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테이프를 듣다
테리우스의 시절이 있었다.
긴 머리를 흩날리며, 또 거친 목소리로 노래를 하던 테리우스들. 정작 남자아이들은 테리우스가 누군지도 몰랐다. 혈기왕성한 남자아이들이 캔디를 봤을 리가 없다. 테리우스란, 그저 긴 머리를 가진 멋진 남자 정도로 해석했을 뿐.
이덕진과 신성우가 시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떠올려보면 둘은 달랐다. 이덕진이 조금은 얇은, 말랐다는 의미가 아니라 미소년에 가까운, 테리우스였다면, 신성우는 굵은 테리우스였다. 외모도, 목소리도. 이덕진이 더 인기가 있었지만, 더 일찍 사라졌다. 반면 신성우는 가수로서, 또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여전히 활동하는 중이니 순간의 인기가 전부는 아닌 것을 보여주는 케이스다. 물론 그 이면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FOR' 신성우의 네 번째 앨범이다.
초반 행보는 이덕진에 조금 밀렸지만, 신성우도 굉장했다. 1집 '내일을 향해', '꿈이라는 건', 2집 '노을에 기댄 이유', 3집 그 유명한 '서시'까지. 여기에 지니(+015B 장호일, N.EX.T 이동규)라는 밴드로도 활동했다.
오히려 4집은 대중적으로는 가장 알려지지 않은 앨범이 아닐까 싶다. 완성도는 출중하다는 평가다. 4집 앨범을 녹음한 영국에서 활동을 권유하기도 했다는 설(說)도 있다. 특히 B면은 어마어마하다. 8분이 넘는 곡을 4가지 제목으로 나눈 곡도 있다. 다만 영국에서 만든 탓일까. 4집 히트곡(타이틀 곡은 아니다) '슬픔이 올 때'가 라디오헤드의 'creep'과 표절시비가 생기기도 했다.
4집은 록적인 요소가 강하다. 가사 역시 꽤나 반항적이다. 하지만 결국 신성우의 히트곡은 록 발라드다. 4집에서도 '슬픔이 올 때'가 최고 히트곡이었다.
*사실 신성우를 좋아하지 않았다. 싫어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정확히는 관심이 덜했다. 하지만 군 시절 한 후임 덕분에 신성우 노래를 다시 듣게 됐다. 신성우가 드라마에 나올 시절이었다. 그 후임은 땅을 뚫어버릴 저음으로 '사랑한 후에'를 불렀는데 진짜 최고였다. 잘 지내려는지.
*PICK - 슬픔이 올 때
SIDE A
1.분노 1:00
2.자유하는 삶을 위하여 3:43
3.불감증 3:46
4.초인의 기도 4:20
5.슬픔이 올 때 4:17
6.무지 4:35
SIDE B
1.이렇게 될 줄이야 5:25
2.네가 잠든 사이 4:33
3.아버지 없는 아이들 8:54
Ⅰ유년
Ⅱ다른이
Ⅲ하늘
Ⅳ아버지의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