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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Mar 14. 2020

부동산 편파중계

부동산과 주식, 당신의 선택은?

짜장면과 짬뽕 중에 무엇을 더 좋아하시나요? 저는 사실 이 질문에 마흔이 넘도록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취향이 분명해서 쉽게 답하시는 분들도 꽤 있지요. 어린이들이나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짜장이 낫고, 매운맛을 선호하거나 해장이 필요하면 짬뽕이 낫습니다. 고민하다 짬짜면을 시킬 수도 있고, 대식가는 둘 다 먹으면 그만이지요. 부동산과 주식의 선택도 마찬가지로 정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자신의 취향과 여건에 따라 알맞은 것을 고르면 됩니다.


하지만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 친구와 중식당에 갔다면 무엇을 추천하시겠습니까? 이런 경우라면 짬뽕보다 짜장면을 권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외국인은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고 짜장면이 좀 더 한국식 중식의 대표 메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투자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는 주식보다는 부동산을 먼저 추천하는 편입니다. 여태까지 부동산과 주식에 대해 균형 잡힌 견해를 말씀드리기 위해 나름 노력해왔습니다만, 이번에는 제 취향을 고백합니다.


나열심: 차장님, 차장님은 주식과 부동산 중에서 어떤 걸 더 좋아하시나요? 저는 주식파입니다.


금현명: 재밌는 질문이네. 오늘은 그럼 주식하고 부동산으로 배틀 한번 해볼까?


나열심: 네, 좋습니다. 저는 초보자에겐 주식이 좋다고 생각해요. 몇 천 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니까 초보자가 연습으로 해보기 제격이죠. 변동성이 큰 게 좀 문제긴 하지만, 그것도 소액으로 하면 별 문제 없고요.


금현명: 맞아, 부동산은 보통 적어도 수천만 원은 있어야 투자가 가능하니까 바로 시작하기는 어렵지. 하지만,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투자를 너무 가볍게 봐서도 안돼.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며 종잣돈을 일단 모아야 하는데, 나는 그 점이 오히려 부동산의 장점이라 생각해. 종잣돈을 모으려면 아무래도 절약이 필요하고, 올바른 소비습관을 갖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


나열심: 그렇긴 하네요. 하지만 종잣돈 모으려다 지쳐서, 투자도 못해보고 포기할 수도 있잖아요.


금현명: 나는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누구나 노력하면 수천만 원은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해. 어려울 순 있지만 그 과정을 견뎌낼 수 있어야 미래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주식으로 소액 투자부터 시작하면 돈을 모으는 것보다 수익률에 집착하게 될 수 있어. 그 길이 편하거든. 건달들이 수입이 많아도, 건달 생활을 계속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나열심: 음… 영화에서 보면, 보통 도박이나 사치로 거덜 내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싫어도 계속 나쁜 짓을 하게 되고요.


금현명: 맞아. 쉬운 방식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 인내심이 없어져 버려. 교도소에서 완전히 반성을 하고 새사람이 되어도, 나와서 고생을 하다 보면 쉽게 돈 벌던 시절이 그리울 수밖에 없지. 처음부터 주식투자로 수익을 보게 되면, 저축보단 매매이익이나 트레이딩에 집착하게 될 수 있어. 그럼 저축이나 절약처럼 힘든 길보다는 고수익을 노리는 편한 방법을 택하게 될 가능성이 꽤 있어. 그렇게 쉬운 수익만 노리다 보면 빚내서 주식투자하는 경우까지 생겨. 빚내서 주식투자를 하는 건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타는 것과 다를 바 없지.


나열심: 일리는 있네요. 하지만 종잣돈까지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한번 실패해버리면, 아예 포기하게 되지 않을까요? 몇 년 치 모은 게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잖아요. 주식은 수수료도 낮고 거래도 편리해서 조금 손해 보더라도 팔 수가 있는데, 부동산은 그런 게 안되잖아요.


금현명: 그렇지만 거래가 편한 점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어. 좋은 주식 사놓고 기다렸다면 돈 벌었을 사람들 많은데, 시장 흔들림에 대응한답시고 자주 거래하다가 손실만 늘어난 경우가 더 많아. 오히려 거래가 불편하고 수수료가 높으면 투자대상을 신중하게 고르고, 장기투자하게 되기 때문에 올바른 투자방식을 익히기 더 좋아. 부동산도 거래하기가 편했다면 지금보다 손해 본 사람들이 훨씬 많았을 거야. 사람들이 가장 처음 하는 부동산 투자가 뭘까? 대부분 내 집 마련이야. 집값이 떨어진다고 집 팔아서 전세로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어. 반강제적으로 장기투자를 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큰 손해가 없는 거야.


