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토리아마존 시니어 PM 김태강
아마존(유럽)의 시니어 PM이자, '아마존의 팀장 수업'의 저자 김태강 님과 함께 아마존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성장한 이들의 경험담, '그로스토리' 시리즈입니다. 시행착오를 먼저 겪고 성과를 낸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실무 꿀팁을 얻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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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인터뷰는 기업의 입장이 아닌 작가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최기영 그로스쿨 대표, 이하 최: 아마존은 정말 PPT를 안 만드나요?
김태강 PM : 제가 아마존에 들어와서 PPT를 총 3번 썼어요. 근데 이게 어떤 보고나, 기획문서 만들 때 쓴 게 아니라 분기마다 하는 올 핸즈라고 하는 단체 회의 때 우리 프로덕트 팀은 이번 분기에 이런 업무를 했다. 이거 설명할 때 쓴 게 전부예요. 그 외 업무 중 사용한 적은 없습니다.
최 : PPT 없이 어떻게 하죠?
김태강 PM : 아마존에서는 글을 써야 해요. 회의를 소집하는 사람은 글을 써야 하는데, 규모가 큰 회의에는 6 pager(최대 6장)라 불리는 문서를, 규모가 작은 회의에는 1 pager(1장)를 써야 해요. 그리고 회의 시작할 때 다 같이 그 글을 읽어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최 : 하긴, 회의 전에 읽어보라고 아무리 배포해도, 잘 안 읽으니까요
김태강 PM : 그런 것도 있죠. 그런데 그보다 회의의 시작과 함께 글을 읽으면 그만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글을 읽는 시간을 갖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도 자세히 설명하지만 토론 전 글을 읽기 위해 침묵의 시간을 가지면 참석자들이 본인의 속도로 토론할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정보도 토론 직전에 얻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좀 더 명확한 상태로 의견을 나누게 되고요.
최: 그렇게 문서로 시작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문서 쓰는데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김태강 PM : 우선 회의 참석자들의 이해도가 현저하게 올라가요. 발표자가 스크린에 PPT 띄워놓고 발표하면, 발표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잠시 딴생각을 하거나, 중요한 순간을 놓치면, 그 뒤에 따라가기 어렵잖아요? 하지만 글로 정리해서 다 같이 읽으면, 모두에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죠. 그 외에도 여러 장점이 있어요.
최 : 어떤?
김태강 PM : 발표력이 약한 사람도 원하는 내용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고요. 문서 자체가 회의록이 되기도 하지요. 그리고 회의가 산으로 갈 확률도 줄어듭니다. 얘기해야 할 것들이 적혀 있으니까요.
최 : 보통 문서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나요?
김태강 PM : 어떤 회의를 하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긴 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되는데 각 부서 간에 의견이 조율이 안 되면 각자의 매니저를 초대하고 짧은 글을 쓰죠. 우리가 어떤 걸 의논하고 있는데, 각자의 주장에 대한 장단점은 무엇이고, 언제까지 이런 결론이 났으면 한다. 는 것을 적어요. 어떤 회의를 할 때 그 목적에 대해서 깊게 파 글을 써요. 다른 얘기 절대 하지 않고 이 회의에서 우리가 얻고 싶은 게 무엇인가 있으면은 그 부분에만 집중하고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한 문서를 만들어 회의를 시작합니다.
최 :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는 이유는 뭐죠?
김태강 PM : 아무래도 단순히 감으로 결정을 하는 것보다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고객을 위한 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데이터가 분명하다는 것은 누군가를 설득할 때도 더 확실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최 : 문서에 분량 제한은 있나요?
김태강 PM : 회의에 따라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분기 회의 같이 공식적이고 정기적인 회의의 경우 원문은 6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고 해서 6 pager라고 하고요. 6 페이저 같은 경우에는 조직마다 약간 약간 다를 수는 있는데 전반적으로는 뭐 서머리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잘한 거 부족한 거 그다음에 각 팀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진행 사항을 적는 식으로 포맷이 있기는 해요.
공식적인 미팅이 그게 아니라면은. 조금 더 유연하게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매니저한테 어떤 거에 대해서 보고를 해야 되는데 원 페이지로 해도 되지만 꼭 원 페이지일 필요는 없고요. 더 얘기하고 싶은 게 있으면 2 페이지로 해도 되는 거고 그런 거에서 좀 더 자유로워요. 근데 대부분 웬만하면은 한 장으로 끝내려고 하죠. 사업 기획을 시작할 때 작성하는 PR FAQ 같은 경우에는 포맷이 있긴 해요.
예전에 삼성과 아마존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책을 썼었는데 아마존에 어떤 글이 있는지 예시를 좀 보고 싶다는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았었어요. 그래서 이번 ‘아마존의 팀장 수업’에서는 제가 가상으로나마 예시가 될만한 내용을 적어놨습니다.
