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만장자 홍사장 Jan 06. 2019

함께 놀자는 그녀

문득 창밖을 바라보다가..

오늘 새벽에는 알람소리를 듣자마자 ‘5,4,3,2,1 발사!’를 속으로 떠올리며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멜 로빈스의 5초의 법칙 때문이다. 나는 자기계발서 서적을 읽는 것은 좋아하는 편이다. 남들의 삶을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살아 볼 수 있는 점과 별다른 대가없이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점이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이다. 밥상 다 차려주고 숟가락까지 올려줬는데 그것을 귀찮다고 퍼 먹여 주기만을 기다리다가는 남들에게 다 뺏겨 버릴까봐 웬만하면 자기계발서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읽으려 하는 편이다.


 여러 책을 접하다보니 참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성공이란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단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어찌됐든 자신의 분야에서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들이니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을까? 그 엄청난 고통과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견뎌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다른 면의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오늘은 조금 부정적인 시선에 서서 주인공의 성공의 이면을 생각해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집중한다.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잡았으면 키를 잡고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고 들은 말은 있기에 순간순간을 불태우며 버텨본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언제까지 자신을 밀어붙이며 달려 나가야만 하는 것일까? 열심히 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언제까지라고 의문을 제기하면 솔직히 돌아오는 대답을 어정쩡할 뿐이다. 나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이 희망 고문같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옭아매는 성격으로 인해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면 달성이라는 자기 만족감이 생길 때까지 정말 앞뒤 가리지 않고 집중해버리고 만다. 자기 만족감이란 것이 주관적이어서 대중없고 어찌 보면 자신만의 뫼비우스 띠에 빠져 뱅글뱅글 돌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보면 나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지 못하고 어느새 혼자 동떨어진 공간에 나와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행동하기 전이나 목표를 설정하기 전에는 정확한 일정과  나를 불 태울 수 있는 명확한 동기부여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편이다. 드림리스트 저자인 짐론의 스승인 쇼어프는 “그건 자네에게 성취해야할 충분한 ‘목적’이 없기 때문이라네”라며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도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수 없을 것 같다며 의문을 품고 낙담하고 있는 짐론에게 일침을 날렸듯 이 나 역시도 충분한 목적 없이는 웬만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나를 움직이게 하고 변화시켜준 사람이 있으니 지금 나와 함께 이 글을 공동 집필하고 있는 와이프이다. 그녀가 나를 움직이게 한 것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매우 강력한 제안이었다. 어느 날 그녀는 삶의 방향을 뒤바꾸는 아주 솔깃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여보, 나 놀아보니 너무 좋은 것 같아.(육아 휴직 중) 세상에 이런 시간이 있는 줄 모르고 살았다니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야. 나만 놀기 아까우니 우리 같이 놀자!”


 정말 신선하고도 충격적인 제안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보통의 사람들은 이렇지는 않다. 배우자가 근로를 통해 소득을 발생시키면 거기에 맞춰 생활을 하고 그것에 감사해하며 계속해서 근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 일반적이 삶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어두운 면이 있긴 하다. 자신이 근로활동으로 통해 가족들에게 여유라는 행복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은 거기에 자신은 없는 것이다. 그 행복이란 시간에 자신은 빠져 있다는 말이다. 이것을 가장으로써(외벌이든 맞벌이든, 여자든, 남자든) 당연히 겪어야하는 희생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항상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가려운 부분을 와이프는 간단한 사고로 그 틀을 깨주었다. 같이 놀면 되지! 라면서.


 이런 부분에서 와이프가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배우자의 노력으로 인해 확보된 여유시간에서 성장의 가능성을 발견한 후 더욱더 속도를 내기위해 혼자 달려나가는 것이 아닌, 오히려 그 속도가 줄어들지언정 함께 가자고 배우자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이다. 이것은 정말 보통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정말 내게는 행운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나의 눈을 뜨게 한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와이프가 ‘같이 놀자’라는 제안을 하는 순간 나의 머릿속은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지금 가진 재산이 얼마지? 빚은 얼마나 되고 어떻게 갚아가지? 평생 용돈 아니면 월급으로 매달 먹고 살았는데 갑자기 월급이 사라지면 밥은 먹고 살 수 있을까? 오만가지 고민과 걱정이 뒤섞이면서 어지러워 쓰러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고민만 하고 앉아 있게 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내게 최악의 경우를 떠올리게 해주면서 그때가 오면 다시 일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지금 우리의 다짐을 흩뜨려 놓지 말자고 하였다. 나는 그 어떤 동기부여와 조언보다 강력한 힘을 얻었다. 그녀와 아니 가족과 함께 놀고먹기 위해 나는 가족과 함께라는 목표와 목적을 가지게 되었고 그 기대와 설렘이 있어 지금의 고단함과 힘듦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인생 천천히 가면 되지 그렇게 급할 것 뭐 있냐는 말을 한다. 맞다. 나의 단기적 목표와 충분한 목적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렇게 보일 것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난 정말 하루하루가 아까워 죽겠는 걸.. 급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급한 것이 맞다. 난 정말 그녀와 함께 놀고 싶으니깐.

매거진의 이전글 놀아보니 너무 좋다. 우리 같이 놀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