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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uwriting Mar 11. 2024

09. 영어? 일단 좌절 좀 하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말을 내 입으로 하게 될 줄이야


무언가를 하다가 지지부진해지고 지칠 땐 다 그만두고 싶을 때가 옵니다. 그럴 땐, 그냥 쉬어야 합니다. 필요할 때 쉴 줄 알아야 다시 기운을 차리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음... 이론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고 쉽게 멈추지를 못 합니다. 정체기가 왔다는 걸 알면서도 조금만 더...






#무엇을 하던 휴식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시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 1년쯤 되니 슬슬 꾀가 납니다. 듣기를 하다가 멍해지는 순간이 자주 찾아오고 소리 자체가 시끄러운 소음처럼 들리는 순간을 맞습니다. 스피킹을 할 때도 발음이 안 돼서 꼬이고 말이 잘 되지 않습니다. 처음엔 그래도 며칠 천천히 해 보면 괜찮아지겠거니 했지만 이상하리만치 조금도 나아지질 않습니다. 증상이 심해집니다. 결국, 아무 관심도 없는 것처럼 다 놓아버리고 그렇게 1주일 휴식기를 갖기로 했습니다.



그동안의 피로감이 좀 쌓여 있었던 걸까요? 아침저녁 짬을 내서 듣고 말하고를 반복하다 보니 정말 뭘 아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어느 정도의 수준을 하고 있는지도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말하는 문장의 구문마다 뇌에서 의미 파악이 되질 않아 더욱더 발음이 꼬이곤 합니다. 뇌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말로도 나오지 않는가 봅니다. 역시 모든 일엔 약간의 적절한 휴식기간이 반드시 필요다는 걸 느낍니다. 다만, 예전에 뭔가를 시도하다 포기하던 때와 달리 오히려 일정 기간을 쉬고 난 후 더 선명하게 기억되고 효율적으로 공부하게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조금 다르게 의미 찾기에 중심을 두고 소리를 듣고 말을 해 봅니다.






#그냥 이해되기 시작하다


얼마 전부터 <프렌즈> 시리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보려다 처음만 보고 실패했던 시리즈.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자막이 보여도 소리 자체가 들리지 않으니 그저 미국 젊은이 여러 명이 나와 시끄럽게 떠드는 시트콤(?) - 그 시끄러움이 그저 소음으로만 느껴졌고 그들의 유머 코드도 이해가 되질 않아서 피로감 때문에 도저히 볼 수가 없었습니다.



유튜브로 <이지영어>를 꾸준히 하면서 조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소리가 드문드문 인식이 되니 자연스럽게 내용에 관심이 생깁니다. 주인공들의 대화가 어느 부분은 문장으로 들리고 어느 부분은 여전히 덩어리로 들리지만 그래도 달라진 건 말이 들리는 순간 수많은 단어가 한꺼번에 뇌에 박히는 느낌이 생긴 것입니다. 어쨌든 조금 짧은 문장 대화들을 외우지 않아도 그냥 이해되기 시작했다는 건 좋은 현상인 것이겠지요? 일정한 시간에 뇌가 인식할 수 있는 단어의 수가 늘어난다는 건 의미를 통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일 테니까요. 아닌가? 시리즈를 연달아 보면서 왜 영어를 배우는 많은 사람들이 <프렌즈>를 봤었는지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일상의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표현하는 것을 반복해서 배우기 좋은 것 같습니다.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철없던 시절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는 것을 단순히 합리화하기 위한 표현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땐 참 치사한 표현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꾸준히 앞으로 가야 하는 공부의 긴 과정 중 새삼스레 이 말을 이해하게 됩니다. 섣불리 가다 지쳐 포기하거나 잘못된 판단으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전에 스스로 점검해 보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시 탄력을 붙여 보기로 합니다. 어차피 듣고 말하고 쓰고 읽기가 순조로워져야 언어를 습득하는 것일 테니, 이젠 좀 살을 붙여 보려 합니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영어 문장으로 만들고 써보는 일, 짧은 단어, 구부터 아는 단어를 사용해서 시작을 합니다. 배우는 것에서 습득하는 과정으로 약간의 방향을 수정해서 다시 또 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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