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주, 수요일
타임 아웃(Time out)이란 용어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생소하지 않은 단어입니다.
흔히 스포츠 경기가 한창 진행되다 선수의 교체라던지, 휴식, 작전의 지시. 변경을 위해 심판의 허락을 얻어 경기의 진행을 잠시 멈추는 것이지요.
이 용어가 교육학에서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상황이 일어난 장소와 격리해 조용한 장소에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감정을 조절하는 훈육도구로 쓰이고 있습니다.
한 아이가 갑작스레 장난감 블록을 집어던지더니 감정의 폭발이 일어납니다.
아이가 이렇게 표현하는 데는 물론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강도의 차이는 아이들마다 다~ 다르기도 하다지요.
아이의 폭풍 같은 감정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질 않고 선생님의 다정한 달램도 통하지 않습니다.
작은 몸에서 터져 나온 감정은 교실을 집어삼켜버린 듯합니다.
갑자기 일어난 이 상황을 친구들도 놀란 토끼눈이 되어 바라보며 아이의 울음소리를 제외한 모든 소리는 고요의 세계로 흡수가 된 듯합니다.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따스히 안아주기도 해 보지만, 울음은 쉬이 멈추지 않고
아이를 진정시키려 애를 쓰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스멀스멀 감정이 올라옵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될까, 아니면 지금 멈춰야 할까.
아이의 감정 폭발 앞에서 선생님이라고 매번 수용해 줄 넉넉한 마음의 크기가 허락되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아이를 조용한 공간으로 데려가는 것만큼이나 나 자신에게 타임아웃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임아웃은 아이만을 위한 훈육도구가 아닙니다.
물론 아이의 위험하거나 문제 행동에 대해 조용히 아이의 감정을 함께 바라봐줄 시. 공간적 분리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퐁퐁퐁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샘솟지 않는 순간들을 생각할 때,
아이를 향한 일관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한 감정회복을 위한 시간 또한 필요합니다.
여느 날과 같지 않게
쉬이 지치고, 작은 미동에도 감정이 올라올 때
선생님으로서 나의 자리를 생각하며 나를 먼저 진정시키는 연습.
그 멈춤이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들고, 나와 아이의 관계를 다시 단단하게 이어줍니다.
우리는 흔히 아이의 감정만을 다루려 합니다.
울고, 소리 지르고, 던지고, 삐치고.
그 모든 감정의 폭풍 앞에서 선생님은 늘 '일관적이고, 안정된 존재'로 남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도 사람입니다.
아이의 울음 앞에서 당혹스럽기도 하고, 반복되는 행동에 지치기도 하며
기대했던 반응이 돌아오지 않을 때 마음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참아야 한다'는 인내가 아니라 '멈춰도 된다'는 허락입니다.
타임아웃은 아이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선생님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고, 내가 왜 흔들렸는지, 지금 내 마음은 어디에 있는지를 조용히 바라보는 시간.
그 멈춤은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들고, 선생님으로서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아이의 감정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함께 하는 일은 결국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바라보는데서 시작됩니다.
선생님으로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 안전할 때,
아이의 감정도 안전하게 머물기도, 안전하게 표현되기도 합니다.
* 아이들과 함께 한 오늘,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이 있었나요?
그때 나는 아이에게 어떤 표정, 어떤 말, 어떤 마음으로 반응하였나요?
* 나만의 타임아웃이 필요할 때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미리 생각해 보세요.
교실 한편의 창가, 복도 끝의 조용한 자리 등. 그 공간을 떠올려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