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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Apr 19. 2016

엄마로서의 삶이 무기력하다고 느껴진다면..!

                                                                     

                                                                                                                                  

아기를 키우는 친구랑 만나기로 했는데 몇 번이나 약속이 어그러졌다. 우리 애가 아프기도 했고, 갑자기 친구 딸이 아프기도 하고, 갑자기 시댁행사가 생기고..어찌저찌 하다보니 약속이 몇번이나 미루어지게 되었다. 다시 약속을 잡으며 지난번 약속은 나때문에 깨져서 미안하다고 하니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아기엄마들끼리 약속하면서 그대로 될거라고 기대를 안해. 어차피 우리맘대로 안되잖아"


엄마로 사는 일상에서 사실 나를 힘들게 하는것은 큰 사건들이 아니다. 결국 참았던 화가 터져나오거나 아이에게 신경질을 내는 경우도 사소한 일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제 정말 다 정리하고 쉬려고 하는데 아이가 다시 무언가를 엎지르는 것, 나가려고 다 준비했는데 아이가 똥을 눠서 다시 옷을 벗기고 갈아줘야하는 상황, 늦었는데 아이가 갑자기 떼를 쓰는 상황, 하루종일 밥을 차리고 치우다가 끝나버리는 그런 일상들..말이다. 

육아의 보통일상에서, 내가 힘들다 느끼는 이유는, 친구의 말처럼 이 모든것이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인듯하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쉬고싶다고 쉬는게 아니고, 내가 나가겠다고 나갈 수 있는게 아니다. 심지어 당장 오늘밤에 내가 잘 잘 수 있는지 조차 불분명한 날들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엄마로 지내는 일상에서  이것이 계속 반복되다보면 내가 스스로 내 삶에서 통제할 수 있는것이 없다고 느끼게 되고, 나 자신으로서뿐만 아니라 부모로서의 효능감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그 무기력이 스트레스나 분노, 불행감의 원인이 된다.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중에 하나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찾아서  그것이 내 삶에서 가지는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다. 아이와 관련된 일상은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예를 들어 뜨개질과 같이 틈틈히 어떤 것을 만들어 완성하거나, 꽃과 같은 식물을 기르는 일은 내가 작지만 통제감을 맛볼 수 있는 활동이다. 변수가 적고 내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내가 무언가를 능동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자꾸 잊지 않도록 깨우치다보면 그것이 쌓여 내 삶에 통제감을 만들고 엄마로서의 자신감도 회복시킬 수 있다. 

너무 평범하고 사소하게 느껴지는가? 

청소년 아이들을 상담할때보면 엄마가 지나친 통제로 오랜시간 무기력함을 반복해서 배워온 아이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은 이제 자기가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른다. 자기 스스로 다른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고 그래서 무기력하고 불행함을 느낀다. 이런 친구들과 상담을 할때도 아이가 작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다. 엄마눈을 피해 확보할 수 있는 사건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그 사소한 것들이 하루하루 쌓여 아이가 에너지를 되찾는 모습을 보면 작은 변화가 누적되어 갖는 힘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환경이 나를 배려해주지 않는다면,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한다. 내가 스스로 기능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들을 찾아내야한다. 그렇게 내 안을 돌보는 일을 하자. 행복한 내가 되는 길이면서 동시에 내 주변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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