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장판 독서 모임 Apr 24. 2023

5월이면 34번째 영어책을 함께 읽어요.

성장판 독서모임 운영진 김선아 님 인터뷰

매력 만점 선아 님, 안녕하세요:)      


1. 성장판 회원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선아 님은 어떤 분인지 어떤 일을 하시는지요?      

안녕하세요. 김선아입니다. 저는 해외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책을 읽는 것이 좋아서 세상에서 제일 느린 책 읽기이자 어쩌면 제일 빠르게 책을 만드는 일일지도 모르는 번역에 도전해서 지금까지 약 20여 권의 외서를 번역했습니다. 


『스눕-상대를 꿰뚫어 보는 힘』 『이기적 이타주의자』 『마인드 리딩』 『흰 빵의 사회학』 『최고의 교육』 『아파트 테라피』 등 다양한 책을 번역했고 다양한 행사에서 통번역 경험이 있어요. 


<선아 님이 번역한 책들>

누군가 저를 작은 일에 기뻐하고 작은 일에 슬퍼하는 사람(즉 소인배 ^.^)이라고 하셨는데 사람 참 잘 보신 것 같아요. 일희일비하면서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이고요. 그 매일 속에서 그래도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함께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소망하는 사람입니다.      


2. 선아 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키워드에 대한 설명도 간단히 부탁드려요.     


재미, 의미, 케미? 솔직히 말하면 중요한 삶의 가치 같은 건 별로 생각하지 않고 대충 하루하루 살자는 주의인 것 같아요. 일단 이왕 사는 거 되도록 재미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는 주의입니다.


 하지만 왜 때문에 나는 이 삶을 이렇게 살아가고 있나라는 의미도 중요하겠죠. 그리고 케미는 제가 라임에 대한 강박이 있어 넣었는데 사람과 사람, 독자와 책, 읽기와 쓰기.. 기타 등등 인생의 재미와 의미는 우연한 조우와 예상치 못한 케미(화학작용)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3. 성장판 단톡방에서 전방위적인 지적 수다를 나누는 선아 님께 감탄하는 분들이 많아요. 선아 님은 언제부터 책 읽는 삶을 시작하셨나요?     


제 의식이 기억하는 순간부터 늘 뭔가를 읽었던 것 같아요. 한글을 굉장히 빨리 떼었다고 부모님이 알려주셨는데요. 제 책 읽는 삶의 대부분은 미취학부터 학창 시절까지 가장 많은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책 읽는 삶이 뭐 별다르게 있나 싶기도 한데요. 책을 읽자!라는 구호나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구호들이 저는 참 와닿지 않았던 것이 책 읽기는 무엇보다 너무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잖아요. 이런 재미를 못 느끼고 살면 자기 손해 아닌가?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그 재미가 책이었고 또 다른 이들에겐 낚시나, 축구나 뭐 그만큼 재미를 느끼는 일들이 있고 모두들 각자 그런 재미로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요즘은 회사일, 집안일도 바쁘고 드라마라든가 다른 유혹이 많아 오히려 예전만큼 책을 많이 읽지 못하는 것 같아요.      


4. 선아 님 만의 독서법도 궁금해요. 


따로 독서법이라고 소개할 만한 것은 특별히 없어요. 다만 제가 번역을 해보니 한 줄 한 줄에도 저자의 의도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렇게 저렇게 곱씹게 되고 곱씹을수록 새롭게 떠오르고 또 남는 것이 있어요. 


그리고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아무래도 읽어보지 않은 책에 손이 먼저 가는데 좀 더 시간이 많았던 그리고 읽을 것이 없었던 어린 시절에는 좋아하는 책을 몇 번씩 다시 읽고는 했어요. 


최근에 제가 와인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책 읽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는데 정말 좋은 빈티지 와인을 만나면 와인 애호가들은 그 와인을 몇 병씩 사서 쟁여두었다가 지금의 맛, 3년 뒤, 6년 뒤 어떻게 숙성해 가는지 그 변화를 음미한다고 해요.


