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 9년차 부부이다. 꽃다운 나이 스물다섯 살에 결혼해서 지금은 두 딸의 엄마이다. 그 자리에는 한 배를 타고 같이 항해를 하는 남편이 있다. 우리 네 식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 배에서 ‘행복’이라는 돛대를 달고 항해 중이다.
다소 거북할 수도 있지만, 지금부터 남편 자랑을 하려고 한다. 솔직히 내 입으로 또는 글로 남편 자랑을 해본 적이 없고, 자랑하는 것에는 별로 익숙하지 않다. 그런데 남편에 대한 글을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그나마 남편한테 해줄 수 있는 나의 작은 보답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한결같이 나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한결 같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살 붙이고 살면 다 변한다고 했는데?”
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10년 전 나를 처음 봤을 때 그 모습 그대로 나를 사랑해주고 있다. 두 아이 출산을 할 때도 곁에서 꿋꿋이 지켜준 사람이다. 오죽했으면 산후조리원에서 남편에게 집에 가서 자라고 했을까?
산후조리원에서 혼자 쉬고 싶을 때도 있었다. 남편이 옆에 있어서 조금 불편한 적도 있다. 하지만 곁에서 지켜 주고 싶다며 돌봐주는 남편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감사한 마음이다. 물론 역시 혼자 있고 싶었다는 생각은 지금도 가끔씩 들지만 말이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사랑해준 남편 덕분에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어려운 가계 상황, 사업 실패 등 우리 ‘행복호’를 두 동강낼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극복할 수 있었다. 자상하고 가정적인 남편은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고 가정을 지키려고 했다. 연애할 때에도 나에게 너무 잘 맞춰주었다. 결혼하면 변할 줄 알았는데, 결혼 후에는 더 잘해주는 것이다.
아이들 챙길 때 내가 밥 먹기 힘든 것 알고 퇴근길에 야식을 사오는 남자, 새벽에 글 쓰면 입이 심심하다고 견과류 간식 챙겨주는 남자, 바닐라 라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커피를 사주는 남자, 용돈을 주어도 자기에게 쓰기는커녕 알뜰살뜰 모아서, 나를 살피며 돌봐주는 남자. 이런 남자가 내 곁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결혼 초에는 오매불망 남편을 기다리고 의지 했다.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자로 만들었으니 아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남편은 나의 어리광을 잘 받아주었다. 물론 늘 좋은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갈등이 커지면 부부싸움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의 사랑을 알기 때문에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
결혼하고 나서도 우리가 지키는 약속이 있다. 그것은 부부만의 온전한 데이트다. 아이를 낳은 후에도 ‘부부 데이트’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한 달에 한번은 꼭 데이트를 한다.
아이가 있으면 밥을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서 하루 연차를 내고 단 둘의 시간을 갖는다. 맛있는 음식점에서 음식의 맛을 음미하며 대화를 한다.
다행히 우리 부부는 대화를 정말 좋아한다. 내가 대화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가? 신랑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간다. 나는 대화를 할 때에도 유머스러운 이야기를 곧잘 한다. 신랑은 그런 나의 재치와 끼를 좋아한다. 나도 이런 장난 끼를 잘 받아주는 신랑과의 대화가 즐겁다.
곧 10년차 부부가 되는 우리가 여전히 금실 좋은 관계를 유지한 비결은 바로 ‘대화’와 ‘배려’에 있지 않나 싶다. 때로는 신랑이 사오는 야식이 부담될 때도 있지만, 그 따뜻한 마음에 감사를 표시했다.
아이를 낳고 혹시 권태기가 있는 부부라면, 한 달에 한 번 ‘부부 데이트’를 추천한다. 그리고 남편이 야식을 사오면 다이어트 못 한다고 핀잔을 주기 보다는 같이 즐겁게 먹는 ‘아량’도 필요하다.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하는 것이 부부 관계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 썼지만, 다른 부부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결혼 생활은 일방적인 관계로 성립하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고 이해할 때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도, 함께 의지하면서 꿋꿋이 헤쳐 나갈 수 있다.
‘야식 잘 사주는 남편’은 ‘야식 잘 먹어주는 아내’가 있을 때 성립한다.
오늘도 남편의 야식 덕분에 힘내 본다.
“아자, 아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