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하겠어요"라는 말 앞에서, 9월 23일
과학 실험을 위한 도구제작을 위해 몇 번을 시도하다 실패한 아이는 작은 손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못하겠어요.' '안 할래요' 그 말 한마디에는 아이의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활동을 잠시 멈추고 바라본 아이의 표정에는
"괜찮아, 다시 해보자."라는 말로 위로받거나 격려를 하기에는 보다 깊은 감정이 자리합니다.
실패는 아이에게 다른 아이보다 못 해냈다는 자책에서 오는 두려움도 있지만,
어른의 반응을 시험하는 순간이 되기도 합니다.
낙담하다 못해 잔뜩 화가 난 아이에게 다가가
여러 번 시도 끝에 감정이 담겨 구겨지고 조금은 훼손되기까지 한 도구를 챙기며 나란히 옆에 자리를 합니다.
"이건 선생님도 처음엔 어려워서 여러 번 해 봤었어. 같이 해 볼까?"
다른 친구들은 모두 척척 해내는 것만 같아 속상하고 짜증 나 홍조를 띤 아이의 얼굴에
'함께 해 볼까?'라는 말 한마디에 긴장감이 사라지고 안도감마저 느껴집니다.
아이의 손이 움직이고 선생님의 손길이 더 해지니, 그다음부터는 아이의 손놀림이 분주해집니다.
마침내 실험도구가 완성되는 순간, 아이의 얼굴에는 함박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그 웃음은 단순한 성취의 기쁨이 아니라, 실패를 견디고 다시 시도할 수 있었던
아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회복이기도 합니다.
안 그래도 속상한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더딘 손길에 대한 책망과 비난은
아이에게 뿌리 깊은 실패감과 앞으로의 도전도 멈추게 하는 상처를 주게 되곤 한답니다.
자존감은 성공보다 실패를 받아주는 시선에서 자랍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아이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됩니다.
3세부터 7세 유아기는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실패를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을 더 민감하게 느끼는 시기입니다.
'잘할 수 있어'라는 말은 때로 아이에게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자존감은 '잘하는 것'에서 생기지 않습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경험에서 형성됩니다.
선생님과 부모가 아이의 실패를 함께 견디고 그 감정을 인정해 주는 태도는
아이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실패를 허용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공간에서
아이의 자존감은 조용히 그리고 단단히 자라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 아이에게 '괜찮아'라는 말보다 먼저 꺼내고 싶은 말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