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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uwriting Jun 21. 2023

행복을 찾아서

왜 저들처럼 행복할 수 없을까? 다른 사람들만 행복해 보일 때...


휴대용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는 매일 최선을 다하지만 하루하루가 힘겹습니다. 밀린 집세와 세금으로 생활고에 지치고 부부 싸움도 잦아집니다. 견디지 못한 아내는 결국 떠나고, 하루아침에 어린 아들과 길거리에 내몰리는 신세가 됩니다. 하지만 하나뿐인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를 위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크리스, 인생 마지막 기회에 도전을 결심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엄청난 경쟁 속에서 반드시 행복해져야만 하는 그의 절실한 도전이 우리 삶을 찬찬히 돌아보고 기운을 얻게 합니다.  






누군가 너에게 할 수 없다고 말하게 둬서는 안 된다... 꿈이 있다면 지켜야 해



전 재산을 털어 산 스캐너 머신은 잘못된 예측으로 팔리지 않았고 깊은 생활고의 원인이 됩니다. 머신을 매일 하나씩 팔아야 생활이 가능한 크리스, 바보처럼 히피와 부랑자에게 머신을 도난당하기도 합니다. 크리스에겐 매일매일이 고달프고 어렵지만 길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모두 행복해 보입니다. 문득, 크리스 자신은 왜 저들처럼 행복할 수 없는지 의문이 듭니다. 어렸을 때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한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우연히 증권사의 주식 중개인 인턴 과정에 지원을 합니다. 숫자에 자신이 있었고 아내에게 계획을 말해보지만 아내는 크리스에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아내의 무표정과 무관심한 대화, 무신경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아내와 대화할수록 비난과 빈정거림만 돌아옵니다.  




집에선 쫓겨나기 직전, 페인트칠을 핑계로 며칠 더 버텨보지만 하필 면접을 앞두고 주차 딱지 문제로 구치소에 갇힙니다. 남루한 행색으로 면접을 보는 크리스, 모두 무시하는 표정이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방법을 몰라도 최선을 다해서 방법을 찾아 해결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면접관을 설득합니다. 생활이 힘들어 무급 인턴 과정을 수락하기까지 크리스는 잠시 갈등하지만 일단 시작합니다. 크리스가 어린 아들 크리스토퍼와 집을 나와 모텔로, 노숙자 쉼터로, 지하철 화장실로 떠돌아다니는 과정이 무척 마음 아픈 장면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가 크리스토퍼와 나누는 진심 어린 대화는 큰 감동을 줍니다. 크리스는 아들에게 말합니다.


"누군가 너에게 할 수 없다고 말하게 둬서는 안 된다, 그게 부모일지라도... "

"꿈이 있다면 지켜야 해." 


엄마가 자신 때문에 떠났는지 걱정이 되었던 크리스토퍼였지만 이젠 투정하지 않고 오히려 아빠를 응원합니다. "아빠는 좋은 아빠야"라고 말해주는 의젓한(?) 어린아이의 연기가 무척 놀랍습니다. 크리스토퍼의 표정과 눈빛이 참 오래 기억에 남는데 실제 제이든은 윌 스미스의 아들입니다. 부전자전, 연기력은 타고난 것 같습니다.




성가대의 노래 한 구절이 크리스의 절실한 마음을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주여, 내 앞의 산을 옮기지 말고, 산을 넘어갈 수 있는 힘을 주세요'

               



도난당한 머신을 찾기 위해 차사고를 당하고도, 신발 한쪽을 잃어버리고도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크리스의 모습에 사람들은 웃지만 그의 슬프고도 혹독한 가난은 생존을 위한 안간힘 그 자체입니다. 어렵게 시작한 인턴 생활과 함께 스캐너 판매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크리스의 절박한 마음들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내가 힘들 땐 크리스처럼 다른 사람들만 행복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왜 나만 불행한지, 왜 나만 잘 풀리지 않는지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 살다 보면 좋은 순간은 한 번 오기가 어렵지만 나쁜 순간들은 한꺼번에 몰아쳐서 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자신을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우린 힘들어도 참고 견뎌 나갈 것입니다. 수많은 선택의 연속인 삶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그 한 사람이 든든히 버텨준다면 우린 자신이 믿는 방향에서 보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 아내가 크리스를 믿고 함께하며 지지해 줬더라면,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아이가 좋은 아빠라며 말해주던 그 믿음처럼 조금만 더 응원해 줬더라면 크리스에게도 행복이 좀 더 빨리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짧은 순간의 제목은... "행복"               



처음 면접 때와 달리 깔끔한 모습의 인턴 마지막 날,


"특별히 새 셔츠를 입고 왔어요.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까요..."

"내일도 그렇게 차려입고 오게... 내일이 첫 출근일이 될 테니 말이야."





인턴 마지막 날은 크리스가 그토록 원했던 '행복을 찾은 날'입니다. 의식하지도 못한 채 생활고 때문에 영화 내내 바쁘게 뛰어만 다녔던 크리스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드디어 사람들 속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천천히 걷습니다. 무척 감동적이고 가슴 뭉클한 장면입니다. 윌 스미스의 코믹하거나 액션 가득한 영화들과 달리 생활인으로서 가장의 무게감과 아버지로서의 책임감, 홈리스의 불안정한 생활을 담담하게 보여준 폭넓은 연기력이 돋보이는 놀라운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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