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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Feb 10. 2017

#7. 아이와 똑같이 놀이하라

                                      

우리가 계속해서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는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아이에게 모든 권한을 주고 그것을 기다려준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아이에게 주도성을 갖도록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장면은 바로 놀이라는 이야기도 반복해서 하고 있다.



엄마의 친절한 지시


아마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과연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는 엄마일까?
내 아이는 지금 주도성이 있는 걸까?

아이에게 마음껏 허용하려고는 하지만 엄마의 마음에는 이런 불안감이 있다. 

아이가 혹시 밖에 나가서 다른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이러면 어떡하지? 
아이가 버릇없고 제멋대로 자라면 어떡하지?  
그래서 알게 모르게 아이의 주도성을 많이 제한하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이는 자신이 채우고 싶어하는 욕구의 양이 있는데,만약 이것을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는 엄마와의 관계에서 마음껏 채워보지 못하면, 결국 다른 곳에서 가서 더 약한 사람(친구, 동생) 에게 더 터트리게 된다. 

또, 엄마와의 관계에서 내가 주인이 되어 이끌어 보는 경험을 충분히 연습하지 못하면 
또래와 있을 때 위축된다. 혹 반대로, 자신의 것을 조금이라도 지키기 위해 더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는 말처럼, 
안에서 '내 것'을 누리는 안정감을 경험해야 밖에서 새지 않는 것이다. 

정말 소수의 엄마를 제외하고는 나쁜 의도로, 일부러 아이를 심하게 제한하거나 억압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이에게 더 잘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에, 혹 밖에 나가서 잘못할 까봐 불안한 마음에, 엄마의 급한성격으로 인해 기다리기가 답답해서.. 아이에게 먼저 제안하고 엄마중심으로 이끌게 된다. 나는 그런것을 '친절한 지시' 라고 표현하곤 한다. 

예를 들어, 노리야~ 우리 이거하자! 이거할까? 라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엄마의 목적으로 아이를 끌어가거나, 아이가 부탁한 것 이상으로 친절하게 다 해줘버려서 아이의 몫을 남겨주지 않는 경우이다. 

엄마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찌되었건, 아이가 주도성을 은연중에 계속 뺏기게 되면.. 점점 아이는 스스로 놀이하고 발견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쉽다.

  


지난 #6에서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기 위한 엄마의 놀이태도 2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로 질문하지 않기와 엄마생각에는~ 이라고 이야기하지 않기 :)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번에 이어서, 아이에게 주도성을 줄 수 있는 엄마의 놀이태도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자 한다. 

계속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지만,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먼저 시작하고, 엄마는 반응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엄마가 무언가를 먼저 시작하거나 제안한다면 그것은 이미 시작부터 주도성이 아니다.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는 엄마의 놀이태도!

  


3. 이게 뭘까? 한번쯤은 되돌려주자. 



아이들이 놀이하면서,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엄마 이게 뭐야? 라는 말이다. 

보통엄마들이 대답을 무심결에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한번씩 되물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이게 뭐야? 라고 물을 때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자기가 알고 있는(혹은 자기만의 생각이 있는) 경우이고, 두번째는 정말 궁금해서이다. 그런데 아이가 이게 뭐야? 라고 물을 때 우리는 어느쪽인지 쉽게 알아챌 수가 없다. 그래서 아이에게 기회를 한번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게뭐야? 라고 했을때, 글쎄 이게 뭘까? 혹은 이게 뭐같아? 라고 되물어주면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근사한 답을 내 놓는다. 특히 놀이에서는 더욱 그렇다.

간혹 빨리 대답해주지 않으면 화를 내거나 신경질을 내는 아이가 있는데, 그렇다 해도 틈틈히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대답이 틀렸다 라고 생각하는 불안함이 있어서 그렇게 엄마의 답을 원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노리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는 메세지를 계속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4. 엄마의 손이 더 바쁘게 움직이지 않는다!



엄마와 아이의 놀이장면을 일주일에도 몇 십개씩 보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보다 더 잘 놀고있다. 절대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마치 아이의 장난감을 내것 처럼, 엄마주도적으로 노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다. 아이보다 엄마에게 레고통이 더 가깝거나, 엄마가 더 빠르게 열심히 만들면서 노는 경우가 그렇다. 

엄마가 아이보다 더 손이 바쁘게 움직이면, 첫째로 아이가 먼저 시작하는 장면들, 그러니까 엄마가 진짜 반응해주었으면 좋았을 장면을 놓치기가 쉽다. 또한 두번째로는 아이가 자신이 하는 것에는 점점 만족하지 못하게 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자주 만나는 경우중 하나가, 엄마에게 원하는 사물을 그려달라고 요청하고 절대로 기회를 줘도 자신이 그리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인데, 자세히 놀이장면을 보고 있으면 엄마가 아이가 요청한것 이상으로 더 많이, 더 자세히 그려주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단지 나무만 그려달라고 했는데 나무에 사과도 그리고 잔디도 그리는 그런 식이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이 스스로 그릴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조금만 말해도 완벽하게 그려서 주는 엄마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엄마가 늘 아이의 손이 되어주면, 아이는 이 놀이에서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는다. 그래서 혼자서는 당연히 놀지 못하게 된다. 갑자기 혼자 놀거나 또래와 노는 상황이 되면, 엄마없이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알지 못하기에 불안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가 그림을 요청하는 경우라고 해도 바퀴를 그리고 아이의 반응을 얻고, 요구에 따라 또 그려간다면.. 완전히 아이가 그리는 것은 아니라해도, 엄마가 바쁘게 움직여 완성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5. 아이가 놀이하는 그 방식대로 놀이한다!