좋은 책도 마찬가지거든요. 인생의 어떤 시기에 딱 운명처럼 다가오는 책들이 있고 좀 시간이 흘러서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재미와 의미와 내 의식의 변화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많은 이들이 속독이나 다독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을 품고 있는데 그런 독서법도 유익이 있겠지만 재독이나 음미하는 슬로 리딩은 좋은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것 같은 즐거움을 주지요. 


그리고 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랄까 전에 읽은 책이나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 생겨난 새로운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책, 중요하게 언급되었던 책 또는 인상 깊게 읽은 책의 카운터 펀치 같은 책들을 골라서 읽어보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4월의 매력 독서에서 실존주의 문학의 고전 『변신』을 읽었으니 5월에는 비슷한 맥락이지만 동양 여성작가가 쓴 여성이 주인공인 현대소설 『채식주의자』를 읽어 보자거나, 3월에 자기계발 동기부여의 주제로 세계적인 베셀로 여러 사람들의 인생책으로 꼽힌 『연금술사』를 읽었다면 Transformation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와 반대극에 놓였다고 볼 수 있는 『변신』을 읽어보자든가 하는 식이죠.                


5. 성장판에서 다양한 책 모임을 이끌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매력독서모임이 궁금해요. 매력 독서의 매력에 대해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앞서 말했든 요즘 독서법하면 다른 이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읽고 싶어 하고 독서를 스펙 쌓기처럼 “난 몇 권을 읽었다” “이런 이런 책을 읽었다”라고 마치 게임에서 퀘스트를 클리어하듯 하는 풍조가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책을 함께 읽고 나누는 것이 좋아서 성장판 독서모임을 하게 되었고 제가 제일 자신 없었던 것이 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인데 그래도 책 읽기만은 매일 밥을 먹듯 해온 일이니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매일 읽는 힘을 키우는 매력독서 원서 읽기 모임을 시작했어요. 


벌써 5월이면 34번째 영어책을 함께 읽는데요 햇수로는 4년째!! 33개월 693일을 여러 사람들이 매일 영어로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눈 거예요. 


지난한 코로나기간 동안에도 매력독서를 통해 매일 읽고 여러 사람들과 오늘 읽은 내용에 대한 소감을 나누고 일상의 안부를 나누고 한 것이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습관 만들기라던가 매일 인증하는 모임들이 굉장히 많지만 매력독서는 일단 북도디들이 정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좋은 책들을 선별해서 큐레이션 하고 있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일 꾸준히 읽을 수 있는 동기부여, 인증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가 왜 이 구절을 선택했나 생각하고 기록할 수 있고 또 북도디들과 함께 참여하는 서우들에게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요. 완독의 성취감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정말 매력독서는 매력만점이라 자랑을 안 할 수가 없네요. 으쓱으쓱!!


제가 북도디를 맡고 있는 원서읽기반에서는 영어책 중에서도 모두가 인정하는 좋은 문학작품들을 선별해서 읽어요


뉴베리상 수상작, 고전문학을 읽고 있는데 4월에는 카프카의  『변신을 함께 읽었고 5월에는 이어 한강의  『The Vegetarian을 함께 읽어요. 꼭 원서로 읽지 않아도 누구나 한 번쯤 꼭 읽어보면 좋을 훌륭한 작품들을 이왕이면 원서로 함께 읽는 것은 두 배, 세배의 성취감을 주지요. 


마음공부 방에서는 심리, 마음 챙김, 명상에 관련된 책을, 벽돌책 읽기 방에서는 누구나 이름은 들어봤지만 혼자 읽을 엄두를 내기 힘들었던 두꺼운 책들, 일명 벽돌책들을 함께 읽어내고요, 


부자공부 방에서는 경제, 투자, 재테크에 관련된 책을 읽고 돈의 흐름과 투자인사이트를 찾는 모임을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사회서적, 페미니즘, 과학 등 더 다양한 매력독서모임이 생겼으면 해요.      


6. 성장판 독서 모임을 궁금해하는 분들께, 성장판의 매력도 소개해 주세요:)    

 

저처럼 재미와 의미 그리고 케미를 찾는 독서가들이라면 성장판 독서모임을 통해 이 세 가지를 다 얻으실 수 있습니다


독서인구는 줄어든다고 하지만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고, 정말 다양한 독서모임들이 많잖아요. 저는 꼬꼬마 시절부터 한국, 뉴질랜드, 홍콩에서도 늘 다양한 독서모임을 찾아 참석해 왔어요.


