 되도록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빠르게 이해를 했고 그것을 완벽하게 화폭에 담아낼 줄 아는 화가가 바로 루벤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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