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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Jun 23. 2016

내 바쁜 일상이 아이를 가둘 때.

                                                                                                                                                                                                                                   

"엄마 민후 졸려"


아이의 시무룩했던 얼굴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잠은 좀 깼을까? 눈물을 멈췄을까?  

가는 길 내내 아이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하다. 

"민후야 엄마도 민후랑 더 누워서 자고 놀고 싶은데 

엄마가 오늘 일을 하러가야해서 빨리 일어나줘야해." 

한참 설명하니 알겠다고 하는데, 아이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는게 느껴졌다. 

얘도 아직 아가인데, 애미의 복잡한 스케줄에 맞추어 움직이느라 

너무 고생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하다. 

결국 내가 좋아서. 내가 하겠다고 선택한 일이기에 누구에게 투정 부릴 수는 없지만, 

가끔씩 아무도 내게 협조를 안해주는 것 같아서 외롭고 슬퍼질때가 있다. 

요 며칠, 이렇게 아프고 짠한 마음으로 일하는데도 

4대보험 정규직이 아니라서 종일반 보육을 받기위해 

온갖 서류를 쥐어 짜내야 했기에 마음이 더 그랬다. 

일좀 하겠다는데 왜 나라가 나를 안도와주나. 

그런데 가끔 이렇게 투정을 부리는 날이 있고, 

또 어떤 날은 장난감을 가져가겠다고 하거나 

옷입는 문제로 고집부리며 나를 힘들게 하는 날도 있지만.. 

결국 아이는 이렇게 나에게 협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의 그 협력이 오늘따라 마음 아프다. 

아직은 좀 불규칙하게 살아도 되는데, 

엄마랑 하루종일 살 부대끼며 노는 날도 있어야 하는 데.. 그런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다른 아이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일 때문에, 내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지 말아야지. 

일을 처음 시작할때의 마음이었는데. 오늘따라 그 약속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된다. 

엄마의 성향은 결국 아이에게 영향을 주게 되는데, 

내 바쁜 성격과 일정이 아이를 가두고 있는 것 같다. 

완벽할 순 없지만, 좀 더 노력해야할 시점이 온 것 같다. 

호흡을 좀 길게 가져봐야지.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나도 풀어지고 아이도 마음껏 풀어지는 시간을 만들어 봐야지.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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