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Threads)를 낱낱이 해부한다!
어제 메타에서 텍스트 기반의 SNS인 스레드(Threads)를 새로이 선보였습니다. 출시 7시간 만에 1,000만 명이 가입했다고 하니, 사람들이 스레드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됩니다.
메타의 수장인 마크 주커버그는 ‘왓츠앱(WhatsApp)과 메신저(Messenger)가 차기 사업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는데요(2022). 약 20억 명에 달하는 왓츠앱의 유저 수만 봐도 발언의 배경과 스레드의 필요성이 이해됩니다. 트래픽이 몰리는 곳에 수익이 있을 확률이 높고, 메타는 메타버스 사업의 가치 하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내어 수익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메타에는 든든한 캐시카우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성장은커녕 최근 1~2년간 MAU를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작년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이들 앱에서 유저 맞춤 광고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자 주가가 25%나 폭락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메타가 새로운 캐시 카우로 스레드를 택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일 것입니다. ‘텍스트 기반의 SNS’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서비스인 트위터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요.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의 기행과 과도한 수익화 전략 때문입니다. 트래픽 모니터링 기업인 Similarweb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했을 즈음 트위터를 떠난 유저가 약 175만 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안드로이드 앱의 경우 DAU는 9.8%, MAU는 8% 하락했으며 내년까지 전체 유저 중 3,200만 명이 이탈할 전망입니다. 기업 상위 광고주도 500사 넘게 이탈하여 하루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40% 가량 줄었습니다.
스레드에서는 벌써 이러한 상황을 풍자하는 이미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속이 쓰릴 것 같네요.
스레드에 로그인하기 위해서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기능이 따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인스타그램 없이 스레드만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스레드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완전히 독립된 앱이 아니며, 근본적으로 트위터처럼 완전한 익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서비스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가짜 계정을 생성하고 이를 이용해 스레드에 가입한다면 익명 활동이 가능할 것도 같아 ‘근본적으로’ 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메타에서 이러한 사용 행태를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메타는 트위터에서 이탈한 유저가 스레드로 유입되기를 바랄 테지만, 어떤 유저에게 이 부분은 허들이 될 수 있겠습니다.
반면 그 부분을 신경쓰지 않는 유저에게 스레드의 로그인 플로우는 매우 간단하고 편리합니다. ‘프로필 설정’ 화면의 ‘Instagram에서 가져오기’ 버튼을 클릭만 하면 인스타그램에 설정해둔 프로필 정보가 바로 출력됩니다. 이를 확인하고 공개 범위 설정, 팔로우 설정 등 몇 단계만 거치면 로그인이 완료됩니다.
로그인을 하면 홈 화면으로 랜딩됩니다. 여기에 팔로우한 유저의 게시물, 해당 유저와 연관이 있거나 비슷한 주제의 게시물, 또는 아예 관련이 없는 게시물이 한꺼번에 노출됩니다. 바로 이 부분이 트위터와 약간 다른 점입니다.
트위터는 ‘추천’과 ‘팔로우 중’이 탭으로 나뉘어 있어 유저가 원하는 게시물 유형만을 선택해 볼 수 있는데요. 스레드는 유형 구분 없이 모두 합쳐진 형태라 원하지 않는 게시물이 있다면 일일이 숨기기, 차단, 신고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스레드의 답글 부분을 자세히 관찰하면 트위터와 또 다른 점이 보입니다. 바로 답글 좌측으로 이 게시물에 답글을 단 유저의 프로필 이미지가 노출된다는 점인데요. 여기에서 ‘내 의견을 기술’하는 것이 중점인 트위터와 달리, 스레드는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중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게시물은 앞서 언급한 답글 외에 좋아요, 리트윗, 공유가 가능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공유 시 ‘트윗’ 버튼을 통해 트위터에 바로 이 게시물을 업로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홈에서 게시물을 클릭해 들어가면 해당 게시물에 달린 답글과 ‘좋아요’한 사람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트위터와 비교하면 노출되는 정보가 약간 적은 것을 제외하고 (조회수 및 리트윗 정보 없음) UI가 거의 흡사합니다.
답글에 또 답글이 달릴 경우 스레드는 라인에 돼지꼬리를 달아주네요.
스레드의 게시물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역시 트위터를 참고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게시물 1개당 글자수는 500자까지 (트위터는 기본 140자이나 트위터 블루 가입 시 4,000자까지 허용)
사진은 인스타그램과 동일하게 최대 10장까지
동영상은 최대 5분까지
한 번 업로드한 게시물은 수정할 수 없고, 삭제만 가능 (트위터는 올린 지 30분 이내의 게시물이면 수정 가능)
스레드에서 검색어를 입력하면 그에 해당하는 계정을 추려 보여줍니다. 즉 게시물은 검색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반면 트위터는 인기, 최근, 사용자, 사진, 동영상으로 유형을 나눠 검색이 용이하게 만든 모습입니다. 또한 스레드와 연결된 인스타그램 역시 전체, 사용자, 음악, 태그, 장소로 유형이 나눠져 있습니다.
물론 런칭 초기이니 모든 기능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이 부분은 참 아쉽습니다.
스레드는 필연적으로 인스타그램과 엮여 있습니다. 팔로잉 취소 또는 추가 시 양쪽 서비스에 모두 영향이 가고, 스레드 계정을 삭제하려면 인스타그램 계정도 삭제해야 합니다. (스레드 계정 비공개는 가능) 그러므로 이 둘을 어떻게 연결해줄 것인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선 인스타그램에서는 스레드 가입 시 프로필 영역에 회색 뱃지가 추가됩니다. 뱃지 클릭 시 스레드로 이동 가능한 모달이 노출됩니다. 여담으로, 이 뱃지에는 스레드 로고와 여덟 자리의 숫자가 들어 있는데요. 숫자의 의미는 스레드에 가입한 순서라고 합니다. ;)
다음으로, 스레드에서는 프로필 상단의 인스타그램 로고를 클릭해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다른 유저의 인스타그램을 구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방식이지만, 스레드에서도 회색 뱃지를 클릭해 인스타그램으로 갈 수 있다면 기능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메타의 야심작, 스레드를 낱낱이 해부해봤습니다.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미비한 부분이 보이지만, 트위터의 높은 진입 장벽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쉽고 간편하다는 인상도 있고요. 이제 스레드는 트위터를 반면교사 삼아, SNS의 고질적인 문제(유언비어, 소수 의견 무시, 수위 높은 비난 등)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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