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로 채운 감사의 마음
비우는 것과 감사하는 마음은 별개라고 생각했다. 미니멀리즘을 내 몸에 새기면서 마음속의 부정적인 감정을 비우려고 한 것뿐이지 감사함을 위한 비움은 생각지도 않았었다. 그저 시작은 그나마 통제 가능할 것 같은 욕심 중 하나인 식욕을 다스려 보자는 것이었고, 그다음 단계로 타인에게 느끼는 질투심을 내려놓았다. 지금은 타인이 보내는 시선과 평가들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나를 중심으로 한 원을 그려보고 그 안에 포함되지 않은 불필요한 것들은 지우개로 하나씩 지워갔다. 아직 많은 것들이 주변에 덕지덕지 붙어 있긴 하지만 주변은 어느 정도 필요한 것들만 남아있게 되었다.(아직도 비워야 할 것은 산더미지만..) 내가 좋아하고 나를 설레게 하는 물건들과 사람들, 그리고 나에게 좋은 감정들로만 둘러싸여 한동안 지내다 보니 어느새 그것들에게 집중을 하게 되었다. 그냥 스치듯 지나갔을 법한 일상들도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게 되었다. 예전같이 잡다한 것들에 둘러싸여 있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을 일인 것이다. 오만가지 잡다한 것들에게 다 관심을 줄 수 없기에 차라리 모든 걸 무시하는 것이 마음 편하기에 무관심으로 주변을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알게되었다고나 할까? 매일 만나는 것들에서 행복을 하나씩 찾게 되었다. 주변에 신경 쓸 것들이 그리 많지 않아 중요한 것들을 더 중요하게 바라볼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행복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사사키 후미오가 말한 것처럼 굳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려고 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지니 감사함이 따라오게 된 것이다.
비움 -> 소확행 -> 감사
새벽에 일어나 찬물 한잔 마시면서도 감사함을 느낀다.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그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조용한 공간에 나지막이 들려오는 음악소리도 감사하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져 있는 책상도 매번 설레게 한다.
수 가지였던 가방과 신발을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기고 줄이니 매일 같은 것만 사용하게 되었고, 맞춘 듯한 피트감과 오래 사용해도 튼튼한 내구성에 감사함을 느낀다. 3벌로만 구성된 출근 복장은 준비 시간을 줄여주며 아침마다 선택을 위한 고민에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게 해주어 감사하다.
감사할 일이 이것뿐이겠는가? 중요하지 않는 외부의 것들에 휘둘려 정작 중요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지 못한 것을 하나씩 찾아가며 감사함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론다 번의 책 '시크릿'과 '더 매직'을 통해서 감사함의 힘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사상과 조금 이질적인 면(종교?)이 있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감사하며 사는 것에 대한 효과는 몸소 체험하여 알기에 그저 내 방식대로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을 한다.
또한 감사함은 내가 바라는 삶에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수준의 부를 축적하였을 때 진정으로 가져야 할 마음은 무엇일까 고민을 해보았다. 지금처럼 무언가를 손에 넣고 싶고, 꿈에 다가서고 싶어 하는 간절함일 것인가? 아님 이미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고 어떻게 베풀 것인가를 고민하는 삶을 살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분명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그때 가질 마음가짐을 미리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감사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분명 비우는 삶을 추구했지만 실제로 잃은 것은 없는 것 같다. 비운 것보다 얻은 것이 많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인생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울 수 있었고,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내 기준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었고,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점점 감사한 것들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퇴사합니다'의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 작가가 한 말이 다시 한번 가슴에 와닿았다.
무언가를 없애게 되면 거기에 아무것도 없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또 다른 세계가 나타납니다. 그것은 원래 거기에 있었지만 무언가가 있음으로 인해 보이지 않았던, 혹은 보려고 하지 않았던 세계입니다."
나는 버린 것이 아니다. 또한 나는 비워진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그 삶은 찾고 그것을 채우게 된 것뿐이다.
별사냥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