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가 왜 이겨

04 건강하기만 하면 되는데

by 무비

운동장에 여섯 명씩 네 줄로 늘어선 아이들이 부모들의 시선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봄방학을 마치고 나면 3학년으로 올라가는 아이들 전체를 네 개의 팀으로 나누었다.


빠른 아이들이 모인 퓨마즈

돌파력이 무기인 켄켄과 아키토의 킨토팀

유치원 때부터 함께한 네 명이 있는 베르팀

한 걸음씩 늦지만 열심인 반짝이는 수박팀


이게 뭐라고 슛돌이 찍는 것처럼 흥분한다.

우린 건강하기만 하면 되는데.


이 팀 구성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승부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답정너.

결승전은 퓨마즈와 베르라는 얘기가 수근거렸다.

소풍 온 것처럼, 그저 즐거우면 되는 줄 알았다.


삐이익, 시합이 시작되고 참가한 선수는 저마다 열심히 뛰어다닌다.


다른 부모들은 살짝 긴장한 상태다.

아이들 시합이니 승패가 뭐가 중요할까.

하지만, 실점할 때마다 웃는 얼굴이 보톡스 맞은 듯 비틀어져 굳어진다.


우린 그저 건강하기만 하면 되는데.


예상 밖의 선전으로 4대 3으로 반짝이는 수박팀이 킨토팀에 승리했다.

키퍼는 우리 실수를 괜찮아라고 힘을 줬고,

수비는 넘어지면서까지 막아서 시간을 벌어주고

공격은 한 명이 상대를 끌어내어 남은 한 명에게 볼을 내줬다.

아이는 그걸 왼발로 네 번 넣었다.


이건 내가 원한 전개는 아닌데.

더 잘하고 더 빠르고 더더더 질 이유는 많다.


반짝이는 수박팀은 퓨마즈 2대 1, 결승전 베르팀에게 6대 2로 대승.

결과는 우승이었다. 아이는 득점왕과 최우수 선수가 되었다.


난 축구에 관심 없는 척,

패배에 마음 다칠걸 예방하듯이 너네가 다 잘했다고 했는데.

이게 뭐야.


너네가 왜 이겨?


아이는 그날 하루 종일 콧노래를 흥얼 거렸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들 들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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