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테이프를 듣다
윤종신이라는 가수를 처음 접한 것은 공일오비 앨범이었다. "외로운 동전 두 개뿐"으로 끝나는 텅 빈 거리에서.
이 노래로 윤종신이라는 가수를 알게 됐다. 사실 윤종신 1집은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 다시 들어봤지만, 당시에는 공일오비 객원가수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너의 결혼식으로 윤종신이라는 가수를 제대로 알게 됐고, 3집 오래전 그날로 윤종신이라는 가수가 머리에 맴돌기 시작했다. 이후는 뭐 줄줄이 히트였다.
너의 결혼식, 오래전 그날 등 윤종신 특유의 가사가 있다. 찌질함, 그리고 더 나아가 약간의 스토커 같은 느낌의 사랑 노래다. "난 지키고 있을 게 촛불의 약속(너의 결혼식 中)", "누군가 널 그토록 아름답게 지켜주고 있었음을(오래전 그날 中)"라고 말한다. 흔히 말해 난 너의 옆에 없지만, 네가 행복하니 괜찮아. 이런 식의 가사였다. 알고 보니 윤종신 작사가 아니었다. 두 곡 모두 작사가는 그 유명하신 박주연 작사가였다.
그렇게 다시 음악을 틀고, 가사집을 쭉 훑었다.
어라 내가 알고 있던 윤종신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굉장히 쿨했고, 또 강했다. 질척거리기는 커녕 "전혀 내 삶엔 지장 없을 것 같아(부담없는 이별 中)". "너무도 쓰린 이 상처를 똑같이 느끼게 해줄게(보답 中)"라고 이별에 쿨하게 대처한다. 물론 특유의 찌질함, 질척거림이 가득 묻어나는 노래도 있다.
솔직히 처음에는 윤종신의 보컬을 좋아하지 않았다. 한 글자, 한 글자 따박따박 눌러부르는, 발음이 새지 않고, 가사가 너무나도 잘 들리는 노래. 그런데 그 방식이 윤종신의 매력이었다. 굳이 가사를 보지 않아도 들리는, 그래서 더 감정 몰입이 되는...
*얼마 전 피아노를 샀다. 와이프가 원했고, 나도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다. 물론 독학이다. 첫 곡은 쿨의 아로하였고, 두 번째 곡이 바로 오래전 그날이었다. 3번곡은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 개인적으로는 오래전 그날이 가장 쉽다. 그래서 고맙다.
*PICK - 추억만으로 사는 나
SIDE A
1.오래전 그날 4:58
2.부담없는 이별 4:00
3.내 소중한 사람에게 4:45
4.보답 5:34
5.추억만으로 사는 나 4:18
SIDE B
1.내가 필요할때까지 4:53
2.언제나 그랬던것처럼 4:34
3.숨결만 살아있다면 4:50
4.꿈만 꾸는 소년 4:27
5.세상에 나와보니 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