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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판 독서 모임 Sep 24. 2024

스며들듯이, 숨 쉬듯이, 지치지 않게

일산발제독서모임 채지향 님 인터뷰

1. 지향 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성장판 독서모임을 사랑하는 채지향입니다. 저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13년 차 중학교 교사(영어)로 재직 중입니다. 맛있는 요리와 술의 페어링을 좋아하며 독서와 함께하는 따뜻한 커피를 좋아합니다. 21년 2월, 36살의 나이로 결혼해 현재 30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2. 성장판 독서모임의 자기소개 규칙인데요. 지향 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재미, 성실, 공감
  

첫 번째는 재미입니다. 저는 직장일이든 취미생활이든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일만 찾아다니는 건 아니고요. 저에게 주어진 일이나 상황 속에서 재미를 찾아 그것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뭐든 재미있어야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요.      


두 번째는 성실입니다. 저는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항상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그냥 타고난 기질이 꾸준히 성실하게 하는 것 같아요.      


세 번째는 공감입니다. 타인의 마음을 알아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는 것, 기쁘고 슬픈 일에 같이 웃어주고 울어주는 것.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일상생활에서 공감이 주는 울림과 떨림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으로 타인과의 연결이 더 강력해지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니까요.


3. 성장판 독서모임 초기부터 함께 하셨는데요. 성장판 독서모임과의 인연도 궁금합니다. 언제부터 함께하셨는지, 그동안 어떤 모임에 참여하셨는지요?     


원래 독서(주로 소설)를 좋아했습니다. 혼자서 책을 잘 읽었으나 너무 소설에만 편중되어있어 독서모임을 찾던 중 2018년 1에 신정철 님께서 하시는 성장판 독서모임을 알게 되었고 용기 내어 문자를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인원이 다 차서 다음 달을 기다려달라고 하셨으나 가까스로 취소 자리가 하나 생겨 1월부터 바로 문래독서모임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켄윌버의 『무경계』 책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 꾸준히 발제독서는 7년째 해오고 있습니다.(중간에 출산, 육아하느라 1년 6개월 쉬었어요.) 


성장판의 여러 모임에 함께 했었는데요. 그중에 기억나는 몇 개를 뽑자면 

홍대(연남동) 카페에서 주말 자유독서 시간 가지기

토요일 아침 온라인 카페 성장판

박산호 작가님과 함께하는 에세이 쓰기 ‘내 삶의 진주 찾기’

북끝 탐사대(사건-아니에르노)

메모독서법 출간 기념 축하파티, 사인회

양키통닭, 올드문래 뒤풀이

매력독서(영어원서 읽기) 

사진) 온라인 카페 성장판, 『메모독서법』출간 기념 축하 파티&사인회, 매력독서(영어원서 읽기)


4. 지향 님이 생각하시는 일산 발제독서모임의 매력은 무엇인가?


적당한 거리감가족 같은 결속력품어주는 리더십, 이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만 모이다 보니 각자의 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모임이 다가오면 채팅방이 좀 더 활발해집니다. 매일매일 성장판 독서모임에만 메여있지 않고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느슨하게 모임 유지를 하는 것이 부담 없이 롱런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산모임 구성원들까지 느슨한 관계는 아닙니다. 누구보다도 서로의 안부를 챙겨주고 구성원의 새로운 시작, 새로운 도전에 열열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가족 같은 결속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사실 일산발제독서 모임의 리더인 종금님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무엇이든 다 품어주는 리더십으로 구성원이 발제독서를 잘 따라올 수 있게 가이드 역할을 하십니다. 소위 정말 판을 잘 깔아 주신다고 해야 할까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모임을 이끌어 나가고 구성원들을 잘 챙겨주시는 모습에 항상 엄지 척입니다.

사진) 일산발제독서모임 고인물 3인방, 일산발제독서모임, 일산발제독서모임 연말파티-만원의 행복


5.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 지향 님께 책 읽는 시간은 그야말로 금쪽같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향 님께 책과 독서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를 차분하게 해주는 진정제이자 에너지를 채워주는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저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교사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맡은 역할을 척척 다 잘 해내고 싶어 부지런히 움직이거든요. 학교일, 집안일(청소, 빨래, 집밥 만들기), 아기랑 놀이터에서 매일 2시간씩 놀아주기 등등 매일 시간을 쪼개어 삽니다. 


이렇게 월화수목금을 바쁘게 보내고 주말이 오면 집 앞 스타벅스로 출근을 합니다.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오로지 따뜻한 커피와 책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조용히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제 자신을 반성하고, 새로운 지식을 쌓아가는 그 시간이 저에게는 정말 소중합니다. 교사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가 아닌 저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입니다.      

6. 지향 님의 인생 책 best 5를 소개해 주세요. 


내 심장을 쏴라』 정유정 / 은행나무(2009)

저를 독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든 소설입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독서에 더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고래』 천명관 / 문학동네(2004)

한 여자의 이야기를 어쩜 이리 맛깔나게 풀어내는지 읽을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무경계』 켄 윌버 / 정신세계사(2019)

2018년 1월 성장판 독서 모임 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읽기 어려웠으나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너무 강력하여 여전히 저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저의 바운더리, 경계를 한 단계 더 넓혀가고 있습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 위즈덤하우스(2009)

제 인생 최고의 러브스토리입니다. 네 번, 다섯 번을 읽어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포레스트북스(2023)

긍정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저의 신념을 깨부순 책이었습니다. 인생의 풍파도, 부정적인 것도 다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7. 지향 님은 자존감이 굉장이 높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장점보다는 단점을 의식하면서 살잖아요. 지향 님의 심지 굳은  자존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나요?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이 있나요?

     

저는 뭐든 주어진 일은 나름의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중요한 일이든 중요하지 않은 일이든 성실히 합니다. 그러다 보니 성실히 해온 결과물들이 쌓여서 좋은 결과를 내고, 그로 인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습니다.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기보다 그냥 성실히 저의 생활을 해 나가다 보니 점차 자존감이 조금씩 높아진 케이스예요.     


8. 긴 시간 성장판과 함께 해오고 계시는데요. 지향 님께 성장과 성취는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해요.      


저는 어제보다 오늘 더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성장판 독서모임을 통해 발제도 하고, 글도 쓰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저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반성합니다. 무언가 거창하게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만 몰두하는 것도 좋지만, 천천히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다 보면 성장과 성취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스며들듯이, 숨 쉬듯이, 지치지 않게 긴 호흡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9. 올해가 100일 정도 남았어요. 지향 님께서 올해 처음으로 새롭게 시도해 본 것들 중, 지금까지 잘 유지해 온 습관이나 취미가 있나요? 지속해 오신 비결도 궁금해요.     


20년 장롱면허에서 벗어나 올해 처음 운전연수를 받았습니다. 저의 오래된 숙원사업이었는데 드디어 운전이라는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첫날 연수받을 때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고작 연수 10시간 가지고 될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매일 30분이라도 운전대 잡는 연습을 하다 보니 점차 익숙해져 가는 중입니다. 지하주차장만 뱅글뱅글 돌더라도 매일 운전을 하고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8월부터는 출퇴근도 자차로 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초보운전에 최고속도는 80km이지만 올해 말에는 고속도로도 타보고 시속 120km까지도 밟아보는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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