나열심: 뭐, 저도 내 집 마련이 가장 우선이라는 데는 동의해요. 하지만, 집을 마련했다면 다음 투자처는 주식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금현명: 주식보다 부동산을 선호하는 다른 이유로는 낮은 변동성이라는 장점이 또 있지. 우리나라는 농경문화유산인지는 몰라도 부동산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고, 평지가 적고 인구밀도가 높아서 수요가 풍부해. 그러다 보니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대기 매수 수요가 많아서 변동성이 줄어들지. 미국은 땅이 넓으니 한 곳이 노후되면 다른 지역을 새로 개발하지만, 우리나라는 평지가 적어서 기존 도심을 재개발하게 돼. 미국보다 부동산 장기투자에 더 적합하지.


나열심: 주식은 올라도 정부에서 별 상관 안 하는데, 대신 부동산은 오르면 규제로 막아서 불리하지 않나요?


금현명: 나 과장, 전에 해줬던 얘기 그새 잊어버렸어? 단기적으로는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길게 보면 부동산이 오를 때 규제를 하는 것이 거품을 막아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아. (이전 글 ‘9.13 부동산대책은 투자자에게 꽃놀이패’ 참조) 정책이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나름의 역할은 분명히 있지. 우리나라는 국민들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이라 부동산 경기가 심각하게 나빠지면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방어할 수밖에 없어. 마찬가지로 미국은 금융자산 천국이라, 주가를 띄우기 위한 정책에 열심이지.


나열심: 아, 맞네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법인세 줄이고 주가 띄우기에 나섰죠. 주가 오르면 치적인 양 트윗도 날리고요. 미국은 주식, 우리나라는 부동산이 대세인 거고 정부도 이를 절대 무시할 수가 없겠네요.


금현명: 부동산의 또 다른 장점은 기관과 싸울 필요가 없다는 거야. 주식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같은 종목을 두고 눈치싸움을 벌여야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기관과 개인이 분리돼 있어서 서로 싸울 필요가 없지.


나열심: 하긴, 법인들이 거래하는 중심지 오피스 건물 같은 물건은 저야 언감생심이죠.


금현명: 사실 나 과장이랑 주식이냐 부동산이냐 얘기하고 있지만, 투자의 목적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그러니까 어느 자산이던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자세가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해. 우리나라는 배당이나 임대료 같은 안정적인 수익이 있는데도 주식이던 부동산이던 매매차익에만 집중하는 투자문화가 가장 문제일지도 몰라.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투자대상으로 주식보다 부동산을 선호합니다. 그렇다고 부동산만이 살길이라고 부르짖는 부동산당은 아닙니다. 혁신과 일자리는 기업이 담당하고, 기업이 발전하려면 부동산보다는 주식으로 돈이 가야 하니까요. 미국에 혁신 기업이 많은 것도 발달된 금융시장이 기업가정신을 자극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오히려 야당인 주식당이 하루빨리 장기집권 하기를 바랍니다. 다만, 지금까지 선거에서 부동산당이 승리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부동산을 선호할 뿐입니다. 주식당이 집권한다면 바로 주식으로 갈아탈 생각입니다. 투자는 실리를 위함이지 정치처럼 신념의 대상은 아니니까요. 변화의 기회 앞에서는 오히려 분위기를 잘 타는 철새가 현명한 것이지요. 하지만 제가 부동산을 선호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다른 자산에 비해 부동산이 여러모로 재산을 방어하고 불리기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더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짜장면이나 짬뽕을 선택하기에 앞서 먼저 건강한 식습관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있다면 짬뽕을 먹던 짜장면을 먹던 취향대로 고르면 됩니다. 하지만 매일 기름진 음식을 먹거나 갑자기 폭식을 하는 사람, 요요를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짜장면과 짬뽕 모두 독이 될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는 주식과 부동산의 선택보다는 절약하는 습관과 올바른 투자방법을 배우는 것이 먼저입니다. 투자대상을 고르기 전에 자신이 충분한 공부를 통해 투자 원칙을 제대로 정립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올바른 투자방법을 어느 정도 터득했다면, 다음 표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살려줄 수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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