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로잉맘 이다랑 Feb 10. 2017

#8. 아이의 그림을 따라 그려라!

               


아이의 주도성을 키워주는 엄마의 놀이태도 마지막 포스팅이예요. 그동안 5개의 놀이 전략을 다루었는데요, 오늘은 두개의 전략과 더불어 특별히 그동안 댓글로 질문 주신 내용들도 함께 다루어 볼께요:) 


6. 아이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여라! 


때론 아이가 놀이에서 너무 적극적이라? 걱정된다는 엄마들도 있다. 무슨말이냐면, 아이가 놀이에서 너무 제멋대로이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하고 말하라고 엄마에게 강요해서 고민이라는 것이다. 그런 엄마들에게 무엇이 걱정되서 고민스러운거냐고 물으면 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놀때도 이렇게 이기적일까봐 혹은 솔직히 아이가 너무 제멋대로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주기가 힘들다는 이유이다. 

하지만 원래대로 말하자면 놀이에서는 아이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것이 맞다. 우리가 처음 놀이에 대해 이야기 했듯이, 놀이는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보여주고 표현 할 수 있는 유일힌 자신만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제멋대로 인 것 같아 걱정이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생각해보면 놀이 말고는 아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안전한 곳은 별로 없다. 일상생활에서는 보통 엄마아빠의 의견이 더 중요하고, 위험하고 안되는게 더 많으니까. 

엄마아빠와의 관계는 아이가 주도성을 연습할 루 있는 유일한 상황이다. 그래서 부모와의 놀이 관계에서 아이가 주도권을 충분하게 갖지 못하고 자꾸 부모에게 빼앗기면, 밖에 나갔을때도 쉽게 빼앗기게 된다. 아니면 빼앗기지 않기 위해 더 날을 세우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마음껏 부려봐야 타협해야 할 상황에서는 참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놀이에서 아이는 감독이어야 한다. 우리는 감독의 지시를 따르는 배우면 충분하다. 각본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너무 자존심 상하지 않아도 되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아이가 잘 이끈다면 다행스러운 상황일 것이다 :) 

7. 놀이에서는 답정너가 되지 말자. 


답정너, 답을 정한 너. 콱막힌 그런 사람을 뜻하는 단어이다. 아이들은 보통 우리 보다 더 창의적이고 더 자유롭다. 오히려 아이와의 놀이에서 갑자기 찬물을 끼얹는 건 우리 부모들인 경우가 많다. 

놀이라는 세계 안에 들어오면 사실 답이 없다. 아이가 블럭을 햄버거라고 하면 그건 그때부터 햄버거가 된다. 아이가 토끼가 공룡을 죽였다고 해도 그렇게 하자고 하면 그것이 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이가 현실에서도 여전히 모를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는 햄버거가 아니라 블럭이라는 것을, 공룡이 토끼보다 센 동물이라는 것을 반드시 알게 된다. 그냥 아이의 상상속의 놀이 일 뿐이다. 

그런 장면이 있었다. 아이와 엄마가 뽀로로 작은 피규어들로 숨박꼭질을 하고 있었다. 아이아 크룡을 장난감 냉장고 안에 숨기자 엄마가 갑자기 이렇게 이야기한다. 냉장고 안은 숨지 않아. 아주 위험해! 

나중에 여기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보니 엄마는 순간 아이가 실제로 현실에서도 냉장고에 들어갈까봐 걱정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일는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일이 발생한다고 해도 그것은 현실에서 혼날 일이지, 놀이인에서 혼날일은 아니다. 실제로 아이는 그 장면 다음에서는 더 이상의 놀이진전이 없었다. 아이의 놀이가 신나게 달아오르다가 푹 꺼져버린 것이다. 


때때로 이런 경우도 있다. 아이와 역할놀이를 하며 공룡 두마리가 서로 싸우는 장면이 나타났다. 그러자 엄마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노리야- 너도 친구랑 지난번에 이렇게 싸웠지? 친구랑 이렇게 싸우면 되? 안되?" 

