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을 비추던
어제의 목련잎은
하루 새
발아래 초라함만 남긴다.
스치는 훈풍에도
앓는 이가 있다는 건
매정한 봄비 때문이지
봄비의 매정함을 알아버린
우리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두 눈에는 언제나
눈물이 고여있었더랬다.
겁 없이 찾아온 것들을 가두기 시작했다.
슬픔을 내려뜨리는 데에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현관에 들어선 봄을
안아줄 수 없어도
지는 해의 아쉬움이
창문 너머 번질 때면
설익은 꿈을 꾼다.
툭툭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을 설친다.
여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