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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uwriting May 02. 2024

10. 영어? 일단 좌절 좀 하고,

소통은 툭! 던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고 주고받는 것이다


영어를 왜 배울까요? 아니, 다른 나라말을 굳이 왜 배워야 할까요? 번역기도 잘 되어 있는데 굳이 왜 배워야 할까요? 진부한 표현이지만 세상은 넓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풍경과 이야기들이 궁금하지 않나요? 물론 책으로 읽거나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충분히 정보를 얻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를 서로 나누고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언어는 필수입니다. 언어는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한 수단일 수도, 아니면 그들과 내가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유일한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소통합니다. 언어로 서로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고 삶은 확장됩니다.






#묻고 답하다


오늘 어때?

응 좋아

.....


끝???

 

우리가 평소에도 대화를 저렇게 하진 않습니다. 오늘 어때?라는 질문은 상대방이 잘 지내는지, 밥은 먹었는지, 오늘은 무엇을 할 건지, 그 사람 오늘 기분이 어떤지, 혹시 시간을 낼 수 있을지 등등 대화를 끌어가기 위한 시작일 뿐입니다. 하물며, 다른 나라 말을 하면서 저런 식의 대화를 할 수는 없습니다.


How was it going today?

Good!


그나마 조금 더 부드러운 대화가 필요해서 배운 게 Find, thank you. And you? 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교과서의 Conversation은 의식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배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영어권 나라들의 문화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조금 있었더라면 접근이 쉬웠겠지만, 그저 외우다 보니 단답으로만 끝이 나서 대화를 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대화방식을 외우는 것 따로, 단어나 숙어를 외우는 것 따로, 모든 공부가 따로따로라 연결이 되질 않았습니다. 한때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이 한국사람들과 많이 달라서 그 대화의 흐름 자체를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국어는 자국어라 말하지 않아도 그 안에 포함된 의미를 눈치챌 수 있지만 영어는 외국어이기 때문에 그런 표면적인 형식의 주고받는 대화 과정을 만들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실제 외국인들조차 그때 배운 Conversation처럼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기계적인 언어를 배웠는지도 모릅니다.)






#아는 것과 소통하는 건 다르다


스픽에서 롤 플레이를 활용하거나 학습한 것을 AI와 대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주고받고 할 때 어떻게 말을 하지? 처음엔 조금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AI가 가상 상황을 가지고 물어보는데 간단히 Yes /  No 로만 대답을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말할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아무래도 막막합니다. 그러다, 방법을 바꿔서 상대방이 묻는 말에 긍정, 부정과 함께 어순을 바꿔서 대답하기로 했습니다(나름의 소통 1단계). 사실 이렇게 해야 긴 문장으로 대답하는 방식을 익힐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Do you need help?

Obviously yes, I need your help.

Do you help me?


I'm hungry. Did you have breakfast?

No, I didn't eat breakfast this morning.  

I'm starving. Didn't you have breakfast either?


 상대방이 질문한 그 어순을 뒤집어서 대답하고 그 어순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물어본 것처럼 같은 질문을 해서 어떻게 답하는지 확인해 봅니다. 그럼으로써 단답형은 Yes / No의 지옥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됩니다. 굉장히 의도적인 방법이고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답하는지를 확인해 보는 과정입니다. 물어보는 문장이 모두 맞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면서 불필요함에도 자꾸 입에서 튀어나오는 a나 the를 지워나갑니다.(저만 그런가요??... 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알게 모르게 입에 찰떡같이 붙어 있어서 의식적으로 지워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간혹 조금씩 살도 붙여봅니다.


We're going to go swimming for this weekend. Are you up for it?

Really?  I love swimming. I'm in!

I can't wait for this weekend.





화려하고 현란한 말로 소통하기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소소하게 사람들과의 가장 기본적인 소통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와 짧은 문장들처럼만 익히고 자연스레 말할 수 있어도 괜찮습니다. 더 복잡한 문장은 그들의 삶 속에서 혹은 책으로 더 배워도 좋습니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것 안에 언어와 생각, 그리고 문화 본래적인 것이 가장 깊숙이 묻어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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