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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uwriting Jun 12. 2023

가족 같은 회사는 없다

회사에서는 구성원으로서의 자세가 꼭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가족은 삶의 근원이자 바탕이 됩니다.  우린, 가족 같은~ 이란 말에 대체로 우호적인 태도를 갖곤 합니다. 조금은 편안하게 혹은 조금은 허물없이... 하지만, 회사가 그렇게 말할 때는 그 의미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합니다. 어쩌면 회사와의 관계를 너무 부정적으로 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관계 설정을 하는 것과 실제 관계가 갖는 의미는 다릅니다. 무엇보다, 가족 같은 회사는 없습니다. 회사는 회사일 뿐입니다.






회사에서 내 하루의 최선을 다하지는 말자



회사와 개인은 철저히 계약으로 이루어진 관계입니다. 노동과 임금으로 계약된 관계는 계약에 위반되는 사항이 생기면 지체 없이 계약이 해지됩니다. 우린 모두 자신의 노동력을 팔기 위해 무던히 애를 씁니다. 제발 나를 좀 사달라고. 이 지점이 되면 쌍방의 동등한 계약이 아닌 일방의 선택을 바라는 개인들은 왠지 비참함을 느낍니다.(특히나 한국에선 좀 더 특이한 관계)




개인의 인생에서 일(직업)은 중요합니다. 직업이 있어야 먹고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이 자신의 인생, 자신의 하루 전부를 차지하진 않는다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삶에 희로애락이 있듯, 매일 자신의 삶을 채워갈 것은 일(직업) 외에도 무수히 많습니다. 그 기회를 몽땅 일로 대신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일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에게만 집중하기로 결정하면 실제 회사와 일에 적정한 거리를 둘 수 있게 됩니다. 주 5일 시행 전에는 주말까지 상사의 연락에 시달리거나 직원들과의 주말 산행으로 괴로운 직장인들이 무척 많았었습니다. 평일엔 업무와 회식으로, 주말엔 화사에서 요구하는 각종 행사로 업무 외의 시간까지 ‘당연한 듯 내놓아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사회 분위기나 인식이 많이 변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회사의 일은 생활의 일부일 뿐이므로 회사에서는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 그뿐입니다. 평생 한 직장에서만 머물다 정년퇴직을 하는 경우는 이제 드뭅니다. 이직도 활발해지고 그만큼 회사와의 관계도 유연해져(?)서 언제 그만두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자의던 타의던. 때문에 우린 근무시간 외 개인적인 생활에 조직의 그림자가 남아있지 않길 바랍니다.






회사는 나에게 자선을 베푸는 곳이 아니다



우리 가족 관계를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상황도, 또 때로 억울한 것들도 모두 안고 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가족 중 누구 하나가 속으로 곪아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외부에 함부로 말하거나 무턱대고 해결을 도와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사건이 아닌 한은. 그럼 다시,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의 부당함을 항상 꾹 눌러 참고 견딜 수 있는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가? 또, 회사는 왜 ’ 가족 같은 ‘을 붙이는 걸까? 궁금해집니다. 추측건대, 아무래도 조직이 갖는 삭막함보다 친근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일 것 같습니다. 그 지점에서 사용자와 노동자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고 착각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엔 선의로 편안하게 친밀감을 갖기 위한 것이었다 해도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입니다. 그 안에서 만들어진 관계는 또 다른 방식의 인간관계일 뿐입니다.




가족 같은, 가족처럼 이란 말이 포함하고 있는 무형의 범위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상상하는 것보다 세상은 냉정합니다. 회사는 회사일뿐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린 어느 시점이 되면 자발적이던 비자발적이던 회사를 그만두어야 합니다. 잠시 머물러 가는 곳일 뿐입니다.




새로운 일을 주로 시작하고 만드는 단계 업무를 주로 하다 보니 주어진 업무 영역 외까지 능력도 안 되는 오지랖으로 과하게 일을 했던 적이 꽤 있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기 전까진. 하지만 분명한 건 내 업무 영역만 하면 된다는 걸 확실히 ‘업무에 실행’하고 난 이후 회사 근무에 대한 부담은 훨씬 줄어들었고 회사는 잠시 거쳐가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사회 초년부타 그런 마음이었다면 훨씬 여유 있게 하고 싶은 것을 더 빨리 찾았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여하튼 그래도 대략 조직생활의 마무리 지점을 설정해 두고 되돌아보니, 나름 적정한 거리를 잘 유지했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 미련도 애착도 없는 걸 보면, 그래서 아쉬움도 착잡함도 남지 않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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