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영어 해석 그대로 하면 '기적의 아침'이다. 일찍 일어나 운동, 공부 등 자기 계발을 하면서 아침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2016년 미국 작가 할 엘로드가 쓴 책인 '미라클 모닝'이 등장 배경이 되었고, 아침을 잘 보내면 더욱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몇 년 전 한동안 SNS에서 떠오르는 키워드 중 하나이기도 했다. 나도 그 유행에 뒤처질세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뭐라도 해보겠다고 다짐하던 때가 있었다.
미라클 모닝의 시간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평소 일어나던 시간보다 2~3시간 일찍 일어나면 되는데, 어떤 사람은 새벽 4시가, 또 어떤 사람은 7시가 미라클 모닝 시간일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잠을 자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8시간의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다. 즉, 잠을 청하는 시간을 당겨 이른 취침을 하고 이른 기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른 취침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8시간의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명상, 운동, 독서, 글쓰기, 그림 그리기, 영어공부 등. 내가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이던 가능하다.
나는 원서 읽기로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기대치를 높게 잡은 탓일까. 나의 첫 미라클 모닝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 도전은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플랫폼의 힘을 빌렸다. '프립'이라는 취미여가 플랫폼에서 내가 선택한 것은 '모닝크로키'이다. 매일 아침 30분씩 크로키를 연습하는데, 호스트가 크로키할 사진을 그날의 콘셉트에 맞게 준비해 오고, 10분, 5분, 3분, 1분 등 각 시간에 맞춰서 크로키를 한다. 매일 크로키한 것을 인증하고, 매달 80프로 이상 인증을 한 사람에게는 선물도 주어진다. 혼자 하기 힘든 사람에게는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다. 나는 3개월이란 시간 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고 모닝 크로키를 했고, 덕분에 500장에 가까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목표를 이루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나의 크로키 실력은 한 단계 성장했다.
만약 새벽의 고요한 2~3시간이 온전히 나에게 주어진다면 무엇을 제일 하고 싶은가?
하지만, 이렇게 삶을 바꾸어줄 만큼 가치 있는 미라클 모닝도 어떤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있듯이 미라클 모닝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고, 무리해서 강행할 경우 수면부족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
몇 년 간 미라클 모닝이 유행이었다면, 최근에 슬로우 모닝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아침이 아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아침을 여는 ‘슬로우 모닝(slow morning)’은 문자 그대로 ‘느린 아침을 맞이하기’이다.
미라클 모닝이 자기 계발과 성공적인 삶을 위한 특별한 삶을 위한 것이라면, 슬로우 모닝은 하루를 차분히 시작하는 데 목적이 있다.슬로우 모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느리고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차분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전날 밤부터 준비를 해 두어야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입을 옷 결정, 가방 싸놓기, 도시락 준비처럼 다음날에 해야 할 일들을 말이다. 이것을 간과한다면 기상 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의사 결정들이 스트레스로 돌아와, 시작하기도 전에 지칠 것이다.
슬로우 모닝을 맞이하면 차분한 감정을 하루 종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느긋한 아침 시간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여유로운 시간은 창의력을 자극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하는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슬로우 모닝이 더 맞을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디자인 시안 작업을 했을 때, 잠을 충분히 자고 난 후 그날 낮시간에 수월하게 작업을 했었던 경험이 있다.
최근 나는 미라클 모닝과 슬로우 모닝을 섞어서 해보고 있다. 미라클 모닝의 요소 중에서 특히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여 우선으로 진행하되, 그 외의 활동은 느긋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분 정도 독서를 열심히 한 후, 그 후의 시간은 명상을 하거나 차를 마시며 조용히 하루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이와 같이 미라클 모닝과 슬로우 모닝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여유롭지만 생산적인 아침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아침은 하루의 시작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간이다. 미라클 모닝과 슬로우 모닝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아침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내가 어떤 방식에 잘 맞는지 고민해 보고, 결정했다면 지금 당장 실천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