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하지 않아도 될말들에 굳이 성실하지 않기로 했다
살다 보면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될 질문들을
유난히 자주 마주하게 된다.
대부분은 나쁜 의도가 아니다.
위로하려는 말이고,
대화를 이어가려는 시도이고,
어쩌면 그냥 할 말이 없어서
무심히 던진 말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항상 같은 사람이 남는다.
설명해야 하는 사람.
정리된 척해야 하는 사람.
웃어야 예의가 되는 사람.
그래서 이 연재는
그 질문들에 정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그 말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받아본다.
이 말은 정말 위로였을까.
아니면
“이쯤에서 이제 그만 괜찮아져”라는
무언의 요청이었을까.
이 질문은 궁금함일까,
아니면
조용히 입을 다물라는
예의 바른 명령이었을까.
나는 더 이상
모든 말에 성실하게 반응하지 않기로 했다.
참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이 글들은
분노의 기록이 아니다.
살아남은 사람이
웃는 얼굴로 넘겨왔던 말들에 대해
이제야 꺼내보는
조용하고 불편한 농담이다.
혹시 당신도
비슷한 질문 앞에서
한 박자 늦게 상처받는 사람이라면,
이 글들이
“아,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그 정도의 안심이 되었으면 좋겠다.
[ 그 말,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
그릿 Gr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