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초부터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눈 교실 바꾸기에 대한 이야기
공간프로젝트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상상력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예산이나 시간적 문제로 상상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대부분 만족을 하였지요. 다만 많은 아이들이 우리 교실에 있었으면 하던 러그매트, 키높이 책장, 사다리, 놀이공간, 생명이 자라는 교실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얼마간 타협을 하여 반영했지요.
우리 학교 아이들과는 그동안 그네도 직접 만들어 보고 벤치도 아이들과 함께 단기집중 교육기간을 통해 직접 만들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예산과 준비물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10월에 예정된 단기집중교육때 목공수업을 진행한다면 교실의 책장을 하나 만들어 볼 큰 도전을 해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학기초 그런 큰 일을 벌이기엔 어려움이 크더군요. 그래서 DIY로 변경했습니다. 실과시간 조잡한 준비물로 사용하지도 않을 냄비받침이나 책 몇 권 넣기 어려운 책꽂이보다는 교실에서 함께 두고 오래도록 사용할 만한 가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학교라는 학교문화와 30만원이라는 예산 지원도 큰 바탕이 되었습니다. 교실 공간에 관한 이런 이야기들이 교사협의를 통해 구체화되고 학교장의 지원으로 우리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예산 30만원과 이케아 출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주어졌습니다. 직접 목재를 가공하고 만드는 활동뿐 아니라 가공된 가구를 조립하는 DIY가 아이들의 삶에 오히려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냥 쇼핑이 아니라 아이들과 고민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기 위한 활동이라 의미있었던 것같습니다. (모든 활동이 끝나고서야 든 생각이었지만 이케아라는 외국 기업의 자본이 우리나라 중소 가구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또다른 숙제로 남아버렸습니다. 아이들이 조립할만큼 쉬울 것, 온라인으로 직접 가구의 모습을 살펴보며 상상했던 가구의 모습과 비슷한 물건을 살펴볼 수 있을 것, 한 번의 출장으로 필요한 가구를 구입할 수 있을 것, 가격이 저렴할 것이라는 복잡한 상황을 만족시키는 것과 자본의 문제.... 내년에 또 이 수업을 할 때 아이들과 함께 고민할 새로운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