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 2026-0211

by 테라

우리 원에는 모두가 알고 있는 절친모드,

그 이상의 친구 한쌍이 있습니다.

이 시기, 좋아하는 감정은 흔히 '우리 결혼하자'로 종결되곤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

설하와 준혁이도 '장래를 약속한(?)' 그런 사이였지요.

매일같이 나란히 앉아 서로를 챙기는, 보기에도 웃음 나는 그런 사이. 공식 닭살 커플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견고하던 애정 전선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됩니다.

늘 나란히 앉던 두 아이가 서로 등을 돌리고 앉아 냉랭한 침묵시위를 벌이는가 싶더니 결국은 설하의 눈물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이유인즉, 친구들끼리 게임을 하기 위해 팀을 나누게 되면서 설하와 준혁이는 다른 팀으로 나뉘게 되었고 준혁이 팀이 승리를 하게 되면서 게임에 진 설하가 속상해하는 마음을 모른 채, 준혁이의 '엉덩이 춤 세리머니'가 발단이었습니다.

준혁이에게는 그저 게임의 즐거움을 표현한 '세리머니'였겠지만, 패배의 쓴맛을 본 설하에게는

'약 올림'으로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설하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7살 인생 최대의 결심을 외칩니다.


"야! 이준혁, 너랑 결혼 취소야. 너랑 안 놀 거야!!"


서러운 눈물은 통곡으로 변하였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위로에도 멈춰지지 않은 채

마지막으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두 아이는 서로의 서운한 부분을 이야기하며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미안해'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입니다.

거기에 '따스한 포옹'까지 더한다면 이어지는 상황은 두말하면 잔소리, 'HAPPY ENDING'입니다.


'포옹'하나에 어느샌가 얼굴에 미소가 번지더니 동시에 까르르 웃음이 터집니다.


[사건번호 2026-0211.

오늘의 사건, 엉덩이 춤으로 빚어진

7살 인생 최대의 '파혼 위기'가 따스한 포옹 한 번으로 싱겁게, 그러나 완벽하게 해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땅땅땅!!!]




유아기 3~7세는 감정과 사회성을 배우는 데 있어 가장 역동적인 시기입니다.

아이들은 기쁨과 좌절, 서운함과 만족 같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며 이를 표현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조금씩 익혀 갑니다. 이 과정에서 또래와의 갈등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데, 갈등은 단순히 불편한 사건이 아니라 사회정서 발달을 위한 중요한 학습 기회입니다.

아이들은 친구의 행동을 자기 관점에서 해석하기 때문에 때로는 즐거운 표현이 약 올림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작은 승패가 큰 서운함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교사의 역할은 이러한 감정을 객관적으로 언어화해 주고 서로의 마음을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네가 기뻐서 춤을 췄지만, 친구는 속상했구나”와 같은 말은 아이들에게 감정을 이해하는 틀을 제공하고, 공감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미안해”라는 말과 포옹 같은 간단한 화해 의식은 아이들이 갈등을 긍정적으로 마무리하는 사회적 기술을 배우는 기회가 됩니다.


결국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감정을 숨기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고 공유하며 서로의 마음을 존중하는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될수록 아이들은 자기 조절 능력과 사회적 관계 기술을 발달시키며, 더 건강하고 따뜻한 또래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까요?


ㅣ 7살 아이들에게 '미안해'는 1초 만에 관계를 회복시키는

마법의 주문입니다.

어른이 된 우리는 자존심이라는 무게 때문에 그 쉬운 말을

너무 어렵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아이들의 투명한 화해를 보며, 계산 없이 먼저 손 내미는

용기를 배웁니다.


ㅣ 다투는 아이들을 보면 어른들은 서둘러 판사가 되어

잘잘못을 가려주려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는 '시간'과

따스한 '멍석'이 아니었을까요?

'포옹'이라는 해답은 그 어떤 판결보다 최고의 답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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