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칼럼 필진_이혜란
요즘 매일매일 회사업무가 휘몰아친다. 지금도 네팔출장 가는 비행기 안이다.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전화통을 붙잡고 업무를 조율했다. 같이 출장 가는 외부인이 당신이 연예인이냐며 디스 아닌 디스를 날린다.
비행기에 앉아 이륙하고 전화기가 조용해지니 복작복작했던 내 마음도 조금씩 가라앉는다. 왜 이렇게 사나 싶다가도 이렇게 바빠도 업무 성과만난다면이라는 생각을 한다. 예전 같으면 지금의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라 정신이 고단했을 텐데 마음단련이 많이 되었나 보다.
사실 난 주변 상황이 나의 기분을 결정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다. 주변상황이 나를 압박하면 정신은 물론이고 신체에도 이상신호가 온다.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거나 좀 더 심하면 그 시기에 유행하는 병들은 모두 옮는다. 신종 플루와 전염성 독감이여 내게로 오라! (정말로 그들이 내게 왔었다. 아하하)
올해 30대 후반을 넘기면서 심신미약인 내가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필요했던 것 같다. 오늘은 그 방법을 찾아 헤매던 중 시도해본 한 가지를 소개한다.
그건 바로 매일 일기쓰기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과제였지만 매일을 쓰지 못해 방학이 끝날 때 즈음 몰아 쓰던 게 일기다. 그 일기가 맞아 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거다. 그래 맞다. 바로! 그 일기다. 난 나조차도 밀려 쓰던 그 일기쓰기를 스트레스 해소법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왜 일기쓰기가 중요할까? 당신의 인생에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지 라는 질문에 대한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의 답에서 고민해볼까 한다. 그녀의 답 역시 일기장이었다.
얼마 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을 때, 60이 넘은 나이에도 활기찬 한비야의 열정에 내가 다 따끈해질 정도였다. 그녀는 요즘 말로 풀면 인플루언서가 아닐까 싶다.
한비야는 <지구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을 내면서 오지여행전문가로 알려졌다. 2000년대 초반 그녀의 여행기에 많은 청년들이 배낭을 메고 세계를 떠돌았다. 이후 한비야는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스카우트돼 긴급구호전문가로 활동하게 된다. 그녀의 행보는 청년들에게 국제개발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만들어주었다.
한비야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살아라, 이게 좋겠다.” 라는 말보다는, 개인의 성찰과 글쓰기를 강조한다고 한다. 요새처럼 특히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개개인이 자기 심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한비야는 그녀의 인생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맷집을 키우는 데 영향을 주건 일기장이었다며,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쓴 일기장이 현재는 수백 권에 달한다고 말했다. 한비야는 하루를 되돌아보면서 오늘 무엇을 잘 해서 내가 기뻤나? 무엇이 나를 움직였는가를 곰곰이 생각하며 몇 십 년을 지내니 나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저절로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부터 나도 한비야가 되어야지 하며 일기를 무작정 쓸 순 없지 않은가? 매우 막막한 이 순간 쉽고 간단하게 일기를 쓸 수 있는 방법 두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첫 번째는 박요철 작가가 쓴 <스몰스텝>에 나온 세줄 일기쓰기다. 그는 매일 새벽에 세 줄의 일기를 썼다. 첫 줄에는 그 전날 있었던 가장 안 좋았던 일을, 둘째 줄에는 가장 기분 좋고 행복했던 일을 썼다. 마지막 줄에는 그 날의 각오를 짧게 적었다. 그 역시 약 5년간 세 줄의 일기를 썼고 이제 그 일기는 대여섯 권에 달하고 있다.
그는 책에 세줄 일기를 분석한 이야기를 썼는데 이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분석한내용에서 박요철 작가는 자신이 의외로 가족에게 화를 잘 내고 있음을, 게으른 성향으로 일을 미룸을 발견했다. 이후 그는 일부러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거나 약속 시간 20분 먼저 도착 등의 행동을 습관화했다.
두 번째는 인텔리전트 체인지가 쓴 <하루 5분 아침일기>다. 책 제목 그대로 5분 동안 다음의 5가지 항목에 답을 다는 일기쓰기 방식이다. 지금 이 순간, 감사하고 싶은 일은? ,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 나를 위한 긍정의 한 줄은? , 오늘 일어난 멋진 일 3가지는? , 무엇을 했더라면 오늘 하루가 더 만족스러 웠을까? 가 질문 5개다.
내 현재를 살피고 내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시간이 5분에 가능하다면 매일 투자할법하지 않은가?
나는 요즘 이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해 쓰고 있다. 5분도 짧은 시간이지만 더 간단하게 쓰고 싶을 때는 세줄 일기를, 내 의지를 다짐하는데 집중하고 싶을 때는 5분 일기를 작성한다.
나 역시 일기를 매일 쓰면서 나를 이해하게 되고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매일의 감정을 살피니 내 감정에 내가 압도돼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많이 줄게 됐다. 일기쓰기가 자신을 튼튼하게 하는 뼈대가 됨을 느끼는 순간이다.
스트레스가 너무 쌓이는가? 잠시 주변의 스위치를 끄고 온전히 나를 볼 수 있는 세줄 일기 혹은 5분 일기쓰기에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