아이가 주도적으로 만든 세상에 갑자기 현실세계의 일을 끌어와서 심지어 훈육까지 하게 되면, 아이가 주도한 놀이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마치 우리가 예쁜 꽃을 사와서  꽃꽂이를 하며 기분이 좋아지고 있는데, 옆에서 남편이 그렇게 해봤자 집이 지저분 한데 무슨 소용이냐며 타박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ㅎㅎ 

물론 아주 위험하거나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놀이의 제한이나 약속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따로 다룰 예정!) 하지만 아이의 상상을 제한하는 답정너 엄마는 아이의 주도성에는 좀 곤란하다! 



8. 아이의 그림을 따라 그려라! 

간혹 어떤 아이들에게는 상당히 효과가 좋은 방법 중에 하나다. 아이보다 한템포 늦게 아이의 그림을 따라서 그리는 것이다. 아들과도 가끔 하고 상담을 할때도 사용하는 방법인데, 아이들이 왜 따라하냐고 묻거나 부끄러워 하다가도, 네가 하는게 멋져서 따라 그리고 싶어 라고 이야기를 하면, 나중엔 되려 신나하면서 자신을 따라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으쓱거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에디오피아에서 부모교육을 할때도 모자 애착프로그램으로도 했었는데 효과가 참 좋았다. 이 방법은 그림 뿐 아니라 레고놀이를 할때도 활용할 수 있다. 아이가 레고를 쌓는 모양과 고르는 색깔대로 똑같이 따라 만들다보면 아이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질 뿐더러, 아이가 즐거워 하는 효과까지 얻게 된다. 

물론 간혹 싫어하며 강하게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경우엔, 그냥 안하면 된다. ^^ 

아이의 주도성에 대한 
몇 가지 질문

1) 아이는 왜 혼자 놀지 못하고 나에게 의존하는 걸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우선 아이가 실제로 나이가 어리거나, 스스로 놀이하는 능력이 부족할 경우 당연히 엄마를 의존하게 된다. 이런경우 일정시간 아이가 주도적으로 놀이하는 것에 자신감이 생길때까지 반응해주고, 아이의 방법에 따라주는 방법들은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아주 잘 놀이하는 아이들도 당연히 엄마를 찾는다. 하지만 엄마없이도 놀 수 있는 아이가 되려면 '놀 수 있는 근력' 이 필요하다. 그 근육이 생길 때까지는 엄마의 지지가 필요한 것 같다. 

이런 경우 일부는 아이의 주도적인 놀이보다 엄마가 일방적으로 이끌거나 제안하는대로 따라간 놀이를 해 온 경우가 있다. 엄마가 하는
것이 더 완벽하고 좋다고 느끼게 되면 아이는 엄마없이는 불안전해서 놀이할 수 없게된다. 아이가 독립할 수 있도록 일정시간 안전한 기지가 되어주고 연습할 수 있는 장이 되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2) 그동안 포스팅을 읽다보니, 우리 아이는 주도성을 갖지 못하고 자란 것 같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까? 

물론 발달에는 가성비가 좋은 시기가 있어서 그때 그때 하면 더 효과가 배로 나타나는 기간이 있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발달은 앞 단계가 잘 되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을 찾았다면 보완해주는 것이 맞다. 그래야 스스로를 가치있다고 여기고 자신의 정체감을 찾는 단계로 순조롭게 갈 수 있다. 

놀이전략을 그대로 쓰지 않더라도, 아이가 대화를 먼저 시작하는 것에 반응해주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등의 기본적인 태도변화는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아주 사소하지만 중요한 팁이다. 

3)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려면 놀이중에 내가 무언가를 제안하면 안되는 걸까? 아이가 매번 역할놀이를 할 때마다 같은 스토리만 반복하는 듯해서 걱정스럽고 답답하다. 

물론 제안해도 된다. 놀이를 확장하거나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기 때문에. 다만 제안은 하되 지시가 되지 않도록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가볍게 "이런건 어때?" 라고 제안할 수 있지만 아이가 따르지 않는다면 더 이상 반복하지 않고 접는 것이 좋다. 반복하면 지시가 되기 때문이다. 호응을 얻지 못한 제안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작가의 이전글 #7. 아이와 똑같이 놀이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