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집단육아코칭 하나하고 택시에 몸을 싣고 센터로 달려가는 중. 어제밤에도 아이에게 버럭-했는데, 그게 지금 나의 큰 자원이 되어준다는 것을 느낀다. 이미 아이를 키운 전지전능한 시점으로 유체이탈 화법으로 이야기 하기보단, 어제도 오늘도 나 역시 함께 아이를 키우고 있고 화를 내고 후회도 하고 있다고. 그렇게 엄마들에게 말해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제 여러가지로 저기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티 안내려고 했는데, 막판에 아이가 엄마아~~ 하는 소리에 나도모르게 날카로운 소리로 왜 또! 하고 말았다. 그런데 민후가 창밖을 가리키며, 우와 엄마 달이 크다. 달이 참 예쁘다. 라고 말하는 것... 아이덕분에 창밖을 보고 알았다. 둥글고 밝은 달이 떠 있다는 것을.
이렇게 나와 예쁘고 좋은 것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아이인데, 이 아이의 요구는 이렇게 순수하고 맑은데.. 순간 내 자신이 너무 하다 싶었다. 너무 부끄러워 차마 미안하다는 말은 못하고, 우리 그림책에서 달님을 찾을까? 라고 이야기하고 함께 달님을 찾았다. 아이는 이 책 저 책을 꺼내서 여기에 있네? 여기엔 없네? 라고 쫑알거리며 신나게 달님 찾기 놀이를 한다.
그리고 비로소 하루중 가장 편안한 마음 상태로 돌아왔다. 가끔씩 아이가 나를 이렇게 위로하는구나 싶다. 또, 또, 나는 이런 실수를.. 분주함을 반복하겠지만 그래도 아이를 좀 더 넓고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싶다. 아이가 언제까지고 나를 찾고 내게 매달리는 것은 아닐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