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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판 독서 모임 Nov 30. 2022

'매일 하는 무엇'이 그 사람을 나타내요.

[그로잉 피플] <성장판 독서모임:심신단련방> 북도디 채수홍 님 인터뷰

1. 수홍님, 안녕하세요. 성장판 독서모임 회원들에게 수홍님을 소개해 주세요:D 


안녕하세요, 채수홍입니다. 저는 법원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에 성장판 모임에 가면, 늘 세 가지 키워드로 자기소개를 하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해본다면, 요즘 저의 주 관심사는 ‘달리기, 글쓰기, 책 읽기’입니다. 비밀입니다만, 성장판에서 처음 저를 소개했던 2019년 2월부터 한 번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늘 같은 관심사라서 저 스스로는 좀 식상하지만, 가만 살펴보면 세 가지의 비중은 제 안에서 변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세 가지가 똑같은 크기의 동심원을 그리고 있었던 적은 없었어요. 글쓰기 동심원이 가장 클 때도 있고, 또 어느 날엔 책 읽기에 푹 빠져 있어서 글을 쓰고, 운동하는 시간을 대폭 줄이는 날들도 있어요. 아마 최근엔 ‘달리기’의 동심원이 너무 커서 글쓰기와 책 읽기의 동그라미가 제 안에서 콩알만 해져 있을 거예요. 


저는 ‘매일 하는 무엇’이 그 사람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해요. 저는 매일 달리기를 하고, 매일 한 편의 글을 쓰고, 매일 책을 읽는(읽으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조금씩 조금씩 쌓아가는 즐거움을 좋아합니다. 3km, 5km도 채 달리지 못하던 제가, 꾸준히 달리는 거리를 늘려가다가 풀코스 마라톤을 달리게 된 것처럼, 일주일에 한 편의 글쓰기도 버거워하던 제가 매일 글쓰기를 이어가게 된 ‘쓰는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에요. 


무엇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에요. 가족과 여행 다니고, 캠핑을 하며 무릎을 맞대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 특별한 계획이 없는 어느 날, 아내와 손을 잡고 산책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시간이 저 스스로 ‘행복하다’라는 감정을 가장 크게 느끼게 하는 시간이에요. 다른 어떤 시간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기도 하고요. 가족과 보낸 따뜻한 시간이 각박하고 거친 일상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해요. 저로부터 나오는 따뜻함이 있다면, 이불과 같은 가족과의 시간 덕분이 아닐까 싶고요.


저를 소개한다고 했지만, 쓰고 보니, 모두 시시하고 소소한 이야기네요. 아마, 제가 소소하고 작은 행복이 징검다리처럼 놓인 삶이 우뚝 솟은 바윗덩이 행운을 가진 삶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2. 키워드로 질문을 더 이어가 볼까요? 수홍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키워드로 설명하려니 어렵네요. 하지만 삶의 가치관을 드러내기에도 딱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구분 짓자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는 ‘마음, 정직, 성장’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만날 때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마음이에요. ‘마음이 통하는 사이’를 소중하게 생각해요. 마음이 통하려면 진심을 다해야 해요. 감추려거나 속이려거나 혹은 상대를 경계하면 마음이 통하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제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직이라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사람을 대할 때도, 일을 대할 때도, 또 삶의 어느 부분을 대할 때도 저는 차곡차곡 쌓아가는 정직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어느 날 한 번에 이루어진 관계, 성과, 과정은 좋아하지 않아요. 시간의 과정이 녹아든 관계가 성과를 만났을 때, 훨씬 빛이 난다고 생각해요. 단번에 이뤄내야 하는 목표보다 차근차근 시간을 쌓아 이뤄내는 과정을 좋아해요. 


달리기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면 때문인 것 같아요. 마라톤을 달리려면, 제아무리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5km, 10km, 21km 거리를 늘려가며 달릴 수 있어야 완주할 수 있거든요. 이 과정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달리는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자신만의 속도로 완주해 낼 수 있는 것이 마라톤이기도 하고요.     


