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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쩡이 Feb 19. 2023

내가 잘하는 것은 기록하는 습관이다.  


"현정아, 나도 노트 좀 보여줘."

학창 시절 노트정리 잘한다며 시험기간이 되면 친구들이 매점을 많이 내려갔다. 

매점에서 맛있는 간식을 사주며 서로 먼저 노트를 빌려달라며 뇌물을 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기록의 시작은 그때부터 인 것 같다. 


나는 반장도 아니었다. 딱히 모범생도 아니었는데 수업 시간 필기는 진짜 잘했다. 

수업시간에만 집중하며 요점정리를 잘했다. 

특히, 수학 요약 노트는 핵심 개념만 정리와 문제 풀이 정리가 전교 1등보다도 정리를 잘했다. 

도형과 기호를 사용한 수학노트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요점 정리 노트가 되었다. 


시험 10일 전,


"현정아, 문제풀이 노트 빌려줄 수 있어?"

"안 돼, 내가 정리한 건데 어떻게 빌려줘... 나도 힘들게 한 건데, "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그리고 몇 문제만 확인하고 다시 줄게."

"수업시간에 쓰지 않았어? 알겠어... "

나는 거절을 못하는 학생이었다. 힘들게 정리한 노트이지만 친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시험기간 전에 서로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다. 


시험 당일, 내 노트를 보는 순간 여러 명이 훑어봐서 너덜너덜했다.

"현정아,, 진짜 신기해 너 정리 진짜 잘한다. 핵심개념노트 완전 이해 쏙쏙!! 어떻게 정리하는 거야?"

"응? 아 진짜? 내가 정리를 잘한다고?"


그 당시 나는 학생이기 때문에 정리는 다 똑같다고 생각했다.  잘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시험일정, 공부시간관리, 과목정리, 주간계획표, 등등 꾸준하게 기록했던 습관들이다. 

기록하는 내 모습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확인하기 위해 기록하는 습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 

그 이후 나는 더 열심히 기록을 했다. 


결혼 후, 결혼생활하며 나의 감정일기, 두 아이 수유일기, 육아일기, 성장일기, 등등 흘려보내기 아쉬운 것들을 모두 기록했다. 감정일기를 통해 멘털을 부여잡았고, 수유일기를 통해 아이의 성장과정을 하루하루 지켜봤다. 

나만의 성장일기는 불안감과 조급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방향성을 잃고 있을 때 과거 기록했던 내 모습을 보며 지금은 상황에 칭찬을 한다.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가고 있는 모습을 통해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돌아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나요?"


실패도 경험이란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은 없다.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20대 후반 ~ 30대 초반 가고 싶지 않다. 조급했던 마음을 갖고 하루를 살았던 내 모습으로 가고 싶지 않다. 실패도 성공의 어머니!! 딱 하나의 교훈을 얻고 꿈을 위해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는 지금 현재가 좋다. 나는 꿈을 주저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의 가치를 알리고 싶다. 꿈이 없는 사람은 없다. 단지 두렵고 막막한 현실에 답답할 뿐이다. 하지만 일상의 소소한 감정조차도 글이 될 수 있다. 노트 정리 잘하는 현정이는 꿈을 위해 하루 24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 내가 하는 기록이 분명 내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싶다. 


너무 막막할 때는 기록하세요. 

한 줄도 좋아요.

어떠한 기록이든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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