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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Jan 19. 2020

변화에 성공하는 방법

작심삼일 피하기

새해가 되면 많은 분들이 신년 계획을 세웁니다.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결심하기도 하고 새해에는 꼭 저축액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초등학교 시절 방학생활 계획표처럼 며칠이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가면 자신의 의지력 부족을 탓하며 다시 신년 계획을 세우곤 하지요. 계획을 지키는데 의지력이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의지력이 대단하지 않다는 것은 여러 번의 경험으로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기업은 올해 100억 벌었으니, 내년에는 120억 벌자는 식으로 단순히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현재 수익구조와 시장 환경을 면밀히 검토한 후 달성 가능한 도전적 목표를 설정합니다. 직장에서는 다양한 분석과 정교한 평가를 바탕으로 사업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개인생활에서는 별다른 생각 없이 선언적인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도 진정 달라지고 싶다면, 기업처럼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현황과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워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문제점 제대로 알기


나열심 과장이 일하는 영업2팀에는 무섭고 괴팍한 한성질 부장님이 있습니다. 화가 나면 직원들에게 폭언이나 인격모독을 하기 일쑤고, 퇴근시간 직전에 갑자기 일을 시키고 다음날 오전에 보자는 것은 애교 수준입니다. 누구든 부장님 방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정신을 차리기가 어렵습니다. 새해가 되어 간부 대상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주제는 올바른 리더십입니다. 수평적 의사소통, 후배들이 싫어하는 선배, 성희롱 예방 등을 주제로 2박 3일간 연수가 진행되었습니다. 영업2팀 직원들은 이번 연수를 계기로 한성질 부장님이 달라졌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부장님이 그나마 덜 혼내는 금현명 차장이 총대를 메고 연수를 다녀오신 부장님께 넌지시 소감을 물었습니다.


금현명: 부장님, 연수 잘 다녀오셨습니까?


한성질: 아, 그럼. 생각보다 문제가 많더라고.


금현명: (내심 기대하며) 아, 그런가요? 뭐가 문제입니까?


한성질: 내가 정말 한심해서… 요새도 직원들 불러다가 폭언하고 창피 주고, 퇴근도 못하게 하는 그런 사람이 있다며? 시대가 어느 땐데 그런 사람이 아직 우리 회사에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지. 날 봐. 나는 직원들 생각해서 조언하고 칭찬만 하는데 말이야. 부장 잘 만났다 생각해. 딴 부서 가면 어떤 진상을 만날지 몰라.


영업2팀은 새해부터 희망을 잃었고, 나열심 과장은 주위에서 사직서 양식을 열어보는 직원들을 여러 명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한성질 부장님은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한성질 부장님이 정도가 심한 편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자신에게 관대한 경향이 있습니다. 상사가 되면 후배를 다그치게 되고, 부모가 되면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직책이나 위치가 바뀌면 평범한 사람이 무서운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한 자기성찰 없이 그 위치에 오르면 자기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하게 됩니다. 남의 허물이 보이면 반면교사로 삼아 자신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1월에 체육관을 가보면 운동하는 사람들과 신규로 등록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당신이 체육관에 등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운동을 하려고 등록했다면 왜 운동을 하려는 것인가요? 만약 다이어트를 위해 등록했다면 당신이 살이 찐 이유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당신이 살찐 이유가 운동 부족이라면 체육관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열량 섭취가 원인이라면 식단 조절이 더 시급한 문제입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해 기초대사량이 늘고, 기초대사량이 늘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열량 과다 섭취가 문제인 사람이 체중을 줄이려고 운동만 하는 것은, 과소비하는 사람이 돈이 모자란다고 퇴근 후에 알바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과도한 열량이 문제라면 열량을 줄이고, 과소비가 문제라면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근본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다이어트하겠다는 사람이 먹을 것 다 먹으며 체육관을 끊는 것은 체육관 사장님에게 기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럴 바에는 가족에게 체육관 등록비를 주고 정해진 운동량을 채울 때마다 돈을 돌려받는 편이 낫습니다. (단, 가족 중에 아무나 선택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직장에 불만이 있을 때도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분명 직장에도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인정할 것은 불만을 인지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짜서 먹지 못하겠다고 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괜찮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똑같은 일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어떤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갑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화를 내고 감정에만 호소하면 여러 사람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감정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문제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객관적 사실들을 제시해야 다른 이들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대리님이 일을 안 해서 나까지 혼났잖아요! → 대리님에게 시킨 일을 부장님이 저한테 왜 안 했냐고 다그쳐서 당황했어요.) 만약 감정을 배제한 객관적 사실로 남들을 납득시킬 수 없다면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이런 문제에 예민한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조리하거나 불편한 상황에 예민하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불만과 결핍이 그 자체로 그치면 불행이지만, 이를 개선과 혁신으로 발전시킨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예전 고성장 시대에는 실행력 강하고 근면한 사람들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찾아내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성공한 스타트업을 비롯해 혁신은 인식하지 못했던 불편과 불만족을 해결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위 삐딱한 사람들은 사물과 현상을 달리 보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 능력을 혁신에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누구나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일이 너무 많아서 불만이 생길 때는 자신의 숙련도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우선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전임자는 별 탈 없이 해내던 일인데도 힘에 부치고 짜증이 난다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능력 부족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같은 일을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어려움을 더 많이 겪기 때문에, 자기 일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과대평가하기 쉽습니다. 능력 없는 사람일수록 불평과 자랑이 많은 것도 이러한 경향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일이 많은 것처럼 느껴질 때도 불만이 생깁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 객관적 수치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일이 많으면 안 될 특별한 이유도 없습니다. 피자나 케이크도 자르다 보면 모두 똑같이 자르기는 힘든 법입니다. 조각이 너무 크다면 잘라내야 하겠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책임지며 조금 더 인정받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면 부서에서 당신보다 힘든 직원이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포기할 것을 정하기


