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만나는 작가 그리고 인터뷰 수업
예전 수업 이야기 하나
2011년
6학년 국어과에는 인터뷰를 통해 인물에 대한 질문과 정보를 수집하여 정리하는 활동이 나온다.
처음에는 교과서에 나온 것처럼 학교 주변의 인물에 대해 인터뷰를 시도하였다. 진로 교육과 연계하여 우리학교 선생님, 학교 주변의 보건소 의사 선생님, 소방서 소방관, 경찰서 경찰관, 그리고 짜장면집 주인아저씨. 교사의 개입없이 최대한 아이들의 의견과 고민을 담아낼 수 있도록 지원하였는데 아이들이 고민해 온 질문은 아쉬움이 많았다. 돈은 얼마나 버는지 왜 이 직업을 택했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대부분의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고만고만한 식상한 질문 뿐이었다.
그렇게 인터뷰 수업을 마치고 나서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고민해 보니 대답은 단순했다. 아이들이 그 인터뷰 대상자들에 대한 고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지 못했던 것이다. 아이들 말 그대로 궁금한 것이 별로 없을 수 밖에 없다. 마을 사람들의 삶과 직업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조금 더 깊었어야 했다.
그렇게 마을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국어수업을 마칠 무렵 내가 도서관 담당이라 도서관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랜 연락끝에 초청한 작가는 병관이 시리즈로 유명한 고대영 작가.
원래 약속된 작가와의 만남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 6학년 아이들이 먼저 만나서 작가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양해를 구했고 작가를 만나기 2주전부터 도서관에 있는 고대영 작가의 그림책을 보면서 궁금한 것들에 대해 먼저 준비를 했다.
그렇게 진행된 작가 인터뷰는 그림책 속에서 궁금했던 이야기도 묻고 새로운 질문을 더하면서 의미있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 작품에 대한 단편적인 질문에서 멈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전 준비 활동에서도 아이들의 고민을 더 깊이 있게 나가지 못했고 나 역시 수업을 작가의 삶과 연결시키지 못하고 마무리했다.
그림책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작가의 삶은 알 수 없었기에 아이들의 생각과 고민은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사람이 있었다. 강풀 ... 10년도 전 짧은 인연이지만 개인적으로 웹툰 작가 강풀을 알고 있었다. (음하하.. 괜히 뿌듯)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풀에게 트위터로 연락을 했더니 아이들의 인터뷰를 진행해 줄 수 있다고 한다. 트위터를 통한 서면인터뷰를 요청했는데 트위터는 너무 공개된 형식이라 부담스럽고 차라리 전화 인터뷰를 통해 즉석에서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고 했다. 일단 전화 인터뷰 일정을 20여일 뒤로 잡아 놓고 아이들과 마주 앉았다.
강풀 트위터를 아이들이 모두 친구맺기를 했고 강풀의 웹툰을 함께 컴퓨터실에서 보면서 이야기 나누었다. 유명작가의 트위터 일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지루한 글이 아니라 재미있는 웹툰이라 수업을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냥 재미있는 만화책에 멈추지 않고 여러 생각꺼리가 담겨있는 강풀의 웹툰이라 더 의미있었다)
드디어 전화 인터뷰 !!
약속된 날짜와 시간을 기다려 아이폰 스피커 모드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트위터를 통해 살짝 살짝 엿 볼 수 있었던 작가의 일상은 다양한 인터뷰의 소개가 되었고 웹툰에서 궁금했던 것도 그 속에서 함께 나눌 수 있었다.
1> 강풀과의 인터뷰 이후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 전 공지영 작가와의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실패 !!
2> 강풀은 이 후 여러 초딩들의 인터뷰 요청을 트위터로 받기 시작했으나 너무 많은 요청으로 인터뷰를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함.
첫 번째 시도.... 2011년이었으니.... 였기에 인터뷰 가능했음
3> 유명인과의 인터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터뷰 대상에 대해 더 많은 고민과 생각이 있어야 함이 중요.
--- 그래서 그 다음해부터는 인터뷰 대상을 졸업한 옛 제자들로 변경. 소금별 교실을 다녀간 아이들이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시작하는 시기. 간호사, 교사, 화가... 그런 친구들과 인터넷 게시판, 이메일, 영상통화로 이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