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초보자도 5분이면 뚝딱인 야채 요리_가지 샌드위치
맛있는 과일을 고를 줄 아는 사람이라면 갸우뚱할 동요가 하나 있다. '사과 같은 내 얼굴 예쁘기도 하지요'라는 후렴구는 과일 코너에서 맛도리 사과를 고를 때마다 아리송하다. 사과는 껍질이 거칠수록, 모양은 울퉁불퉁할수록 새콤달콤 하다. 동요를 개사를 해 사과 대신 들어갈 예쁜 과일/채소는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가지라고 답할 거다. 가지가 얼마나 예쁘냐면 굳이 야채를 사지 않아도 되는 날에도 일단 야채 코너에 들러 항상 가지를 보고 간다. 통통한 살집과 매끈한 피부의 가지. 햇빛을 잘 머금은 보랏빛 색깔은 고급스럽다. 굳이 사지도 않을 거지만 쓱싹쓱싹 만진다. 영어로는 eggplant. 땅에서 나란 보랏빛 계란이란 말이 참으로 잘 지었다는 생각을 볼 때마다 한다. 기분이 좋아지는 장보기의 행복한 리츄얼이다.
얼굴만 예쁜 게 아니다. 성품도 어찌나 발렀는지 부엌에서는 다른 소스나 식재료를 배려하고 입속에서는 담백하고 녹진한 맛을 자아낸다. 가지는 껍질을 까거나 씨앗을 발라낼 필요가 없다. 물로 휘휘 헹궈서 자르면 밑 준비 완료. 칼질을 할 때는 잡티 하나 없이 매끈한 피부에 칼을 대는 거 같아 머리가 쭈뼛쭈뼛 서지만, 칼을 넣으면 사뿐사뿐 들어가는 느낌은 또 재밌다. 요리 똥 손이지만 가지는 불로 잘 구워 양념만 해서 빵과 먹거나 밥 위에 뿌려 먹으면 담백하고 든든한 요리가 된다. 그래서 허기가 질 때, 소스 만들 겨를도 없이 허기질 때 가지 샌드위치, 가지볶음, 가지 야채볶음을 만든다. 소금간과 후추를 뿌려줬을 뿐인데도 정말 맛있다. 오늘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샌드위치 요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요한 건 호밀빵, 소금, 후추, 브리치즈, 트러플 오일이다. 5가지다. 우선 파니니나 호밀빵을 초벌구이 한다. 따뜻한 수분을 머금은 정도로만 구워준다. 가지는 세로로 자른 다음 팬에 아무 기름을 둘러서 달달 구워준다. 소금 간 조금 하고 불을 끄고 후추를 뿌려준다. 프라이팬에 다시 빵을 올리고, 가지를 놓고, 브리치즈를 놓고 빵으로 덮어준다. 양면 바삭하게 구운 다음 그릇에 옮겨준다. 먹기 전에 트러플 오일을 휘휘 뿌려주고 먹으면 천국이다. 치즈와 트러플 오일 맛으로 먹는 것 아니야?라고 할 수 있지만, 트러플과 브리치즈의 맛과 향을 해치지 않으면서 뭉큰하면서도 어석어석한 식감이 든든한 샌드위치 한 끼를 만들어준다.
예쁜 야채 가지를 소개하자면
- 수분이 94%를 차지하고 있어 100g에 16kcal 정도인 다이어트 채소
- 보랏빛 야채는 '항암'기능과 '눈'에 좋은데 가지도 그렇다. 하지만 블루베리를 먹었을 때만큼 눈 건강이 좋아지는 건 느낀 적이 없다.
- 가지는 오직 다른 재료와 잘 어우러지고, 녹진한 식감 맛으로 먹는다.
- 여름이 재철이지만, 사계절 내내 마트에서 살 수 있고, 항상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