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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대화

by 그로브제이

시간이 보잘것없이 흐르는 것 같아도 하루는 미리 계획된 일정으로 채워진다. 아이 어린이집에서 장터 놀이를 하고 엄마들과 잠깐 수다도 떨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거 잠깐 떠들었다고 지쳐 곯아떨어진 나약한 엄마여도 저녁마다 남편과 하는 일이 있다. 금융/경제 공부다.


남편은 평범하게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데 특별히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제 막 호기심에 공부를 하기 시작한 나는 모르는 건 뭐든 물어볼 사람이 있어서 좋다. 어제는 M2 통화량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약 2시간가량의 설명을 들으며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 설명은 모두 책 한쪽 분량을 겨우 읽고 나서 한 대화다. 그러니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끝마치려면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그래도 함께 공부한다는 게 부부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감사가 넘친다.


공부를 조금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열심히 살며 하루하루를 채운다면 꼭 그렇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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