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로잉맘 이다랑 Aug 20. 2018

아이와의 일상에서 문제가 느껴질 때.


훈육을 해도 예전같지 않을 때, 팽팽하게 당겨진 끈이 아이와 나 사이에서 느껴질 때 잠시 멈추고 생각해본다. 내가 요즘 아이눈을 봐주었나? 내가 아이의 이야기를 잠깐이라도 멈추고 제대로 들어줬었나? 아이랑 놀이한지가 얼마나 되었더라?


모든 문제의 원인이 항상 그 문제장면 안에 있는 것이 아닌 듯 하다. 문제의 상황과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다른 장면에서의 작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문제가 된다는 것을, 나의 육아에서 종종 발견하곤 한다


아이의 불안과 나의 피곤함이 만나 몇 주째 팽팽한 긴장감이 우리 가운데 있다. 괜히 아이가 요즘 유난스럽다고 탓해보지만, 사실 이미 알고있다. 우리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하원후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작은 우산을 핑계삼아 아이와 카페에 앉았다. 마침 휴대폰에 배터리도 없어 그저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마주 보고 들어주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횡설수설 앞뒤안맞는 아이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느껴진다. 순간, 요즘 이렇게 아이 이야기를 오래 들어주지 못했구나 라는 깨달음이 온다. 집에 돌아와 밥과 찌개를 올리고, 아이가 집을 꾸미는 것을 가만히 앉아 지켜봐준다. 호들갑 떨며 반응도 해주고, 높은 곳도 네가 해낸거라며 격려해주면서. 



아이를 재우며 생각해보니 오늘 저녁식사시간 전 짧은 훈육이 최근의 며칠보다 수월하게 넘어가는 것도, 옷을 갈아입으며 나에게 살며시 안기는 아이의 모습도... 기분 탓만은 아닌것 같다. 세상 모든일처럼 육아도, 꼭 방법과 스킬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님을, 보이지 않지만 정말 작고 사소한 무언가에 의해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임을 왜 자꾸 잊게 되는 걸까
.

내일은 아이의 횡설수설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줘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의 삶에 노란점 찍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