첫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고 2주 후에 다시 마라톤에 참가하게 됐는데, 그때의 목표를 무엇으로 할까 하다가 저는 ‘어제보다 나은 나’로 정했어요. 1분이든, 1초든, 어제보다 나으면 된다, 그런 생각으로요. 제게 성장은 그런 의미예요. 남들보다 나은 결과는 우리 모두 학교 다닐 때 충분히 시달려 봤잖아요. 성장은 제 안에서 의미를 찾아요. 꾸준히 나아지고, 어제보다 나아지고, 마음의 크기가 한 뼘 더 넓어지면 저는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경쟁이 필요할 때도 있죠. 마라톤도 남들보다 더 나은 기록을 가지면 좋겠지만,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추구하다 보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아직 초보 마라토너지만 그렇게 생각합니다. 책 읽기, 글쓰기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나이만큼 책 읽기’를 한 해의 목표로 해요. 지난해보다 조금 더 읽고, 생각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지면, 작년의 나보다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지만, 꾸준히 쓰다 보면 쌓인 글 사이에서 성장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제게 성장은 그런 의미입니다. 

    

3. 최근에 마라톤대회에 출전하셨지요? 어떤 대회에 출전하셨는지, 준비는 어떻게 하셨는지, 결과는 만족스러우셨는지 궁금해요.     


질문 중에 가장 엔돌핀이 솟아나는 질문이고 잘 대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저는 최근에 ‘마라토너가 된 러너’입니다. 올해 들어서 ‘마라토너가 되고 싶은 러너’였다가 지난 10월 말, 춘천마라톤에서 3시간 29분으로 완주했어요. 그토록 기다리고, 그려왔던 42.195km를 달리는 첫 풀코스 마라톤이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았어요. 30km를 지날 무렵, 오른쪽 허벅지에서 쥐가 올라오기 시작해서, 38km 부근에서는 양쪽 허벅지, 왼쪽 종아리까지 쥐가 났거든요. 말로만 듣던 고통의 레이스였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묘비명으로 쓰고 싶다던 그 말처럼요. 


춘천마라톤이 끝나고 2주 후에 서울에서 ‘제마’라고 불리는, JTBC 마라톤에 참가했는데요, 저는 이때의 완주가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목표로 했던 레이스 운영 전략, 페이스대로 잘 이끌어서 무너지지 않고 완주했거든요. 누군가는 결승선에서 감격의 눈물이 흐른다고 하던데, 저는 오히려 6km를 남겨 둔 36km를 앞두고 감정이 차 올라서 눈물이 났어요. ‘이제, 6km, 2km씩 세 번만 지나면, 내가 생각한 대로 달린 마라톤을 해내는구나’ 싶어서 감정에 북받쳤거든요. 골인하는 잠실 종합운동장 근처에 가족들이 응원 나왔는데, 환하게 손 흔들며 골인할 수 있었어요.



저는 처음부터 ‘마라토너를 꿈꾸는 러너’는 아니었어요. 원래는 수영을 오랫동안 해왔어요. 수영한 지는 20년이 넘었고요. 우리 동네 새벽 수영만 15년째인데요, 코로나로 수영장이 문을 닫아서 새벽 수영 대신  ‘새벽 러닝’을 택했어요. 그때만 해도 마라톤은커녕, 10km만 달려도 헉헉거리게 힘든 지경이었습니다. 조금만 무리하면 무릎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인가 싶었어요. 


그런 제가 마라톤을 달릴 수 있게 된 것은 달리기에 대한 마음을 바꾼 덕분인 것 같아요. 김성우 작가님의 책 『마인드풀 러닝』 을 읽고, 거리, 속도를 목표로 하지 않고, 하루에 한 시간, 그저 내가 달릴 수 있는 만큼만 꾸준히 달리자고 마음먹었거든요. 책에서 말하는  ‘할 수 있는 달리기를 하다 보면, 할 수 없던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된다’ 는 것을 믿었어요. 


