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을 시작하기에 앞서, 잠시 #5. 아이가 잘노는 공간은 따로 있다 포스팅에 대한 공통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먼저 드려요. 포스팅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놀이라는 측면만 고려해서 아이에게 좋은 공간구성을 소개해 드린 것이지만, 실제로 각각의 상황이나 아이의 성격 등에 따라서 전부다 적용할 수는 없어요. 다만,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면 한번쯤 고려해볼만 할것 같아요.
또 한가지는, 방을 그렇게 만들어줘도 아이가 따로 거기서 놀지 않는 다는 질문이 있으셨는데요, 약간 오해가 있어 정정하고자 해요. 우선은 공간을 잘 만들면 아이가 혼자서도 잘 논다? 그런 것은 아니예요. 아이가 잘 놀려면 놀이하는 능력(놀이성)이 생겨야하는데, 그건 엄마와의 관계에서 더 많이 만들어져요. 그리고 이 놀이능력이 생기도록 도와주고, 아이가 놀이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분출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중에 공간의 도움이 있는거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민후 역시, 어릴때는 당연히 놀이공간이 있어도 밖으로 끌고 나오기도 하고, 혼자서는 절대 안놀고요.. 그런데 계속해서 거기서 저도 함께 놀며 시간이 지나다보니, 이젠 가끔은 혼자서도 그 안에서 집중해서 놀이를 하게 된 것 같아요. 놀이공간에 대한 포스팅도 참고하시면서, 그외에 아이의 놀이에 대한 엄마의 반응법이나 태도에 대한 포스팅도 읽어가시면서 함께 적용해나가시면 좋지 않을까 해요^^
그로잉맘육아에세이만 연재하다가 정보성글을 다루다 보니, 저도 엄마들의 반응을 살피게 되네요. 궁금하신것 언제든 질문 주세요!
어떤 아이로 자라기를 원하나요?
"아이가 어떻게 자랐으면 좋겠나요?"
여기에 대한 엄마들의 대답은 대부분 비슷하다.
행복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고 사람들과 편안하게 잘 어울릴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
정말로 그렇게 자란다면, 아이는 내가 이후에 무언가를 해주고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스스로도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다른 사람도 이 아이를 좋아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아이로 자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엄마로서, 아이에게 지금 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은 뭘까?
나는 망설임 없이, 그것이 주도성이라고 생각한다.
주도성은 내가 원하는 것을 남과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만,이 주도성을 갖기 위해서는 앞에 많은 단계들이 필요하다.
앞서 설명했던 것 처럼, 아이가 다른사람과 신뢰로운 관계를 맺었어야 했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해본 경험이 있어야 그 자신감을 토대로 무언가를 스스로 시도하게 되고, 남과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일단 아이가 주도성이라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학습이든, 관계든, 무엇이든..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해나가고 상황에 따라 그것을 타인을 위해 조절할 수도 있는 아이가 된다.
그럼, 이 주도성을 우리는 어떻게 줄 수 있는 걸까?
주도성은 아이가 시작하는 것이다!
주도성이라는 말을 생각해보자.
그 말 자체가, 시작점이 아이에게 있다.
만약 엄마가 무언가를 먼저 제안하거나 혹은 시켜서 아이가 그것을 한다면
그건 시작부터 아이가 주도한 것이 아니게 된다.
아이가 먼저 원하는 것을 시작하고
엄마는 거기게 반응하는 것.
그것이 주도성의 아주 기본적인 의미이다.
엄마: 와 여기 봐~ 친구들에게 맛있는 것을 해줄까?
아이: 동물이야 (아이는 동물 피규어들 중에서 공룡을 꺼낸다)
엄마: 우와 공룡이네? 공룡에게 먹이를 주면 좋겠다.
(음식 장난감 상자를 건내며) 여기서 공룡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을까?
아이: 응
엄마: 공룡은 뭘 좋아할까? 이걸좋아하나?
(공룡소리를 흉내내며) 아우 나는 배가 고파~ 맛있는것을 줄래 노리야?
노리야 공룡에게 맛있는것을 줘보자!
아이: (엄마가 준 음식장난감과 공룡을 들고) 냠냠.. (먹는 시늉)
반응해준다고 생각했지만, 아이에게 먼저 제안했고, 반응은 아이가 하는 경우가 많다.
상호작용이라고 하기엔 아이에 비해서 엄마가 이야기하는 양이 더 많고, 손도 더 빨리 많이 움직이기도 한다.
사실 우리는 아이가 우리보다 어리고 미숙하다는 전제가 있고 그래서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먼저 제안한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빈번하게 오는 엄마의 제안을 매번 뿌리치기도 어렵고 따라주는 것도 스트레스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엄마와 아이들의 놀이를 가만히 보다보면 아이들은 고개를 돌리거나, 대답하지 않거나, 따라주지 않거나 하는 방식으로 엄마에게 거부를 표현하기도 한다. 혹은 따라가주는 아이들도 있지만 썩 즐겁진 않다.
그래서 놀이가 방법이다!
전문가 이기전에 4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먼저 엄마들의 고충을 100% 이해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시작하게 하는 것이 주도성의 시작이라지만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다.