주로 제가 관심이 있는 문학, 장르문학, 페미니즘, 고전, 아동문학, 그림책이나 미디어 관련 책들을 읽는 모임이었기 때문에 주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주제를 가지고 책을 읽었지요. 


성장판처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함께 읽는 모임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다양성과 균형이 성장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판은 정말 순수하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이 함께 책을 더 재미있고 유익하게 잘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만들어가는 모임이에요. 


운영진들 모두 직업인이고 일과 생활로 바쁜 와중에서 짬을 내어 성장판을 더 좋은 모임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고요. 


성장판의 시그니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발제독서 모임은 함께 읽고, 쓰고,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발표의 기회가 주어지고 자연스럽게 토론까지 이어지는 ‘독서모임의 정석’이자 모범적인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발제를 하기 때문에 책을 안 읽고 독서모임에 참가한다던지 신변잡기 수다로 빠질 일이 없어요. 


매력독서의 매력에 대해서는 앞에서 말씀드렸고 전문 북도디의 발제로 한 주제를 깊이 들어가 보는 주제독서 등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는 애서가들의 케미로 책 읽는 즐거움이 배가되는 것이 성장판의 매력입니다.      


7. 선아 님의 인생책 best 5를 소개해 주세요.   

  

인생은 계속 살아가는 것이고 책도 계속 읽어나가니까 인생책이라는 목록도 계속 변화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딱 이 책이 내 인생의 best!라고 꼽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책들을 소개해 볼게요. 


 『그림동화를 비롯한 각종 민담집, 『성경,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Art of Loving),  『부모와 다른 아이들,  『Daffodil』...인데요. 


어릴 적 읽었던 수많은 민담과 동화들이 이야기의 즐거움 책 읽기의 즐거움을 일깨워주었고  『성경은 저에게 이런 민담집과 비슷하게 아주 어릴 적부터 매일 부모님이 읽어주셨던 책이에요. 성경을 빼고는 서양문학과 역사를 이야기하기 어렵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서양문화의 기반이 되는 경전이기도 하고요.


다른 세 책은 저에게 카프카의 도끼처럼 일종의 충격을 주었던 책들인데 『Daffodil은 사실 정확한 제목이 기억이 안 나는데요 제가 처음으로 혼자 완독하고 눈물을 흘렸던 영어책이에요. 


막 유명하고 널리 알려진 책은 아닌 것 같아요. 자폐아이가 주인공인 이야기 하나와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란 난폭한 문제아 소녀가 자기를 진심으로 위해주는 선생님을 만나고 겪는 변화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었어요. 


 『사랑의 기술은 사춘기 무렵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을 이토록 지적으로 기술한 것에 놀라운 충격을 느꼈던 책이고  『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장애와 다양성에 대해서 정말 큰 인사이트를 준 책이에요. 


많은 분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고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8. 10년쯤 후에는 ‘이런 삶을 살고 싶다!’라고 그리는 상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특별하게 이런 삶을 살고 싶다는 또렷한 목표는 없지만 지금보다는 더 건강하고(그러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노화... T.T)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여유 있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어요. 더 많이 읽고 쓰고 이야기하는 삶이었으면 합니다.


 10년 후에도 성장판에서 여러분과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10년 후의 삶도 준비를 해야 할 텐데 그걸 못하고 있는 것 같네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이라는 타이슨의 유명한 말이 있잖아요. 삶이 나에게 강펀치를 날리지 않길, 그런 펀치가 날아들어 올 때 잘 피할 수 있길 바랄 뿐이에요.           


9. 선아 님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 사이트 등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요즘 소셜 미디어를 활발하게 하고 있지는 않지만 꽤 오래전에 만든  블로그가 있고요 https://blog.naver.com/nzsunah 페이스 북 https://www.facebook.com/nzsunah 인스타그램 nzsunahk 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부지런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고 싶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처음에는 오기로 읽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