풀코스 마라톤은 가을에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지난 7월부터 준비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에 나오는 것처럼 한 달 누적 거리 300km를 목표로 하고, 한여름에도 달리기를 이어 갔어요.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게 한 힘은 하루에 한 시간 달리기 100번’을 채우자는 목표를 달성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혼자서 100번을 해보자 목표를 정해놓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속도도 거리도 상관없이 나만의 페이스로 꾸준히 이어갔어요. 그랬더니 어느 날 ‘마라토너가 된 러너’가 되어 있더라고요.     


4. ‘성장판의 하루키’라는 닉네임을 붙여드렸는데요. 닉네임이 마음에 드시나요? 언제부터 글 쓰고 달리는 사람이 되셨어요?


제게 너무 과한 닉네임입니다. 다만 꿈꿀 뿐인걸요. 사실, 어느 러닝 크루 모임에서 저는 ‘채루키’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나이 70이 넘도록 여전히 쓰고, 여전히 달리고 있는 하루키의 삶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담긴 닉네임이에요.


 ‘달리기와 글쓰기’가 닮았다는 것은 비단 하루키뿐 아니라, 김연수 작가님도 그렇고, 글을 쓰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그렇게 느낄 거예요. ‘글 쓰면서 달리는 사람’이라기보다 서로 닮은 이 두 가지를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요. 생각할수록 글쓰기와 달리기는 너무 닮았습니다. 한꺼번에 이뤄낼 수 없기도 하고, 달리면서 또 쓰면서 자꾸 나와 대화하게 됩니다. 나를 더 살펴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또 매일 하지 않으면, 꾸준히 하지 않으면 금세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갑니다.

          

5. 수홍님께 글쓰기와 달리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이 두 가지는 제 일상과 삶을 다지는 도구 같아요.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제게 가장 많이 물었던 질문은 ‘반복되는 일상을 지내면서 어떻게 매일 다른 내용의 글을 쓸 수 있는가’였어요. 매일 글을 쓰려면 자신의 내면을 더 자세하게 살피게 돼요. 어제와 다른 무엇이 있었는지, 오늘 하루 어떤 마음, 어떤 생각, 또 어떤 감정으로 살았는지, 보다 많이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돼요. 그렇게 살피다 보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감정, 들떠 있는 감정, 오늘 하루 내 안에 가득 찼던 생각들을 정리하게 되는데요, 저는 그 과정이 저의 일상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달리기 하는 시간도 그래요. 새벽 이른 시간에 달리기를 하다 보면, 마음속에 남은 찌꺼기 같은 생각들이 끄집어내 져서 툭툭 정리되어 나가는 경험을 해요. ‘별것 아닌 것으로 고민하고 있구나, 이런 것은 가볍게 생각하고 지나가야겠다’ 하는 식으로요. 오늘 해야 할 일, 오늘 보내는 하루에 관한 생각도 많이 하고요. 달리기는 발로 디뎌 나가는 시간이지만, 나의 삶을 디뎌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달리기와 글쓰기가 제게 주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꼽아보라면, 저는 단연 ‘성취감’을 들어요. 우리가 성인이 되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성취감’을 느낄 일이 사실 잘 없잖아요. 설령 있다 해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고요. 하지만, 매일 한 편의 글을 쓰고, 목표한 거리를 달려내면, 크든, 작든, 그만큼의 성취감이 생겨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한 편의 글은 오늘의 일상을 정리하는 대단한 성취감이 생기고요, 5km만 뛰어야지, 10km를 뛰어야지, 혹은 한 시간을 뛰어야지 하고 나간 새벽 러닝을 하고 나면,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낼 것 같은 힘, 성취감이 바탕이 된 자신감으로 의기양양해져요. 


그렇게 제게 달리기와 글쓰기는 삶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 든든한 동반자예요. 이렇게 매일 글을 쓰고 달릴 수 있게 된 것은 큰 행운을 만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6. 달리기 할 때 즐겨 듣는 노래가 있나요?