일상생활에서 아이에게 그렇게 주도권을 주었다가는 일상생활이 거의 마비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의 속도와 원함을 따라가 주다가는 아무것도 제때 할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사실, 그 유일한 답은 놀이에 있다고 생각한다.
놀이라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아이에게 구분해서 주는 것은 일상생활을 통채로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는 일보다 훨씬 쉽다.
원래 놀이는 아이의 것이고 아이의 언어이니까.
놀이하는 순간이라도 아이에게 주도성을 줄 수 있다면 아이는 그 안에서 충분히 얻어갈 수 있다.
실은, 엄마들은 아이와의 놀이에 대해 많은 부담을 안고 있지만 제대로 반응하면 놀이해준다면, 그 시간은 짧아도 상관이 없다. 아이조차도, 10분정도 집중해서 놀아주면 점점 만족할 수 있게 된다.
단지 지금까지 그게 안된 이유는, 아이가 만족할 만큼 놀이 상대자가 되지 못했던 것. 어떻게 반응해줘야하는지 몰랐던가, 혹은 몸은 옆에 있지만, 휴대폰을 하거나 다른 생각을 하느라 집중해주지 못한 것일 수 있다.(아이들은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는 것을 귀신 같이 안다ㅎㅎ )
놀이 시간을 구분해서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는 것은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둘다 안전하다.
그래서 꼭 놀이를 통해, 하루에 5-10분 짧은 시간을 쌓아가면서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기분이 자주 우울하고 육아스트레스가 심해서 에너지가 없는 엄마들에게도
너무 잘 놀아주려는 것보다,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는 방식의 놀이법이 훨씬 편하다.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는
엄마의 놀이법은?
이 포스팅을 시작으로, 몇 번에 나누어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는 엄마의 놀이법에 대해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에 설명한 내용이다.
주도성 자체가 아이가 시작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먼저 시작한것에 반응하는 것이 포인트 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를 잘 알아야한다. 지금 내 앞에서 노는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어떻게 놀려고 하는지를 알아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전 포스팅에서 다룬 디톡스가 먼저 필요하다.
아이의 눈을 보기 위해 자세를 낮추고
아이와 마주보고 놀이하며
아이에게 제안하거나 질문하는 것 없이 아이를 관찰해보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이것이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그 다음으로 놀이에서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는 연습을 해보자:)
1. 아이가 놀고 있을 때 너무 질문 하지 말자!
아이: (블럭을 쌓고 있다)
엄마: 노리야, 뭐하는 거야?
아이: 집..
엄마: 집 만들어? 우와 멋지다. 정말 멋진 집이네, 이 집에는 누가 사아?
아이: 노리
엄마: 아 노리가 사는구나, 엄마아빠는 안살아?
아이: 살아요
엄마: 그럼 엄마아빠는 어디에서 자요?
아이: (가리키며)여기
엄마: 아~ 그럼 노리는 어디서 자요? 우리가족이 다 있기엔 집이 너무 작지 않아?
아이마다 놀이에 들어가는 시간의 차이가 있다.
또 놀이를 다른사람과 함께 공유하려고 하는 차이도 아이마다 다르다. 엄마는 물론 아이에게 더 반응해주고 싶고 잘 놀아주고 싶어서 위 장면처럼 질문을 하게 된다.
그런데 보통 아이들은 자신이 그림을 그리거나 무엇을 만들때 딱 정해두고 계획해서 그리거나 만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너무 자세한 질문이 자주 반복되면 아이의 놀이는 흐름이 끊기고 아이는 자신이 주도해서 놀이를 만들어갈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렇다고 아이를 내버려 두라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가 하는 것에 대해 바라봐 주면서, 그것을 보고 있다는 것을 표시내는 정도의 반응만으로도 충분하다.
예를 들면, 위의 장면에서도
"노리가 블럭을 쌓고 있네?"
"뭔가를 만들고 있구나"
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만으로 아이는 자신이 해나가는 것에 지지 받는 느낌을 갖는다.
내가 하는 것에 대해 누군가가 반응해주는 것. 그것으로 아이의 자신감은 향상된다 :)
2. "엄마생각에는~" 이라고 말하는 것을 줄여보자
엄마마다 차이는 있지만, 생각보다 아이와의 대화중에 많이 나오는 말이
"엄마 생각에는~" 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뭘 담으면 좋을까? 엄마생각에는 아이스크림을 담으면 좋을 것 같아"
아이에게 가볍게 제안하는것 까지는 좋았지만
엄마생각에는, 을 덧붙이는 순간 놀이에 제한이 생기고 만다.
사소한 말의 차이지만, 만약 "여기에 뭘 담으면 좋을 까?" 에서 멈췄다면 아이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더 많은 것을 이야기했을지도 모른다.
엄마가 놀이안에서 엄마생각을 내뱉어 버리면
아이는 억지로 협조해주거나, 혹은 아이에 따라서는 "아니야" 라고 거부한다. 그러면 엄마도 기분이 좋지 않고 아이의 협조를 못 얻은 느낌이 들게 된다.
엄마의 생각을 덧붙여 제안하기 보다는, 아이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질문까지만 하자 !
다음시간에도 이어서 <아이에게 주도성을 주는 엄마의 놀이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