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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Jul 14. 2019

욜로의 진정한 의미는?

저상장 시대를 살아내는 방법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가 화두입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인생살이 방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요. 욜로에 대한 관심과 유행은 매우 뜨거운데 반해 욜로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왜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유행하는 광고 문구처럼 소비되는 경우도 많아 보입니다. 욜로가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제 나름대로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욜로란 무엇인가?


먼저 욜로에 대한 다음 설명을 살펴보겠습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욜로족은 내 집 마련,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쓴다. 이들의 소비는 단순히 물욕을 채우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충동구매와 구별된다.

(pmg 지식엔진연구소)


욜로는 현재의 행복에 충실하자는 의미입니다. 다만, 현재의 행복이 자신의 목표이기 때문에 추구하는 것이지, 훗날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소비하는 충동구매와는 다릅니다. 예를 들면 라면 마니아가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라면을 즐기는 것은 욜로일 수 있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저염식을 지속하던 사람이 야밤에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 먹는 것은 충동구매인 것입니다. 똑같이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세계일주 여행을 떠나더라도 예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한 일생의 목표라면 욜로에 해당되겠지만,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듣고 홧김에 충동적으로 떠나는 것이라면 욜로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2. 왜 욜로에 열광하는가?


욜로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성세대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기성세대들이 욜로를 외치는 젊은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까요? 일부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이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자라다 보니 가난과 어려움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학가에 낭만은 사라진지 오래고, 입학과 동시에 취업 준비를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을 보면 요즘 청년이라고 해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은 듯합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 욜로는 오히려 직장을 수년간 다닌 친구들이 욜로에 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접고 훌쩍 떠나고 싶다거나 젊어서부터 시작하는 퇴사 준비가 유행인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지요. 그렇게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는데, 직장생활은 벗어나고 싶은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욜로에 열광하게 만들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저성장 시대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던 과거에는 현재를 희생하면 미래에 지금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편차는 있지만 근무연수가 쌓이면 승진도 하고 월급도 올랐지요. 하지만 저성장 시대로 들어서다 보니 취업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앞으로 다가올 날들은 더 막막하기만 합니다. 조직도 성장이 정체되면서 직원들에게 나누어 줄 과실이 자꾸만 줄어들어 걱정입니다. 승진 자리도 적어지고 나이가 들수록 퇴사하려는 사람도 없습니다. 선배들이 그 자리 그대로 있으니 신입사원들은 허드렛일을 계속해야 하고 선배들도 어제 같은 오늘로 활기가 없습니다.


의욕적이던 신입사원은 기운 없는 선배들을 보면서 어느 날 문득 자신의 미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선배들에게는 어쩌면 한 번쯤 오게 될 기회가 자신들에겐 영영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듭니다. 현재를 희생해 노력해봤자 미래는 나쁘거나 덜 나쁘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현재를 즐기지 않으면 나중에는 젊음마저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금의 행복이라도 당장 누리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것이지요.


3. 욜로를 실행하는 방식의 문제점


청년들이 욜로를 실행하는 방식을 생각해보면, 저녁 있는 삶이 가능한 직업을 찾는다거나 장기간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런 방식의 행복 추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저도 언젠가 아내와 모든 것을 잊고 긴 여행을 떠나는 것이 꿈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만을 추구한다면 행복을 여가시간에서만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여가시간에 느끼는 행복감이 가장 극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하는 시간에도 나름의 즐거움과 행복감을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일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고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일하는 시간에 기쁨을 얻지 못한다면, 저녁의 4시간을 위해 낮의 9시간을 소모해야 하고 주말 이틀을 위해 주중 5일을 괴롭게 보내야 합니다.


당신에게 가장 에너지가 넘치고 활동적인 시간이 언제입니까? 당신이 일하는 바로 그 낮 시간입니다. 그 소중한 현재(낮 시간)를 그보다 훨씬 짧은 미래(여가 시간)를 위해서 희생하고 있다면 당신의 삶은 이미 욜로가 아닙니다. 현재를 희생해 미래를 준비했던 기성세대와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더 가깝고 한시적인 미래를 위해 현재의 가장 중요한 시간을 희생하고 있는 것이지요.


4. 진정한 의미의 욜로


진정으로 현재의 행복을 즐기려면 일과시간에 의식적으로라도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아니면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일과시간을 값지게 해줄 최소한의 의미나 보람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직장에 끌려다니기보다는 스스로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휴가를 스스로 계획한 후 실행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입니다(패키지여행일지라도 모든 대안 중에서 패키지를 고른 것은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에 대해서 휴가만큼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정시에 당당하게 퇴근하려면 정시에 출근해야 합니다. 출근시간은 지키지 않으면서 퇴근시간만 지킨다면 그건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 위반입니다. 부모님 세대처럼 매일 야근하고 상사의 비위를 맞추라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라는 말입니다. 당신의 소중한 낮 시간을 피해 다니고 책임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느라 허비한다면 스스로 행복을 줄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업무시간에 퇴근만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욜로가 아니라 게으른 것입니다.


5.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


예전에는 직장에 충성하면 노후까지 해결해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급여(승진)는 물론, 퇴직 후에 계열사나 관계사로 전직을 시켜주거나 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을 개설해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몫을 해낸다고 해서 은퇴 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계획을 세워 자신의 노후 역시 스스로 준비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돈을 모으고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생활수준을 낮추거나 평생직업을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욜로는 과소비나 낭비와 절대로 같은 말이 아닙니다. 욜로는 현실에 충실하라는 말이지 미래를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먼 미래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현재가 됩니다. 앞으로 다가올 현재도 책임질 준비를 꼭 하셔야 합니다.


수많은 청년들에게 영감을 준 대표적 인물로 스티브 잡스가 있습니다. 애플을 창업한 그는 젊은 시절 이미 억만장자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돈에 얽매이지 않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살았습니다. 그가 인용했던 말대로 그는 “Stay hungry. Stay foolish.”(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는 뜻으로 사용합니다)를 몸소 실천했습니다. 잡스처럼 큰 성과를 일궈낸 사람들도 자신의 신념과 목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을 납득시킬 만한 노력도 하기 전에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많은 것을 섣불리 포기하고 사는 지도 모릅니다.


한편, 갈망하며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다고 해서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노력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을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패에 대해 어느 누구도 대신 책임을 져주지 않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한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나면 다시 일어서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성공한 창업가 중에 배경이 든든한 경우가 꽤 많은 것을 보면 결국 믿을만한 구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이라면 더욱이 최소한의 대비책 정도는 현명하게 준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저축과 투자가 인생의 플랜 B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전하고 고생하는 젊은이들에게 다음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Stay hungry. Stay W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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