바람을 피우는 사람과 과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포기해야 할 것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결혼을 하려면 다른 사람과의 연애나 새로운 이성을 만나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합니다. 소비를 줄이려면 당연히 특정 서비스나 재화를 포기해야 하지요. 살을 빼면서 탄수화물과 지방을 실컷 먹을 수는 없습니다. 케이크를 먹는 동시에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하지만 사람들은 달라지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지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합니다. 깨어있는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누구나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하려면 기존에 하던 무언가를 반드시 포기해야 합니다. 낡은 것을 버려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습니다. 문제는 버려야 할 대상이 잠, 담배, 여가, 설탕 등 달콤하고 중독성 강한 것들 투성이라는 점이지요. 하겠다는 계획만으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해놓지 않으면 새로운 계획은 달콤한 것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지금 포기할 것을 정하고 달라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찾아올 변화는 주름과 흰머리밖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


성과의 비선형성 이해하기


작심삼일까지는 아니더라도 결심한 것을 오랫동안 지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보통 몇 주, 길어야 몇 달 정도 하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원점으로 돌아오는 이유는 의지력도 문제지만 생각보다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몇 달을 해봐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지쳐서 그만두게 됩니다. 하루에 한 시간 씩 더 공부해 10점을 올릴 수 있다면, 20점을 올리기 위해 하루에 두 시간 더 공부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루에 두 시간이나 세 시간을 더 공부한다고 해도 다음 시험에 점수가 오른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체중을 줄일 때도 제 경험을 보면 1년 이상 빠진 체중을 유지해야 질적인 변화가 나타납니다. 1년 정도는 빠진 체중을 유지해야 몸이 줄어든 체중을 정상으로 인식하고 다시 살이 찌지 않습니다. 살이 빠졌다고 금방 관리를 그만두면 몸은 이전 체중을 정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 수준으로 복귀하려고 합니다. 아침형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30대 중반까지 여러 번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낮에 피곤함이 몰려와 일에 집중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제가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었던 계기는 새로운 일을 맡게 되면서 시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일찍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1년 넘게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하자 그제서야 낮에도 피곤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성과는 충분히 오랜 기간 노력할 때 비선형적으로 나타납니다. 성과는 절대로 바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1년 혹은 2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노력을 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성과가 나타납니다. 하루에 10시간씩 한 달 동안 300시간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똑같은 300시간이지만, 하루에 한 시간씩 10달을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하루에 10분만 노력하더라도 10년을 지속한다면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 동안 100권을 읽고 그만둔 사람과 1년에 10권씩 10년을 읽은 사람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장기간 노력하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양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과욕을 부리다가는 제풀에 지쳐 그만두게 됩니다. 하루에 팔굽혀펴기 3번만 하더라도 오랜 기간 지속하면 안 하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단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꾸준히 오랫동안 하는 것을 목표로 쉽게 달성 가능한 양부터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재산증식에 적용하기


지금까지 알아본 방법을 재산증식에 적용해보겠습니다.


1. 문제점 파악

앞에서 살펴본 연말 결산을 통해 가계의 문제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부채가 많다면 부채를 줄이고 소비가 많다면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주어진 조건(적은 소득)만을 탓하며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쓰고 싶은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극소수뿐입니다. 같은 월급을 받아도 누군가는 재산이 늘고, 누군가는 빚이 쌓인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2. 포기할 것 정하기

지금보다 나아지려면 지금 누리는 것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축을 하려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면, 더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문제점을 잘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자신의 지출 내역을 모두 정리하고 우선순위대로 나열해 보십시오. 그리고 낮은 순위부터 과감하게 줄이고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것도 안 하고 어떻게 살아? 더 줄일 데가 없네.” 이런 생각이 든다면, 여러분 부모님이나 배우자도 당신만큼 술과 커피를 마시고 택시를 타며 쇼핑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3. 지속 가능한 계획과 실천

포기할 것을 정했다면 장기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위를 조절합니다.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다면 반드시 지키고, 대신 목표를 달성했을 때 보상도 정해 놓습니다. 보상을 적절한 수준으로 미리 정해놓지 않으면 과도한 보상이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100만 원을 모을 때마다 외식 한 번 정도는 괜찮지만, 100만 원을 모았다고 백화점에 쇼핑을 하러 간다면 안 되겠지요? 한편, 계획은 습관이 될 정도로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가시적이고 영구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습관이 제대로 잡히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재산이 불어나는 단계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종료되었지만 ‘어쩌다 어른’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제목이 무슨 뜻인지 처음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다른 자기성찰이나 준비 없이 그저 그런 하루를 보내도, 나이를 먹으면 어른 소리를 듣습니다. 어른이란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어른 나이가 되었지만, 실제로는 어른이 아닌 사람이 많습니다. 꼰대 짓만 하는 상사나 고집불통 노인도 순수함과 열정이 넘치던 시절이 있었고, 한때는 정의감과 의욕이 불타는 청년이었습니다. 준비하고 변화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으면 어쩌다가 어른이 되고, 어쩌다가 노인이 됩니다.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때는 지금까지 누리던 것 중에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부모가 되려면 육아를 위해 희생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상사가 되려면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혼란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엄밀한 자기성찰과 꾸준한 노력으로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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