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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Jul 07. 2016

엄마에게 완벽한 선택은 없다.

                                                                                                                                                                                                                                                                                                                                                                                   

엄마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를 뒤적이며보니 그곳에 꽤 엄마들이 고민을 쓰고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작게는 육아용품이나 산후조리방법등에 대한 문제부터 크게는 육아나 가정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나 역시 아이를 임신한 것을 안 순간 병원을 결정하는 것부터 그 선택의 길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뭘 해도 그리 심각하지 않은 사소한 문제들도 있는데.. 그때는 그 모든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심각해지기 시작하면 아이 물컵을 고르는 것부터 변기를 고르는 것까지.. 끝도 없이 심각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여기 육아세계이다. 

그런데 아이가 한살 두살 자랄 수록, 좀 더 무게감 있는 선택이 계속 다가온다. 어린이집을 보내는 시기라든가, 어떤 기관을 보내야하는가 라는 것부터.. 아이와 함께 하는 순간순간 위기마다 아이에게 어떻게 가르치고 반응해줄 것인가와 같은 문제들까지. 엄마머리는 늘 들끓는다.


나 역시 요 몇주를 나름 심각한 고민을 하며 보내고 있다. 요약하자면 극세사 같은 아이의 기질을 고려해서 다소 멀지만 작은 기관을 보내야할지.. 좀더 가깝고 지속가능하지만 아이에게 적응에 대한 미션을 줘야만하는 기관으로 옮겨야하는지.. 뭐 그런문제였다. 

어느쪽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것은, 양쪽 다 아이에게 지금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었다. 안정감과 성장이라는 부분은 아이에게 균형있게 필요한 건데, 이건 어느 쪽을 포기할 것인가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지금 나의 짧은 판단력으로는 어느쪽이 덜 치명적일지 결정하기가 너무 곤란했다. 급기야 나는 약간 우울해졌는데, 나의 우울을 돋구는 진짜 원인에는 주변사람들의 반응이 한 몫했다. 

이를테면 나는 정말 심각하게 조언을 구하는데, 가족부터 친한 지인들은 한결같이 "네가 더 잘 선택하겠지만.." "너가 모르면 내가 어떻게 알아" 와 같은 말들을 덧붙이는 것이다. 

나는 의기소침해졌고 혼란스러웠다. 엄마이기에 잘 선택해야할 것 같은 부담감도 들었다. 사실 내가 엄마라고 해서 그리고 전문가라 해도  지식에 기초에서 더 잘 예측할 수 있는것이지 아이가 어느쪽에 더 잘 적응할지 딱 딱 쪽집게처럼 맞출 수는 없는건데 말이다. 

그러나 오늘 하원한 후 놀고 있는 아이모습을 보면서, 그냥 문득 '아무렴 어때!" 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 사실 엄마라고 해서 늘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해 고려해서 결정한 이유식을 정작 아이가 전혀 먹지않는 일이 발생하듯,  엄마의 또 다른 중요한 결정도 그렇게 문제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담백하게 바라보기로 결정하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결정한 후 오는 결과에 대해 아이와 함께 견뎌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완벽한 결정에 대한 부담감이나 불안을 내려놓기로, 아이를 좀 더 믿어주기로 그리고 무엇이든 아이와 함께 견뎌보기로.. 나는 그렇게 결정하였다

*그로잉맘 육아일러스트 큐스패밀리(qsfamily)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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