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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uwriting Jun 10. 2024

11. 영어? 일단 좌절 좀 하고

매일 아침 Hello everyone, Have a nice day!



아침 출근 시간은 모두가 피곤합니다. 조용한 지하철, 각자의 필요한 것들을 챙기거나 대부분은 핸드폰을 보거나 눈을 감고 살짝 졸기도 합니다. 옆 사람들에게 무관심하고 그저 피곤을 덜 느끼고 출근하고 싶은 시간입니다. 한 달 전인가(?)부터 전철을 타고 세 정거장만 가면 낯선 소리가 들립니다. 처음엔 너무 작아서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작게 간간히 웅얼웅얼거리고 전철 내 역을 알리는 방송이 나와서 정확히 들리지 않았습니다. 뭘까? 그러다 또 며칠이 지나고, 아... 그랬구나.






#발음보다 강세가, 의미 전달에선 강세!


듣기와 말하기를 공부하면서 처음엔 발음에 집중했습니다. 왜 안 들리는지 고민하고 그 문장과 단어를 발음해 보면서 귀에 익숙해 지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들리나(?) 생각했는데 또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한동안은 원인을 찾을 수 없었지만 계속 고민을 하며 듣다 보니 시험에서 4지선다로만 어느 것이 맞을지 고민하던 강세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같은 단어를 똑같이 발음을 해도 문장에서 놓이는 위치에 따라(혹은 말하는 사람이 강조하고 싶은 것에 따라, 참 당연한 것인데 그걸 지금 알게 되었네요.) 강조점을 달리 둬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스픽에서도 똑같이 발음을 따라 했는데 인식이 안 돼서 AI가 인식을 못한다고 서운하게 생각했고 답답했었는데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문장의 의미 흐름에 맞는 강조점을 맞춰 악센트를 줘야 맞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한국말도 강조점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살짝 소리의 높낮이와 소리의 크기가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신경 써서 해봐야겠습니다.




런던쌤의 추천 북으로 <When Stars are Scattered>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글자가 대문자로만 되어 있어서 굉장히 시각적으로 낯설고 빨리 읽히지가 않습니다. 잠시 방법을 찾다가 예전에 국어책을 소리 내서 읽었던 것처럼 소리를 내어 읽어봅니다. 오호~ 그런데 의외입니다. 처음에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지 고민을 했었는데 자연스럽게 구절구절 의미를 이해하며 읽어집니다. 조금 신기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거꾸로 해석하지 않고 앞에서 구절대로 보며 이해하고 읽어가는 상태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도전!~ 하루 한 챕터씩 읽기로 합니다. 무엇을 읽는 것만큼이나 한 가지 이야기를 원서로 읽어내는 경험의 완성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 해 내는 작은 성취는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이것은 생각보다 강력하고 두 번, 세 번의 과정이 반복되면 굉장한 습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만간, 꼭 <노인과 바다>를 원서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어마다의 특징이 달라 어떤 느낌이 다를지 기대가 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용기가 필요하다


아침 복잡하고 피곤한 지하철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중간에 타서 딱 세 정거장만에 내립니다. 세 번의 역 안내 방송이 나오고 그 틈 사이사이 할아버지는 한 마디씩 말을 합니다. 특정해서 기억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영어로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문이 열리고 전철에 발을 딛는 순간,  모든 사람들에게 영어로 인사를 하며 탑니다. 마치 학교 영어시간에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하듯, Hello, everyone! 그렇게 시작한 몇 마디, 긴 문장은 아니지만 평범한 인사를 합니다. 중간중간 멈추며 말하지만 딱히 대꾸나 답을 기다리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작게 말하는 할아버지 영어를 듣습니다. 하루를 잘 보내라며 날씨 이야기와 조심해서 출근하라는 말을 하곤 쿨하게 Good bye, everybody! 를 던지시고 내립니다.




대학교 때 야학의 운영 자금이 모자라 모금통을 들고 버스와 지하철에 올랐던 생각이 잠시 났습니다. 처음 시작에 다들 걱정도 많았지만 막상 시작을 하니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당시엔 대학생이 그린 많지 않던 때라 사람들이 호의적이었던 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엔 그때의 그 마음처럼, 그 할아버지의 시도처럼 나름 새로운 방법에 대해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다시 배웁니다. 사실 우린 한국어를 매일 말하지만 완벽하게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리만치 영어를 완벽하게 하려는 고집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실수를 해야 하고 실수를 통해서 라야 하나라도 더 배웁니다. 한 가지만 고치면 나머진 같은 방법으로 쉽게 할 수 있기도 합니다.


As I don't know enough English words. I try to listerning, speaking, reading and writing everyday. Even though I make mistakes a lot. I learn everyday.



그나저나, 요 며칠간 할아버지가 보이질 않습니다. 어쩌다 보니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고 궁금하지만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저 궁금해집니다.




P.S.

간혹 제가 영어로 적는 문장이 다 맞진 않을 걸 압니다. 하지만 뭐 어떤가요? 제가 지금 이 단계에 도착해 있는 걸요. 하나씩 수정해 가면 그뿐이고요. 남들이 뭐라고 하던!!!  그냥 제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변해가며 성장해 가는지 기록하는 의미가 크니 보시는 분들이 혹여 수정해주고 싶어 답답하시더라도 ‘ 아, 그래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구나.’까지만 생각하시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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