제 플레이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한번 써야겠네요. 요즘 추가한 곡은,

Bon Jovi, 'it`s my life' 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x2u5uUu3DE


7. 수홍님의 인생 책이 궁금해요. 5권만 소개해 주세요.


먼저, 제가 좋아하는 작가를 소개하고 싶어요. 저는 박완서 선생님, 김훈 선생님, 무라카미 하루키, 김연수 작가, 한수희 작가, 유홍준 교수님, 유시민 작가를 좋아해요. 이분들의 책은 나오면 뒤도 안 돌아보고 1쇄를 사려고 하죠. 저의 감수성, 생각의 방향 등등에 많은 영향을 끼친 분들이에요.



인생 책이라고 하니 순위를 정해야 할 것 같은데요,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책이라고 소개를 해볼까 해요. 먼저,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 에요. 저는 2015년 여름부터 2016년 가을 무렵까지,  『토지』 21권 전권을 다 읽었어요. 꽤 오래 걸린 셈인데요, 회사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꼭 출퇴근할 때만(가방에는 오로지 『토지』만을 넣어 가지고 다녔거든요) 읽으며 완독 했어요. 2016년 가을,  『토지』 21권의 마지막 권을 끝낼 때, 가족여행으로 통영에 갔어요. 충렬사며, 서파랑 언덕길이며,  『토지』 안에 배경으로 나오는 곳에 들러보고, 박경리 선생님의 무덤이 있는 박경리 문학관에도 다녀왔어요. 무척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어요.



김훈 선생님의 『칼의 노래』 책에는 사연이 좀 있어요. 제가 장교로 군 생활을 했는데요, 임관 교육을 위해 입소할 때, 이 책을 가지고 와서 읽고 독후감을 쓰도록 하는 과제가 있었어요. 유일하게 보관할 수 있는 ‘사제 책’이었거든요. 당시에 연애하고 있던 아내가 책의 안쪽 표지에 빼곡하게 편지를 써줬고,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버릴 수 없답니다. 김훈 선생님의 담백하고도 명징한 문장이 그리울 때, 가끔 꺼내서 다시 읽고는 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오래 두고 꺼내 읽는 책입니다. 러너로서, 또 이제는 마라토너로서 좋아할 부분이 많은 책이지만, 꼭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가치관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한수희 작가의 책,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라는 책도 무척 좋아합니다. 저는 한수희 작가를 좋아해요. 취향이 비슷하다고 느껴진다랄까요? 책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구나’ 하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한수희 작가가 좋아하는 여행, 일상의 소소한 행복,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자신에게 충실한 마음, 이런 면에서 ‘이 사람이 꽤 매력적이다, 한 번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해요. 한수희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쓸 때, 이렇게 쓰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나머지 한 권을 고르려니, 많이 고민이 됐지만, 책장을 오래 들여다본 끝에,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꼽기로 했어요. 제가 사기업을 다니다가 공무원으로 이직을 할 때, 결심에 도움을 준 책 중에 하나였어요. 원래 이 책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고 지으려고 했다고 해요. 책은 말 그대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쭉 나열되어 있지만, 삶도, 죽음도 선택의 문제라고 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아쉬워서, 몇 권의 책을 더 소개해도 될까요? 우리 집 책장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책은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읽었던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이에요. 그 덕에 지금도 캠핑 가서 별을 보기 위해 간이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톨스토이의  『안나 까레리나』는 심리묘사의 최고라고 여기는 책이에요. 책을 꼽는 일이 이처럼 어려운 일이군요.  

   

8. 성장판과의 인연도 궁금해요. 성장판은 언제 가입하셨고,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그동안 어떤 활동에 참여하셨는지 궁금해요. 


성장판은 글쓰기 모임을 알아보려다가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2019년 2월이었는데요, 일기장 수준으로 머물던 저의 글쓰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계기였어요. 성장판에서 일주일에 한 편 글을 쓰는 모임에 참여했는데요, 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쓰다가 더 수월하게 글을 써 보려고 혼자서 ‘100일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했어요.