최 : 글쓰기 어려운 분들은 회사생활 굉장히 힘들겠네요.
김태강 PM: 힘들기보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키워야 하는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아마존에서의 생활 중에 가장 중요한 게 글쓰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입사하자마자 모두가 글을 잘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을 배우는 것처럼 글 쓰는 능력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정말 어려운 문제를 쉽게 잘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 분들을 볼 때, 와 이 사람 정말 일 잘한다 싶어요.
최 : 태강님은 그래도 글을 잘 쓰셔서 편하셨을 것 같기도
김태강 PM: 아니요. 저. 엄청 고생했어요. 제가 첫 글 써서 매니저한테 보여줬더니, 처음에는 잘 썼다고 하면서 빨간 펜으로 엄청 고쳐줬더라고요. 초반에는 정말 고생했고, 어떻게 하면 잘 쓸까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다른 사람들 글도 많이 읽어봤고요.
최 : 그럼 매뉴얼은 없나 봐요. 글은 이렇게 써라.
김태강 PM : 아마존 스타일의 글은 이런 거다라는 트레이닝이 있어요.
최: 아마존 스타일의 글은 어떤 건가요.
김태강 PM : 간단하게 써야 되고 짧게 써야 되고 그다음에 항상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제일 먼저 써야 됩니다.
최 : 두괄식으로 빵 때리고. 심플하게. 데이터 딱 넣고
김태강 PM : 네 맞아요. 그리고 내러티브라고 하는데 글을 읽으면은 뭔가 회사에서 쓰이는 글이라기보다는 소설을 읽는 느낌이 있어요. 되게 쉽게 읽히는 글이거든요 그런 스타일이 아마존식 글쓰기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최 : 한국에는 모 카드사가 PPT사용을 금지했더니, 워드와 엑셀로 PPT 형식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게 문화의 차이일수도 있겠다 싶은데 아마존에서는 본인들만의 문화를 뉴비들에게 전하는 그런 체계가 있나요? 아마존은 이래야 한다. 이런 것
김태강 PM: 제프 베조스가 가장 잘하고 있는 것이 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프 베조스는 회사의 비전과 리더십 원칙을 만들고, 전파하는 사람의 느낌이 더 강했거든요 저한테는. 그런 아마존만의 독특하지만 직원들이 진심으로 믿는 문화를 잘 만들었던 것 같아요. 제프 베조스가 전 직원들을 대상을 얘기할 때는 항상 우리가 얼마나 고객에게 집착을 하고 있는지 14가지 원칙을 얼마나 믿고 그걸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지 매번 강조했어요. 그래서 실제로 직원들은 이 고객 집착 마인드를 굉장히 중요히 여기고요.
최 : 아마존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김태강 PM : 삼성전자에 연구원으로 있다가 MBA(인시아드)를 거쳐서 아마존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최 : 삼성도 굉장히 강하고 독특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데, 삼성과 아마존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김태강 PM : 삼성에서는 정말 다양한 일을 해야 했어요. 물론 아마존도 일이 많지만 여기서는 항상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한 거에서 잘해야 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최 : 우선순위 밀린다고 안 할 수는 없지 않나요?
김태강 PM : 물론 다하면 좋겠지만 모든 업무를 다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끊임없이 업무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을 많이 해요. 예를 들어서 저희가 10 개의 일이 있는데 매니저가 새로 일 던져주며 이거 중요한 거다 이거 빨리 해야 된다 라고 얘기하면 알겠어요 하고 그 11개를 하는 게 아니라, 나 지금 이거 10개가 있는데. 그중 뭘 나중에 할지 같이 결정해 달라
이런 식이죠. 그럼 매니저가 한 개를 빼주거나 아니면 다른 팀원한테 가서 네가 이걸 해줬으면 좋겠다로 바뀌게 되는 거죠.
최: 그 외에 이래서 아마존이구나, 했던 건 없었나요?
김태강 PM : 다른 회사 다녔던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있는데, 아마존에서는 정말 끊임없이 무언가를 도전하게 만들어요. 새로운 프로젝트 혹은 새로운 업무를 할 기회가 끊임없이 있어요. 본인이 원한다면 담당해본 적 없는 제품을 새로운 부서에 가서 담당할 수도 있어요. 그런 점을 봤을 때 도전적인 성격을 갖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기업이 아닐까 생각해요.
최 : 한국에서 지금 주 52시간 제한이 5인 이상 기업은 다 적용이 됐거든요. 아마존에 그대로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김태강 PM : 우선은 업무 시간으로 얘기를 하면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제가 있는 곳은 출퇴근 기록이 없어요. 제가 몇 시에 들어왔고 몇 시에 나갔고 그런 걸 기록하지 않다 보니 출퇴근 시간이 좀 더 자유로운 건 있고요 보통은 한 9시~10시 사이에 출근을 하고 퇴근은 대부분 6시에서 7시 사이에 다 가는 것 같아요. 근데 그 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일만 해요. 필요에 따라 간혹 늦게까지 일하는 것도 존재하고요. 그리고 본인이 필요하면은 좀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해도 상관없는 편이었어요. 코로나 전에도 집에 일이 있다고 하면 재택근무하는 것도 유연했던 것 같아요.
