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아이만을 위한 시간
어린아이와 24시간 밀착육아 중인 엄마들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바쁘다. 늘 아이의 울음소리로 잠을 깨고, 수유를 하고, 기저귀를 갈고, 안아서 트림을 시키고, 눕힌다고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낑낑대는 아이를 달래고, 엄마가 안 보이면 우는 아기와 계속 치대면서 이 일을 반복한다.
겨우 잠을 재우는가 싶으면, 잘 때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얼른 계산을 한다. 중요하고 급한 일부터 시작한다. 아이의 손톱을 깎는다. 빨래를 돌린다. 바닥을 청소포로 조심스레 닦는다. 소리에 예민한 아이에게는 조금이라도 큰 소리는 엄청난 방해꾼이라 즉시 깨버린다. 충분히 잠을 청하지 않은 아이는 짜증 섞인 울음을 지속시킨다.
조마조마하며 일을 부리나케 해보지만 늘 시간은 부족하다. 일을 충분히 다 마치고 나서 아이가 깨는 법은 없다. 시도 때도 없이 깨서 울고 요구한다. 언제까지 이 삶을 지속해야 하는지 갑자기 짜증과 화가 밀려온다. 이 어두운 터널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항상 피곤하고, 어디 말할 데도 없어 외롭고, 나는 누구인지 내가 뭐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고, 아이의 일만으로도 벅차다. 마음은 너무 혼란스럽고 정리되는 게 하나 없다. 할 일이 끊임없이 생산되어 없어지는 숫자보다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따라잡기가 역부족이다. 효율적으로 해본다고 해보지만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전업맘이나 워킹맘이나 시간이 없기는 마찬가지
후줄근한 수유티셔츠를 입고, 머리를 감은 지 며칠째인지 모른다. 아이의 수유시간은 철저하게 챙기지만, 엄마의 밥시간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내가 나를 위해 밥을 먹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수유를 하기 위해, 아이를 돌볼 힘을 내야 하기에 밥을 먹는다. 정해진 시간도 없고, 먹을 반찬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그냥 밥에 국을 말아먹는 게 편하다. 밥을 차릴 시간도, 먹을 시간도, 앉아서 먹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
워킹맘이 부럽다. 아침에 씻을 수 있고, 옷을 차려입을 수 있다.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 점심시간도 주어진다. 심지어 잘 차려진 밥상에, 앉아서 먹을 수 있다. 식사 후 향긋한 커피와 함께 수다를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아이와 떨어져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워킹맘도 그렇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일을 하면서도 문뜩 아이를 두고 나온 죄책감이 마음을 짓누른다. 출산과 육아를 한다고 공백기간을 뒀기에 그 기간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라는 이유로 급하게 생긴 업무를 담당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고 그에 따른 부담도 증가한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업무는 제시간에 모두 해내려면 벅차다. 나의 무능함을 탓한다. 힘들게 일해서 시간을 맞춰서 정시퇴근을 하면 주변에서는 업무가 적은 거 아니냐고 수군댄다. 눈치가 보인다.
전업맘이든 워킹맘이든 시간이 없다. 나만의 위한, 혼자만의 시간이!
제발, 의도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만드세요.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더랩에이치 김호 대표는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약속이 있다. 자신과의 약속. 나와의 선약을 잡아서 스케줄 표에 적어둔다. 그 시간을 철저히 지킨다. 누군가가 만나자고 하더라도 이미 선약이 있기에 거절한다.
엄마에게도 이런 시간들이 필요하다. 스케줄 표에 넣어두고 다른 일정은 끼어들지 못하게 하는 시간. 아예 일을 하러 회사에 나간다고 생각하자. 정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면, 배우고 싶었던 강의를 신청하거나, 특정시간대에 공간대여 하는 것을 추천한다. 엄마로서 그래도 되는지에 대한 죄책감이 고개를 들지만, 그렇게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훨씬 아이에게 더 좋은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남편이든 누구든 맡길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고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혹 아이가 어린이집에 간다면 어린이집에 간 그 시간만큼은 집안일이나 다른 일들은 다 제쳐두고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를 권한다. 집에 있을 때 해야 할 일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면 어린이집을 가면서 아예 집이 아닌 곳으로 카페든 도서관이든 가자.
나를 위해 시간을 정하고, 이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미리 정해두자. 그 시간을 통해 머릿속을 새롭게 환기시키고 육아를 다시 할 힘과 에너지를 충분히 얻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