그 후로 성장판의 강남 독서 모임에 참여했고, 성장판 100일 글쓰기, 올해는 매력 글쓰기 운영을 하기도 했어요. 성장판 심신단련방은 무척 오래된 저의 보금자리입니다. 운동을 하고 운동한 내용을 인증하고 있는데요, 운동을 이어가게 할뿐더러, 건강한 자극을 받는 공간이기도 해요.


9. 수홍님께 성장판은 어떤 곳인가요? 


‘성장판’이 잘 자극을 받으면 키가 쑥쑥 크게 된다고 하는데요, 제게 성장판은 생각의 성장이 이뤄지는 자극이 있는 곳이에요. 책에 대한 서로 간의 생각, 책을 대하는 마음, 또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통한 성장’에 대한 생각을 늘 곁에 둘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에요. 


저 개인적으로는 성장판 100일 글쓰기, 매력 글쓰기, 심신단련 방 운영자를 해보면서 저의 작은 경험을 나눌 수 있었어요. 나의 경험을 타인에게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었고요. 저 자신의 성장이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성장판 안에는 늘 배울 점이 있는 분들이 있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대단하다’에 머물지 않고, 나도 저런 면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져요. 또 그런 분들이 경험을 나누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더욱 쉽게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무엇보다, 그런 선순환이 이어지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성장판의 매력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요. 


10. 벌써 12월이 다가와요. 한 해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시는지 수홍님만의 특별한 리추얼이 있다면 성장판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세요.


성장판 회원들이라면 새해 계획을 일기장 한편에 곱게 써 내려가실 것 같은데요, 새해 계획을 언제 세우시나요? 저는 조금 이르지만, 11월에 새해 계획을 생각합니다. 저의 새해 계획이라는 것이 사실 해마다 거기서 거기라서, 새로운 계획이 잘 없지만, 그래도 새롭게 시도해 볼 새로운 계획, 새해에 새로 갖고 싶은 습관, 시간의 사용 방법, 경험해 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같은 것을 ‘새해 계획’으로 포함해서 세웁니다.


11월에 생각해 둔 새해 계획을 12월에는 실제로 시작해봐요. 예를 들어서, ‘새해에는 5시에 일어나서 운동을 시작해야지’ 하는 계획을 세운다면, 12월에 5시에 일어나기를 시작해요. 적응의 시간을 갖는 거죠. 저는 매년 ‘나이만큼 책 읽기’를 꼭 새해 계획으로 세우는데요, 12월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목록을 작성해요. 서점에 들러서 목록을 추가하기도 하고요. 


저는 내년에 올해보다 더 많이 책을 읽고(최소한 한 권 이상은 되겠죠?)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달리기를 하려고 하는데요, 더 많이 읽고, 쓰고, 달리기 할 시간에 대한 고민을 한 후에, 그 시간 계획을 12월에 시도해보려고 해요. 12월에 새해 계획에 대한 리허설을 해보는 셈인데요, 하다 보면 수정할 부분이 생기기도 해요. 그럼, 생각해보고 과감하게 변경하죠. 못하는 것보다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렇게 조정된 새해 계획을 1월 1일 아침에 새로운 다이어리 한쪽에 곱게 적어요. 그리고 1월 1일부터 새해 계획을 장착한 일상으로 살아가죠. 말은 이렇게 했지만, 올해는 ‘새해 계획’ 앞에(특히, 책 읽기에서) 부족한 한 해여서 부끄럽습니다. 더 새로운 마음으로 내년을 잘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11. 수홍님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 사이트 등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저는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블로그는 일상에 대한 글을 쓰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에는 러닝과 수영을 한 후에 운동을 하면서 느낀 생각을 기록하고 있어요.

https://blog.naver.com/dangkeun22

https://www.instagram.com/chaettssong/(인스타그램 아이디@chaett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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