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강함

그 모든 방황 끝에 '다시 일어서는' 노력이 있다면

by 둥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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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종류의 강함에 대해 생각한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강함. 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강함으로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바위, 곧은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 등으로 상징된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키며,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이 떠오른다.


바람에 흔들려 넘어지고 난 후 꿋꿋하게 다시 일어서는 강함도 있다. 이것은 '다시 일어서는' 강함이기 때문에, 넘어진 후에야 발휘될 수 있다. 결국엔 넘어지고야 말았다는 과거의 실패에 지지 않고, 또 다시 넘어질 지 모른다는 미래의 두려움에 맞서며, 지금 이 순간 '다시 일어서는' 강함이야말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이 아닐지. '다시 일어서는' 강함이 없다면 반복해서 시도할 수도 없을 테니까. 또 그러한 시도가 쌓이고 또 쌓여야 점점 잘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강함이란,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강함이 차곡 차곡 쌓여 만들어진 퇴적물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다시 굴러 떨어질 걸 알면서도 시지프스는 돌을 밀어 올린다. 까뮈의 말처럼, 신화가 비극적인 것은 주인공의 의식이 깨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성공의 희망이 그를 떠받쳐 준다면 무엇 때문에 그가 고통스러워하겠는가? 시지프스는 깨어 있는 정신으로 자신의 인생을 응시한다. 부조리한 인간이 자신의 고통을 응시할 때 모든 우상들은 침묵한다. 자신을 기다리는 것이 실패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시지프스는 계속 돌을 밀어 올린다. 자신의 최후를 응시하며 어떻게든 자기의 인생을 살아보려 애쓰는 그 모든 몸짓이 나에게는 '다시 일어서는' 강함으로 보인다. 거기에 단호한 의지와 결연한 눈빛 같은 건 없어도 된다. 눈물 콧물 줄줄 흘리면서 마음 속 가득 찬 원망을 토해내거나, 자꾸만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는 자신을 책망하는 등 온갖 약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그 모든 방황 끝에 '다시 일어서는' 노력이 있다면 그건 전부 '강함'이다. 상처를 쉽게 받고, 용기도 내지 못하는 자신을 약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런 모습만으로 스스로를 약한 사람이라고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 계속 상처를 받는다는 건, 어쩌면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그 노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너무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에 지레 주저 앉지는 말았으면.


상처를 받는 것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스스로를 한심해하는 것도, 전부 에너지가 없으면 못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많이 헤매며 살고 있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지.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나는 니체의 이 아름다운 문장에서 힘을 얻는다. : 춤추는 별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 사람은 자신들 속에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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