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창 젊은 시절에도 체력이 약했다. 키는 164cm로 한국의 20대 여성 평균키(161cm)보다 큰 편이지만, 몸무게는 평균(57kg)보다 훨씬 못 미치는 48kg였다. 한 마디로 비실비실 나약한 체력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랬던 내가, 아이를 낳고 난 뒤에는 10kg 가량 체중이 늘어나면서 20대 여성의 평균 몸무게를 상회하게 되었다. 지방도 늘었지만, 다행히 근육도 함께 생겨서 오히려 전보다 건강해졌다. 확실히 체력은 몸무게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의 주제는 몸무게와 체력의 상관관계가 아니다.
엄마가 되면서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성장하게 되어 강해졌다. 친정엄마의 몸무게는 아이를 낳고도 고작 48kg(우연히 나의 결혼 전 몸무게와 같다)인데도 불구하고, 딸과 아들을 아무런 무리 없이(?) 키워오셨다. 물론 수많은 어려움이 있기는 했다. 당시 아빠는 직장에서 3교대 근무를 했기 때문에 육아를 도와 줄 수 없는 형편이었다. 결국 엄마는 나와 동생을 키우면서 몇 번이나 쓰러지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그 시절을 잘 견뎌내셨다.
당시 나는 호리호리한 엄마가 슈퍼우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체력이 부치면서도 우리 남매를 훌륭하게 키웠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엄마의 이러한 아픔은 내가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엄마가 되면 아플 시간도 없다. 내 몸을 돌볼 여유도 없다.”
여기에서 ‘~없다’라는 단어가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강하게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 전에는 집 앞의 병원을 매일 단골처럼 방문했다. 의사, 간호사와도 친해질 정도로 단골 고객이었다. 이렇게 나에게 너무나 편했던 병원이지만, 엄마가 되면서 발길을 끊었다. 고작해야 1년에 병원은 딱 2번, 연중행사처럼 가끔씩 간다. 도대체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당신의 뇌를 바꿔드립니다》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뇌는 내가 보내는 신호에 따라 반응을 한다.”고 말하였다. 나도 무의식중에 ‘현정아, 아프면 안 돼 아프면 애들 봐줄 사람이 없잖아’라고 나의 뇌에게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 신호는 내 정신과 몸을 강하게 만들었다. 마치 내가 우리 집안의 최후의 보루인 것처럼 말이다. 매일매일 쓰러지면 안 된다는 강한 주문을 스스로에게 걸었다. 이러한 의식이 나를 ‘일과 육아’를 모두 해치울 수 있는 ‘워킹맘’으로 만들었다.
“48kg 엄마는 강하다”
지금도 힘들고 지친 일이 생겨도 오뚝이처럼 일어난다. 이제 더 이상 나약했던 20대의 내가 아닌 한 발씩 성장해가고 있는 엄마이다.
무엇보다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강하다. 단지 본인 스스로가 강하다는 것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강하다”는 걸 무의식으로 신호를 보내면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응원하고 싶다.
48kg, 저질 체력의 나도 엄마가 되면서 바뀌었다. 심지어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면서 자기계발도 하고 있다. 이런 나도 하는데, 다른 엄마들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나의 몸에게 “나는 강하다”는 의식을 한 번 보내보자. 누구든 슈퍼우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