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지금하라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것을

그것을 지금 하라!


나는 가끔 하루가 생의 압축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작의 하루는 막연하고 길어보인다. 정오의 해가 머리 위에 올때 쯤이면 그래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에 부푼다. 여전히 마음은 여유롭다 그러나 해 그림자가 길어질수록 점점 초조해진다. 해야할 일들은 한덩어리로 뭉쳐 다가오고 그것은 점점 크게 느껴진다.

오후 3-4시쯤이면 바람의 결. 시간의 무늬들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을 되뇌인다.

마법의 주문처럼 '그래도'.. 가로등이 켜지고 퇴근길 도로가 막히는 시간에도.... '그래도'

하지만 어둠이 내리는 시간이면 숙제를 다하지 못한 아이처럼 조급해진다.

어둠의 커튼이 내려앉은 시간. 반쯤 체념한 상태가 되어버린다.... 마감시간을 맞추지 못한 원고들이

무의미하게 쌓여있듯...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들이 뭉쳐 마음에 짐이 된다....

'그래도' 내일은.... 또 되뇌이는 말들.

미뤄버린 숙제들은 삶의 조각들이다.


페르난두 페수아는 '불안의 책'에서

"나는 항상 현재에 산다. 미래는 알지 못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다.

미래는 모든 것의 가능성이라 부담스럽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과거에 대한 그리움도 없다. 인생이란 우리가 인생에 대해 품는 생각일 뿐'이라고 적고 있다.

인생이란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일 뿐이라는 그의 말에 새삼 공감하게 된다. 인생이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이라면 나의 하루도 내가 품은 생각들의 조합이다. 경계없이 넘나드는 생각들. 생각들은 때로 위험하고 때로 창의적이고 때로 안정적이고 때로 나를 뒤흔든다. 품고 있는 생각들 속의 '그것'을 끄집어 내는 일. 수많은 '그것들'속의 오직 '그것'만을 골라내는 일. 하루가 가기 전 오직 '그것'을 하는 일.

사람마다 자기 삶의 '그것'은 다르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지금 하지 않으면...

'그것'은 유예된 짐처럼 쌓여버릴 것이다.

간절히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가 지금 하지 않으면 '그것'은 아마도 여전히 '그것'일 뿐.

'내것'이 될 수 없다. 해가 지기 전 나의 '그것'을 지금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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