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과 세대, 그리고 친구
스레드 중독자로서 느끼고 있는 점을 쓰려고 임시저장해 둔 차에, 엮어 풀어 볼만한 좋은 기사가 스친님 계정에 올라와서 냉큼 집어온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62/0000018877?sid=102
스.레.드.
나는 그 이름을 알게 된 지 한 달 정도 되었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동생이 추천해 주었는데, 나는 트위터 세상에 3일 살고 7일을 앓아누워본 경력이 있어 강력히 거부했다. 비록 지금은 3시간만 스레드를 못 봐도 7일을 앓아눕는 중독자지만(...)
무튼 인스타도 안 하는 사람이 스레드를 해보겠다고, 어찌어찌 계정을 만들어 중독자로 살아가는 요즘, 신선하기도 유독 반갑기도 한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은 대개는 실명을 닉네임에 당당히 걸고, 자신의 정직한 얼굴사진 또는 풍경(특히 산)을 프사로 걸길 좋아하며, 시를 즐기는 경향성이 있다. 이쯤 되면 눈치채셨을까. 그렇다. 은둔고립청년으로서는 좀처럼 소통할 기회가 없는 5060 스친이들이다...!
한없이 흔들리던 시절(사실 지금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음) 내겐 어른이 필요했다. 권위에 머리 박아라 하는 어른 말고, 살아남은 이야기를 나눠줄 사람. 나는 어른의 세계가 궁금했다. 그 당시 인식하진 못했지만 기억이 시작될 때부터 삶은 무거웠고, 너도 커보면 안다-는 말에, 이보다 더 무거우면 어떻게 살지 하던 때에. 그 무게를 견뎌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싶었다.그리고 궁금했다. 뭘 느끼고 사는지. 어른이 되면 감정체계가 달라지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마치 전생처럼, 어린 시절을 잊고 살아가는 걸까. 어른들은 뛰지도, 책을 읽지도, 글을 쓰지도 않았으니. 홀린 듯 살아가지 않고 늘 찌푸린 얼굴로 반복되는 삶을 살다니, 나도 어른이 되면 그렇게 바뀔까? 내심 궁금했다. (지나고 보니 아이, 어른보다는 adhd특에 가까웠음..;;)
지혜라거나, 교훈 같은 큰 것을 바란 건 아니었다.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는 모순이 가득해서, 커보면 안다는 말을 하다가도 "어른이 돼도 똑같애. 그때가 좋은 거야. "라고 하니, 어른이 되어도 똑같은 건지, 크면 알게 되는 건지, 지금보다 더 나빠지는 건지 도무지 갈피를 못 잡겠는 것이다.
나는 그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서른이 넘어서 이곳에서 듣고 있다. 어른의 시를 읽으며, 아 그들도 단풍을 보고 생생함을 느끼는구나 호기심이 풀렸고, 안도했다. 앞서 걸어본 자들이 생생함을 잃지 않았다면, 나 역시 그럴 것이기에.
또 나이와 상관없이 내 계정에는 꽤 큰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님들도 오시는데, 나는 그 삶도 살아보지 않았기에 마냥 신기하다. 대부분 아이가 adhd나 우울증 등이 있는 경우라 보면서 아, 우리 엄마가 보는 나는 어땠겠다-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고.
"남을 존중하려면 먼저 내가 바뀌어야 한다. 존중이나 배려를 가르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존중하라’고 강요하면 사람들은 ‘척’만 한다. 또 배려를 강요하면 ‘위선을 행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않다. 존중하는 마음이 제대로 우러나려면 먼저 자기가 바뀌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서로가 모두를 존중하게 된다. ”
스레드는 나에게 이기동 교수의 말이 실현되는 모습을 가끔은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나는 누군가를 보고 우리 부모님의 시선을 비춰보고, 누군가는 나를 보며 자녀를 이해할 것이다. 또 나는 누군가의 글을 읽고 조금 더 산 나를 비춰보고, 안도한다.
그렇게 그렇게 존중은 경계를 넘어 따뜻하게 전도된다. 세대가 무슨 상관이야. 스친이들인데!
아! 그리고 맞팔되어 있는 스친이들은 글도 잘 쓰신다.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니까 많이많이 써 주세요. 삶의 지혜 같은 무거운 거 말고, 눈에 담는 아름다운 것들을 스친이들의 시선으로 전해주세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