최 : 근데 또 한편으로는 그런 뭔가 그렇게 했을 때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은 좀 떨어지는 사람도 있잖아요. 한국에서는 떨어지는 사람을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 일도 더 시키고, 관리도 빡세게 하려 하고 그러는데 아마존에서는 어떤가요?
김태강 PM : 누군가 퍼포먼스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에 대해 굉장히 디테일한 플랜을 매니저가 같이 짭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언제까지. 론칭하고 이건 어떻게 할 것이며. 등을 짜주고 같이 봐줘요. 또 한편으로는 팀원도 그만큼 열정을 보여야 하고요.
최 : 한국에서는 요즘 근무시간에 주식, 코인 이런 거 하거나 워라벨 따지면서 회사에서 시간만 때우는 부류도 꽤 늘고 있어요. 회사에 충성해도 남는 게 없다는 거죠. 근데 아마존에서도 그런 부류가 있을까 궁금합니다.
김태강 PM : 찾기 힘들 것 같아요. 왜냐면 아마존에서는 구성원들이 회사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다 정해져 있어요. 본인이 일을 안 하면 티가 확실히 날 것 같기도 하고요.
최: 그러면 반대로 아마존에 들어가려면, 자산이 아마존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명확해야 들어갈 수 있는 것이겠군요?
김태강 PM : 그런 게 더 명확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아마존에서도 팀장들이 팀원들 의 커리어 관리라는 걸 많이 하거든요. 팀원들과 인생의 목표부터 같이 얘기하죠. 근데 승진, 임원, 아마존에서는 이런 대답을 원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인생에 있어 이루고픈 목표가 뭐야. 이런 질문을 하거든요. 지금 포지션. 지금 직급에서 하는 일이 너무 만족스럽고 급여도 충분한 것 같고, 이 정도로 일하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 하는 사람이라면 그 포지션에 몇십 년을 있어도 되는 거예요. 반대로 언젠가 창업을 하고 싶다 면 마케팅도 해보고 세일즈도 해보고 프로덕트도 해보고 그렇게 직무 순환을 통해 여러 경험을 하게 해주기도 해요. 이런 문화가 있다 보니 직원들도 더 몰입하고 동기 부여가 된 상태에서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최 : 태강 님은 어떤 목표가 있었나요?
김태강 PM : 처음에 그 질문을 받았을 때 저는 하드웨어 쪽에서 왔다 보니까 소프트웨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생각해서 프로덕트만큼은 아마존에서 진짜 잘한다라는 얘기를 들을 만큼 엑스퍼트가 되고 싶다가 첫 번째였거든요. 장기적인 목표는 더 생각해 보고 알려주겠다고 얘기를 했었고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좀 더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이런 걸 도와주는 일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어떤 형태가 됐든지 간에 그런 쪽으로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좀 해봐요
최 : ’아마존의 팀장 수업’은 어떻게 쓰게 되셨나요?
김태강 PM : 제가 해외에서 MBA를 하다 보니, 관련해 궁금증이 있으신 분들이 링크드인을 통해 질문을 많이 주셨어요. 그래서 그 내용을 브런치에 정리를 했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마존 취업하는 과정도 적게 되고, 사실 아마존에는 그런 문화도 있거든요? 누군가에게 가서 두세 번 질문하면, 그냥 글 써준 다음에 읽어보라고 권하는.
최 : 그것이야 말로 아마존 스타일이군요
김태강 PM : 맞아요. 해외 취업과정, 아마존의 일하는 방식, 문화 등도 다뤘는데, 그 내용을 좋게 보신 출판사에서 아마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서 책을 만들어 보자고 하셔서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도움도 되고, 저도 이참에 정리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최 : '아마존의 팀장 수업’을 읽으시는 분들이 이런 점은 꼭 챙겨가셨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이 있나요?
김태강 PM: 생각보다 우리가 당연시하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회의도 그렇고. 지금 우리 회사에서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고 왜 그 방식을 선택을 했을까에 대해 고민해 보는 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지금 각자의 시점에서 당연했다고 생각했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아마존 사례와 대비하면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물론 아마존 방식이 모두에게 맞는 정답은 아니에요. 각자의 기업에서 선택한 방식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각 기업들이 갖고 있는 문화나 그 업계 상태에 따라서 결정을 한 거기 때문에 아마존의 방식을 우리 회사에 적용하는 것이 잘 될 거란 보장도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으시면서 이건 도입해 볼 만한데? 이건 우리랑 안 맞겠는데? 이런 걸 생각하면서 읽어주시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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