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힘을 무시했습니다.

by 배즐성


엄마가 되면 '나'는 지우고 아이를 온전히 '돌보는 자'로 완전히 탈바꿈하는 것인 줄 알았다. 돌보는 자는 아이에게만 집중하여 그의 필요를 위해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을 지칭했다. 그저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재울지, 잘 먹일지,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하는 것인지, 각종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려면 해줘야 하는지 등에만 온 신경을 쓰는 것이 마땅하다 여겼다.


습관이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을 말한다. 엄마는 처음이라 오랫동안 되풀이해 온 습관이 없었다. 엄마의 '습관'이라는 행동 방식에 대해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돌이켜 보니, 아이를 돌보는 엄마라는 핑계로 갖고 싶은 습관이 어떤 것인지 내게 질문조차 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 최대한 잘 끼워 맞춰서 살았다. 생각한 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대로 생각했다.


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었다.

'외벌이가 되어 수입은 줄었고, 아이를 위한 지출은 늘어서 돈이 없어.'

'아이가 어디로 튈지 몰라서 하루가 예측이 불가능해.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임신했을 때 열심히 읽던 책도 중단했다. 다음 해에 어떻게 지낼지 계획하는 일도 생략했다. 최소한의 걷기만 할 뿐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다. 틈만 나면 육아용품을 검색하고 인터넷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일부러 어떤 생각을 하거나 행동하지 않았다. 어제 하던 대로 오늘도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돌보았다. 먹이고, 트림시키고, 기저귀 갈고, 놀아주고, 재웠다.




7년 전의 나에게 이런 습관을 제안하고 싶다.


셀프 칭찬


"오늘도 해냈구나! 고생 많았어! 대단해!"

내가 나에게 칭찬을 하는 거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말고 내가 이룬 성과들을 내가 스스로 칭찬해 주기.


과거의 나는 겉으로는 씩씩한 척, 괜찮은 척 하지만 속으로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모르는 아픔, 고민, 우울감을 품고 살아갔다. 힘든 일이 다가오면 실망하고 좌절하고 자책했다. 이럴 때일수록 누군가가 나에게 힘을 북돋아 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듣고 싶었던 말들을 내가 해주는 셀프 칭찬 습관을 갖는 것은 어떨까?


기록 습관


기록하기를 좋아하라.
쉬지 말고 기록하라.
생각이 떠오르면 수시로 기록하라.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사라진다.
머리를 믿지 말고 손을 믿어라.
- 다산 정약용


아이들 사진만 찍지 말고 기록을 함께 하는 거다. 블로그든 인스타그램이든 언제 어떤 말들을 했는지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어떨까?


하루하루 휘발되는 일상을 세 줄만 기록하는 습관은 어떨까?


엄마의 감정을 기록하는 습관도 제안한다. 나를 제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관찰하고 기록하는 거다.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면 나를 한 뼘 더 성장시켜 줄 것이다.


도움을 청하는 습관


30살에 첫 아이를 낳았다. 내 또래에 비해서 빠른 출산을 경험한 나는 육아에 대해 물어볼 만만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터넷 검색에 의존했다. 내가 딱 원하는 내용을 찾는 게 어려웠고, 찾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요청할 때 주저하는 이유는 상대가 거절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나의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거절하든지 말든지 도움을 청해 보는 지혜를 품어보길 제안한다.


습관이 운명을 바꾼다.


우리는 많은 습관을 부모에게서 물려받는다고 한다. 희망적인 것은 모든 습관은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야 '습관'이란 녀석에 대한 존재를 인식했다. 이제 좋은 습관을 하나씩 하나씩 쌓아나가며 내 인생의 운명을 바꿀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