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운 지금, 당신의 손엔 무엇이 들려 있나요?
혹시 작은 사각형 화면 속, 타인의 화려한 일상을 들여다보며 한숨 쉬고 있진 않으신지요.
"와, 쟤는 벌써 승진했네." "다들 해외여행 가고, 맛있는 거 먹고 사는데... 나만 왜 이러지?"
화면 속 친구들은 모두 웃고 있고, 완벽해 보이고, 행복해 보입니다. 그들의 빛나는 사진을 보다가 슬그머니 꺼진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 왠지 모르게 초라하고 찌질해 보이는 기분. 분명 5분 전까진 괜찮았는데, 갑자기 밀려오는 이 공허함을 어쩌면 좋을까요.
상담실에는 SNS를 보다가 우울증이 깊어져 찾아오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편의상 이분들의 마음을 모아 'J님의 사연'이라고 불러볼까요?
J님은 힘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다들은 저보다 앞서가는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은 결혼도 하고 집도 사는데,
저는 모아둔 돈도 없고...
저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서 불안해요.
J님은 자신의 가장 힘든'현실(비하인드 컷)'과 남들의 가장 빛나는 '연출(하이라이트 컷)'을 비교하고 있었습니다. SNS는 인생의 '예고편'처럼 가장 잘 나온 장면만 편집해서 보여주는 곳입니다.
그 편집된 영상에는 그들이 흘린 눈물이나 지루한 일상은 담겨있지 않죠.
그런데 우리는 그 1초의 사진이 그 사람의 인생 전체라고 착각하며, 내 24시간과 비교해 스스로를 깎아내립니다.
보면 우울한데, 자꾸 보게 돼요.
끄고 나면 제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잠이 안와요.
우리는 내일 입을 옷은 내 체형에 맞춰 고르면서,
왜 인생의 속도는 남의 기준에 억지로 맞추려 하는 걸까요?
심리학적으로 볼 때, 이것은 '상향 비교(Upward Comparison)'의 함정입니다.
타인의 성취를 보며 동기부여를 얻는 게 아니라,
나의 결핍을 확인하는 도구로 쓰고 있기 때문에 내 마음만 가난해져 갈 뿐입니다.
타인의 화려함 때문에 일요일 밤을 망치고 있는 당신께,
저는 이런 처방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인생은 '선착순'이 아닙니다. 남의 속도에 맞추려다 당신의 풍경을 놓치지 마세요."
누군가 빨리 간다면 그건 그 사람의 속도일 뿐입니다.
그 빠름을 부러워하며 "난 왜 늦지?" 자책하지 마세요.
그냥 "어, 쟤는 뛰어가네? 난 경치 보며 걸어가야지." 하고
내 호흡대로 걸으면 그만입니다. 당신의 레이스 주관자는 타인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니까요.
오늘 밤, 조급해진 당신의 마음을 토닥여줄 노래는 옥상달빛의 <달리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T-pAKr-Ro0&list=RDbT-pAKr-Ro0&start_radio=1
이유도 없이 가끔은
눈물나게 억울하겠죠.
1등 아닌 보통들에겐
박수조차 남의 일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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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헐떡이는 우리에게 다정하게 묻습니다.
"많이 힘들지? 숨이 턱까지 찼니?" 라고요.
그리고 아주 중요한 해답을 줍니다. "지방 방송은 끄라"고 말이죠.
여기서 '지방 방송'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SNS 속 소음들, 남들의 시선,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오지랖 같은 것들입니다.
그 시끄러운 방송을 끄고 나면 비로소 들릴 겁니다.
내 거친 숨소리가, 그리고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요.
1등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인생은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가 중요한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나답게 완주하는 것이 중요한
긴 여행이니까요.
오늘 밤은 스마트폰의 화면을 끄고(지방 방송을 끄고),
오직 당신만의 속도로 편안한 숨을 쉬며 잠드시길 바랍니다.
당신은 늦은 게 아니라, 당신만의 길을 아주 잘 가고 있습니다.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릅니다.
봄에 피지 않았다고 해서실패한 꽃이 아닙니다.
아직 당신의 계절이 오지 않았을 뿐,
당신은 반드시 피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