어떤 아이라도, (심지어 발달장애, 자폐아이들 조차도) 자신만의 고유한 놀이를 한다. 아무리 어린 아이들 조차 자신만의 장난감 탐색법이나 즐거워 하는 방식이 있다. 우리는 아이와 놀이를 하는 10분동안, 아이의 이러한 방식을 관찰하고  그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반응해줄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 이지만, 우리 아들은 정말 예민하고 소극적인 기질이 도드라지는 아이인데, 아이가 하는 방식대로 존중해서 모방해주는 이 방법이 가장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4살인 지금도 다른 장면에서는 몰라도 놀이에서 만큼은 아주 적극적이고 혼자서도 자신있게 놀이한다. 

어린 아이라면 장난감을 줘도, 원래 고유한 방법대로 잘 가지고 놀지 못한다. 머리에 올리기도 하고 입에 물기도 하고 그냥 흔들기도 한다. 우리는 자동차를 굴리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하게 하고 싶지만, 우리눈에는 단순해보이는 저런 방법들이 실제로는 아이의 진짜 놀이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엄마의 방법을 고집하기 보다는 

아이가 지금 눈앞에서 하고 있는 그 방식을  있는 그대로 따라해주며 놀이해보자

. 그러면 아이는 처음에는 어리둥절 하지만, 점차 내가 하는 활동이 가치있게 여겨지는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아 내가 하는 이 행동이 엄마도 좋구나' '내가 하는 것이 엄마를 움직이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들은 아이에게 주도성이 되고 자신이 이 놀이를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주게 된다. 

그래서 아주 위험하고 나쁜 행동은 따라하지는 말고, 아이만의 놀이행동은 그대로 함께 해줄 필요가 있다.

또, 5,6,7세 아이들은 점차 규칙게임을 하고 보드게임류를 하게 되는데, 사실 보드게임에 있는 내용대로 놀이할 수 있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자신만의 쉬운 방법으로 바꾸기도 하고, 때론 자신이 좀 이기고 싶은 마음에 규칙을 바꾸기도 한다. 아니면 보드게임의 진짜 목적과는 전혀 상관없는 놀이를 하기도한다. 나는 현장에서는 

엄마들에게 그대로 따라가주라고 권한다. 아이가 놀이에서라도 그렇게 해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금 큰 아이들이라면, 그래서 밖에나가서도 이렇게 규칙을 잘못할까 걱정이 된다면, 차라리 "원래규칙은 이거지만, 노리가 하자는대로 해보자" 라고 간단히 이야기해주고 난후, 아이의 방식대로 게임을 해주는 것도 괜찮다. 

첨부하는 영상은 매우 민망하지만, 내 아이가 두돌 정도 였을 때 찍었던 영상의 일부이다.


#영상이 올려지지 않아 설명으로 대체합니다. 블로그에는 업로드 되어 있습니다.


화면에 다 나오지는 않지만, 아이가 소스를 뿌리면서 음음음음~ 소리를 낸 후 나에게 준다. 그래서 나도 아이와 똑같은 소리를 내며 똑같이 해주었다. 아이가 웃는 소리와 표정이 보인다. 엄마가 이렇게 아이의 놀이를 따라해주면 아이는 내가 하는 것이 가치있구나 라고 느끼면서 자신감도 주도성도 높아진다. 엄마와의 일상 관계가 좋아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 다음에는 스푼으로 떠먹는 시늉을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의 다음 행동이 충분히 예상될 수는 있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절대 아이보다 빠르게 하지 않고, 아이보다 반템포 늦게, 아이로 하여금 엄마가 나를 따라 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면서 놀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음식장난감을 입에 물고 냄비를 머리위에 올리는 장면이다. 짧은 장면이지만, 아이가 그렇게 노는 방식을 존중하고 따라해주는것의 중요성을 미처 알지 못한다면, 아이에게 입에 물지말라고 하거나 그냥 못보고 지나가 버릴 수 있다. 또 엄마만의 방식으로 냄비안에 넣고 요리하는 시늉을 하면서 놀이방법을 가르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보면 아이와 저렇게 즐겁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기가 쉽다. 


아이와 당시에 같이 보던 APP을 응용하여 놀이하는 장면이기는 하지만, 아이에게 "이거 어때?" 라고 가볍게 제안하는 정도는 괜찮다. 다만 그게 너무 많아서는 안되고, 아이가 싫다고 하면 빨리 포기하면된다. 제안과 지시는, 한 끝차이이긴 하다. 이 영상 뒷부분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어 나도 얼른 장난감하나를 입에 문 후 똑같이 따라해보았다. 영상을 잘못 찍어 아이의 얼굴이 다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의 웃음소리만 봐도 얼마나 즐거운지 느껴지실 거라 생각된다.  :)

엄마도 편한 육아를 위해. 



아이에게 주도성을 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방법은 생각처럼 거창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아이가 먼저 시작하고 내가 반응하는 것, 아이의 작은 행동들이 정말 가치있게 여겨져야하는 중요성에 대한 엄마의 '진짜 이해'가 필요하다.

하루 5-10분, 지난 포스팅부터 다룬 5가지의 방법을 시도해보고 매일 체크해보시길 권해드린다!

해보면 정말 좋은 이유중에 하나는 아이도 즐거워하지만, 엄마도 반응하는 것이 에너지가 훨씬 덜 들고 편하다 것이다. 엄마도 아이도 행복하고 편안한 육아를 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정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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