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로잉맘 이다랑 Sep 25. 2015

당신을 위한 공간을 가지고 있나요?

엄마성장에세이

인스타그램 그로잉맘 에서 알게된 어떤 엄마와 쪽지로 이야기를 잠깐 나누게 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유식을 거부하는 아이에게 자꾸만 과도하게 화를 내고 있어 고민이라는 내용이었어요. 더운 여름날 힘들게 이유식을 해주었는데 먹지도 않고 장난만 친다면, 아무리 내 자식이어도 짜증도 나고 화도 날 것 같다는 생각이 저도 들더라구요.

그런데 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 엄마가 살림도 육아도 너무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 늘 집을 치우고 손빨래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이유식은 둘째치고, 그렇게 하루종일 힘을 빼니 정작 아이에게 줄 에너지도 없고 자신을 돌아볼 힘도 없었던 것 같았어요. 너무 많은 곳에 힘을 다 써버려서, 아이에게 인내해줄 힘은 정작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냐구요..그렇게 이야기를 꺼내니 이 엄마도 자신의 고충을 솔직히 털어놓기 시작했답니다..

이 엄마에게도 이야기 했지만, 좋은 엄마가 되는 가장 간단한? 방법중 하나는 아이를 위한 에너지를 남기는 것이예요. 살림. 이유식만들기. 청소. 빨래 그리고 워킹맘들은 업무까지 모두다 중요하지만, 사실 그것들이 너무 우선되어서 정작 아이를 위한 에너지가 늘 부족한 상태라면, 아이의 사소한 행동에도 인내가 발휘되지 못하고 온갖 감정이 다 폭발해버리기 쉽거든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바로 나자신을 위한 에너지를 남기는 것이예요. 비행기에서 사고가 나면 부모가 먼저산소 장치를 하고 아이에게 하게 되어있다고 해요. 왜 그럴까요? 엄마가 일단 호흡이 가능해야 아이를 안전하게 돌보는 조치를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예요. 우리는 생각보다 이 중요성을 잊어버릴때가 많아요. 아이에게 인내를 보여주고 잘 돌보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잘 돌보아줘야한다는 사실을요.

차 한잔도 엄마에게는 나만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어제와 그제, 이틀동안 움직임으로 하는 놀이상담프로그램 지도자워크샵을 받았어요. 그중에서 제가 진심으로 울컥했던 순간이 있었는데요. 바로 테이프로 어떠한 공간을 내가 선택하여 정하고 '이곳은 내 공간입니다'라고 선언하면 다른 사람들이 '네 그곳은 당신만의 공간이 맞습니다!'라고 동의해주는 그런 프로그램이었어요. 나만의 공간을 꾸미는데, 아 내가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나만의 공간을 가져보았던게 언제였더라.. 라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그저 앞만보고, 내 아이만 보며 온 시간.. 그러다보니 한번도 정신적으로나마 나만을 위한 여유공간을 가져보지 못했더라구요.  엄마와 아이의 놀이분석을 하다보면 아이의 놀이장면이나 공간에 갑자기 침범하는 엄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엄마도 엄마의 공간을 갖지못하니, 아이의 공간을 볼 수 없고 존중할 수가 없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나의 감정을 잘 조절하고 싶다면,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면.. 다른 어떤것 보다 우선, 자신의 마음을 돌보시길 바래요. 자신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시길 바래요. 작은 책상이라도, 그도 어려우면 나를 위한 찻잔이라도, 그것마저 어렵다면 정신적인 공간이라도요. 그리고 아이를 위한 에너지를 항상 남겨주길 바래요. 다른것이 좀 부족해지더라도 괜찮다고 다독여보길 바래요.


그것이  내 아이를 좀 더 기다려줄 수 있는 힘이 될거예요.

그로잉맘 growingmom
*등장하는 엄마의 동의를 구하고 올리는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에킬리브르, 균형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