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거창한 사명

Heal the World

by 여노노

누군가 내게 인생의 사명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세상, 선한 영향력, 이 두 단어만으로도 엄청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거창하게 생각했던 게 맞다! 꼬꼬마 때는 내가 엄청난, 그것도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인물이 될 것이라 생각했거든. 물론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만(웃음), 청년기에는 평범할 것이라는 건 인정했다. 그렇지만 원래 인재는 대기만성형이라지 않나!


나는 세상의 여러 문제들에 관심이 많다. 기아문제, 아동문제, 환경문제 등등 이런 화두에 대한 관심은 아직 ing이다. 의사를 꿈꿨던 어린 연호의 이야기가 기억나는가? 나는 진심으로 의사가 되어 국경 없는 의사회의 일원으로 활동을 꿈꿨고, <울지 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님을 보며 천주교 신자로서 신부님의 사명을 이어받고 싶었다. 의사가 내 길이 아닌 것을 깨닫고 국제학 공부를 할 때에는,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 당시 세상의 변화에 일조하기 위해선 각 단체의 웹사이트에서 ‘정기 후원’이라는 버튼을 누르는 방법밖에 없다는 데에 좌절했다. 돌이켜 보니 나는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위치에 있고 싶어 했다.


우리나라를 ‘어남류’, ‘어남택’ 두 팀으로 나누어 매주 옥신각신하게 만들었던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전국을 강타했을 때 나도 ‘어남류‘팀의 일원이 되었다. 그렇게 스며들게 된 류준열 배우를 흠모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류준열 배우의 건강한 멘탈에 큰 감격을 했었다. 당시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류준열 배우는 본인이 그린피스 후원자라고 밝히며 지구를 사랑하는 캠페인 몇 개를 자진해서 소개했었다. 그러다 보니 팬들은 팬클럽 이름으로 기부하고, 자진해서 플로깅으로 환경 사랑을 실천하는 등 그의 뜻에 동참하며 좋은 세상이 되어가는 걸음을 함께 내디뎠다. 내가 원했던 영향력은 이런 것이었다. 내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을 주변에 나누었을 때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것. 혹자는 나에게 ’그럴 거면 정치해라‘고 농담을 던졌다(농담이 아닌가..?). 정치인이나 셀럽이 되는 것엔 관심이 없지만 영향력을 갖고 싶었다. 돕는 것이 행복하고 좋았다. 그래 이제는 아주 솔직하게, 나의 구린 의도도 인정하겠다. ’남을 돕는 내 모습‘이 좋았다.


한동안 현실에 치여 살면서 사명에 대해선 전혀 잊고 있었다. 어쩌다 들춘 옛날 옛적 일기를 보다 다시 상기하게 됐다. 지금의 나라면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지금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지표는 행복이다. 우리 다 같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노력이 내가 원하는 영향력의 본질이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했다.


나랑 만나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하자.

잠깐 스쳐가더라도, 나를 마주침으로써 기분 좋아지게 해 주자.


미팅을 할 땐 진심으로 대화하고, 웃고, 공감하고,

눈이 마주치면 눈웃음 한 번.

버스 탈 때 기사님께 안녕하세요,

식당에서 카페에서 카드를 내밀며 부드럽고 친절한 말씨,

내가 있던 자리는 깔끔하게 모든 자리를 정리하고.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는 더 자주 말하기.


이기현 핸드호스피탈리티 대표의 롱블랙 인터뷰 중에서, 인상 깊은 내용을 만났다.

‘내가 잘하는 건 활짝 웃기이다. 내 기분을 남에게 전염시키기 싫어서 했던 행동들.’이라고 한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또 있다니, 진짜로 행복한 세상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나 보다. 그렇게 오늘보다 내일 더 Heal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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